[정성글] 원작보다 나은, 한국판 종이의 집 (+ 토왜발작버튼)
1.
높은 인지도완 별개로, 원작의 스페인판 종이의 집에 대한 저의 평가는 '그럭저럭' 수준이기에 애초 리메이크 버전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상태에서 감상을 시작했습니다.
'영화적 상황'이란 이해에 상관없이, 개연성에 대한 지나친 꼼꼼함이 한국작품에 대한 주된 비판요소란 걸 감안하면, 원작 역시 말도 안되는 억지 전개와 설정의 오류가 넘쳐나거든요. ㅎ / 물론 제겐 그 점보단 중간중간 늘어지는 스토리 진행과 긴박감 부족이 시즌 도중 하차의 진짜 이유였지만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한국판은 원작의 늘어짐을 깔끔하게 쳐내고 타이트하게 진행을 속개한다는 점에서 원작보단 훨씬 스토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좋습니다.
리메이크인 만큼 원작보다 인물과 상황 설정에 있어 보다 더 말이 되게끔-개연성을 부여해준 측면도 칭찬할 부분입니다.
예고편 등에서 우려되던 선수입장~ 류의 지적도 작품의 진행에 걸맞게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고 생각보다 오글거리지도 않습니다. (이게 오글거리면, 미션 임파서블-이단 헌트의 팀케미도 유치하긴 매한가지라서)
배우들도 저마다 연기구멍없이 제 몫은 다해주고 있고, 특히 캐릭터 변화-개선에선 (발암비율이 줄어들고 이성이 탑재된) 한국판 '도쿄'가 저는 더 맘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남북한 공동경제구역과 같은 근미래의 코리안 디스토피아 설정이 생각보다 작품에 잘 어울리더군요.
작품이 제시하는 사회적 메시지에도, 해외에선 그들이 현재 겪고 있는 이민자 노동 문제 등으로 공감대를 얻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또한 스케일적으로도 더욱 대담해진 배경과 연출, 화려한 세트, 세련된 미술과 미장센 등은 국악을 활용한 OST와 더불어 한국의 아름다움과 멋을 잘 살린 훌륭한 매력 포인트-차별화 요소입니다.
해외제목인 머니 하이스트: '코리아'의 부제에 나름 충실한 답변이랄까요.
물론 이러한 차별화와 함께 원작계승에도 나름? 열심인데요, 대개의 스토리 얼개-큰 축은 원작과 동일하게 전개됩니다.
원작의 팬이 아닌데다 원래 본편의 줄거리에 큰 매리트를 못 느낀 저의 입장에선 다소 아쉬운 지점이었습니다.
평소 리메이크의 미덕은 원작의 모티브만 따와서 재창작에 가까운 솜씨를 발휘하는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ㅎ (물론 그렇게 하기엔, 글로벌 인기작에 대한 부담과 책임이 있었겠지요.)
2.
통일화폐국의 도안에 안중근, 유관순 열사를 배치한 점이 정말 예술입니다^^
설령 현실이 아니더라도, 픽션에서나마 그들이 인정된 세상을 보는 게 참 반가웠습니다.
남북한 통일경제의 가상세계를 그리면서 자연히 대륙으로 이어지는 남한을 보여주는 점에서, 글로벌 관객층에게 정치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한류문화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다시금 느낍니다.
해외영화에서 으레 접하던 비틀즈, 비욘세.. 등에 대한 글로벌 스타의 인용에서 아무런 위화감없이 언급할 수 있는 BTS의 위용이란.. ㄷㄷ
자랑할 수 있는 걸 이제와 당당히 언급할 수 있는 현실이 참 좋습니다.
(통일한국과 독립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시원하게-한편으론 우아하게 맥이는 전종서의 '도쿄'는 ㅎ 이와 같은 당당함이 (이후의 정권에서도) 훼손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3.
저는 우리나라 커뮤니티-영화 문화 게시판 등에서 어떤 특정한 여론흐름을 형성하려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세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군함도 사례에서 대표적으로 보듯, 이들은 소위 한국의 이미지가 많이 반영되고 일본이 깍이는 작품들에 주로 나타나는데, 대개 초반부터 물량공세를 퍼부어 흐름이 비호감이 주류로 형성되도록 작업합니다.
한국판 종이의 집도 이미 나무위키에선 전종서의 '도쿄' 언급이 혐일의 해석으로 빠르게 연결되고 있고, 그 헤이터들은 본문 상단에 게시한 사진처럼 이젠 (네이버를 벗어나) 글로벌 게시판에서도 비추폭탄을 퍼붓습니다.
이들의 이런 부지런함과 별개로 아이러니하게 드러나는 게 그만큼 높아진 K(컨텐츠)의 위상이랄까요. ㅎ
K의 위상과 힘이 높아질수록 이젠 자연히 문화작품의 감상과 평가에서도 주변국의 반응이 점차-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마치 오징어게임의 경우처럼, 이제는 글로벌 성공과 인정이 토왜로 대표되는 헤이터들을 억누르는데 불가결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각개인이 일일이 대응하기엔 (아직도 조중동이 건재한 우리나라에서) 헤이터들은 세력과 조직이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오징어게임 이후 연속적으로 터진 K컨텐츠들의 성공과 흥행은 정말 소중한 자산이자 기록입니다.
[ 요약 ]
최소 한국판 종이의 집은 평타는 될지언정, 망작으로 까일만큼 형편없지는 않다. (하여, 주위 평가에 영향을 받기보다 일람(一覽)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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