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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  디즈니 등 애니 영화 4K vs B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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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7-15 09:41:46

요 아래, (이 글의 제목과 같은)제목의 질문이 아래 있길래, 댓글 정도로 언급할까 했다가 좀 더 정리해서 게시물로 써볼까 합니다. 주제는 애니메이션은 UHD-BD로 또 사서 볼 가치가 있는가? 겠습니다. 

 

 

- 일본 2D 애니메이션 : 논외

 

일단 애니 영화란 범주에서 일본 제작 애니메이션은 적어도 현 시점~대략 앞으로도 5년 정도 까진 4K 대응을 논외로 쳐도 된다고 보입니다. 4K 제작 애니메이션을 만들 제반 여건과 자금이 안 되는 일본이 그것도 지금 진흙탕 싸움에 가까운 대다수의 2D 애니메이션에서 보편적으로 4K 해상도에 맞춰 제작한다는 건 제작일선에선 거의 꿈같은 소리쯤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다시 말해 과거의 소스들은 4K로 만들어서 차이가 날 만한 소스가 없다시피 하고, 굳이 차이를 내려면 그냥 '변형'을 해야하지 '퀄리티를 제작 소스와 비등하게 올린다'라는 진정한 '퀄리티 업'의 영역으로 가는 게 아니므로 의미가 없습니다. 차라리 BD로 보는 게 소스 일치도가 높으며 여기에 대해선 이 게시물(링크)를 참조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북미 3D CG / 디지털 마스터 보관 애니메이션 : 별 의미 없음 

 

다음, 디즈니 등의 북미 제작 3D CG 애니메이션도 영상 면에서는 UHD-BD로 발매된다한들 진정한 의미로 (소스의 모든 것을 구현한다에 입각한) 화질적 '발전'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그냥 업스케일, 그냥 색감의 변화(변형이지 발전이 아닌)를 동반할 공산만 클 따름입니다.  

 

1. 우선 현재까지 등장한 CG 애니메이션의 순 CG 제작 목적 해상도는 대개가 2K 수준입니다. 4K 해상 CG는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실사가 주목적인 영화의 CG조차 촬영은 4K 이상으로 해도 CG는 2K로 만드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2. 물론 실사 영화의 경우 CG로 많은 부분을 커버한 작품(ex: 데드풀)일지라도 실사 텍스처와 촬영 방식에 따라 적당히 CG의 (상대적으로 낮은)해상도를 마스킹해서 통 업스케일(예시로 든 데드풀은 실사 촬영 해상도도 3.4K 수준이지만, 통 업스케일해서 DI는 4K로 만들었습니다.)한 뒤 그럴싸하게 UHD-BD로 내놓기도 용이하지만 풀CG 애니메이션은 그런 마스킹을 할 방법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3. 이런 이유로 그 돈 많은 디즈니부터도 풀CG 애니메이션은 2K DI 보관이 대부분입니다.(애초에 2K 해상도로 제작했으니 4K로 DI할 이유도 별로 없습니다. 일본에선 기술 테스트용으로 2K 업스케일 4K DI화를 좀 시도해 봤지만 몇 작품 나오고 만 것도 이런 이유고.) 따라서 UHD-BD로 낸다면 업스케일 외엔 달리 방안이 없지만, CG 업스케일은 2D 업스케일 이상으로 독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4. 일부 작품 제작 당시부터 업스케일을 염두하고 전용 스케일러를 개발하여 대응한 뒤 4K DI로 보관한 풀CG 애니메이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3에서 언급한 일본 애니메이션 중 '낙원추방' 같은 작품), 이런 케이스가 아니라 현 시점에 2K DI로 보관된 풀CG 애니는 (비용 문제 상)전용 스케일러 먹여 UHD-BD로 낸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케이스도 어차피 그럴싸하게 보일지언정 왜곡은 피하지 못합니다. 업스케일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게 아니며, 주의 깊게 행해지지 않으면 오히려 원본을 보기 안 좋게 만드는 경우마저 있습니다. 

 

5. HDR 역시 CG는 그 혜택을 거의 보지 못합니다. 광색역과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 그리고 CG는 '만들어서 부여한' 명암과 색역이 전부이므로 만들 때부터 UHD-BD를 염두하고 만든 게 아니면 그렇게 만들어낼 정보 자체가 없습니다. 거기다 CG는 HDR 강제 적용시 오히려 부작용까지 있고.  

 

이 모든 난관을 뚫고 4K로 만들어 봐야 의미가 실사 대비 투자 비용에서 뽑아낼 효율이 크지도 않습니다. 디즈니가 괜히 UHD-BD 선봉에 나서지 않는 게 아닙니다. 그 겨울왕국조차도 2K DI로 보관되어 있습니다. 양대산맥쯤 되는 드림웍스? 드래곤 길들이기 2도 2K DI입니다. 

 

 

- 북미 2D 아날로그 필름 보관 애니메이션 : 일본과 막상막하

 

북미 2D나 일본 2D나 2D는 2D 입니다. 프레임이 많을지언정 4K 해상도를 감안하고 그린 게 아닌 건 마찬가지라서 우선 해상도는 꽝. FHD가 2D 애니메이션 최적 해상도라는 게 빈 말이 아닌 것은 대개의 북미 구 2D 애니메이션이 35mm 필름 전사시의 해상도를 기준으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입니다.(일본 아날로그 필름 전사 작품은 16mm 전사시 해상도를 기준으로 그린 게 많으니 더 별볼일 없는 것.) 35mm 필름은 대략 디지털 치환시 2K~3K 수준의 디테일을 머금는데, 필름 영사로 보이는 디테일이 (디지털 치환이 없던 시절의 작품도 영사 실감상)이 기준에 혹은 이 이하로 잡혀 있으므로 FHD가 사실상 최적이었던 것. 

 

다음, 필름 보관이면 새로 스캔해서 명암 다이나믹 레인지 늘리고 색감 재설정의 건더기가 있다고 생각될 수 있으나 이것도 어차피 그릴 때 '그것을 의도하지 않았다'면 그냥 왜곡입니다. 대개의 북미 2D 애니메이션 제작 시기엔 HDR과 BT.2020 개념조차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거기에 맞춰서 제작자들이 그린 게, 제작한 게 아니라는 점은 (현재 시점조차도 그러한)일본 2D하고 별다를 게 없습니다.

 

 

- 결론 

 

A. 해상도 측면에서 잇점 : 현 시점까진 없음

= 현 세대까지 제작된 애니메이션 소스의 해상도를 가장 충실히 긁어낼 수 있는 건 사실상 BD의 1080P(FHD)이 끝입니다. 우선 제가 아는 범위의 현 시점 전 세계 어떤 2D 애니메이션도 4K 수준의 해상도를 염두하고 '그린' 작품은 없습니다.(있다면 소개받고 싶을 정도)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겠다고 해도 이미 북미는 2D 제작에 손뗀지 오래고 일본도 제반 환경과 자금 문제로 손대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한편 3D CG 애니메이션은 앞으로는 순 해상도 4K 제작 가능성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다만 현재로선 워낙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이니 앞으로나 기대해 볼 일입니다. 물론 그것도 4K 해상도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이후의 이야기일 텐데, 예상하기로는 실사 영화 소스들도 기본이 4K DI로 보관하게 되는 시기가 오고 나서야 4K CG 작업도 보편적으로 시도될 것 같습니다. 

 

B. 색감 등 기타 측면에서의 잇점 : '변형' 만이 길 

= DVD > BD에서 색감이 살아난 건 1. DVD가 애초에 소스 해상감을 다 구현해낼 수 없는 저급한 그릇이었으므로 덩달아 '도트의 집합'으로 구현되는 (디지털 해상의)색감도 약해지는 것, 2. BD에 와서 색 보정을 다시 할 그릇이 되며 스캔/ 마스터링 기술 발전의 이유도 있어 재처리를 거쳤기 때문이었으나 BD > UHD-BD에선 앞서의 이유로 더 살려낼 소스 색감이 없으니 굳이 다르게 보이고 싶으면 (소스에서 시도된 것이 아닌 그 이상의)변형 밖에 할 게 없습니다.

 

 

업스케일이건 컬러 변형이건 애니메이션이나 실사나 그럴싸하게 더 좋게 보이고 싶다면 그럴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거기에 들이는 돈보다 뽑을 돈이 많다고 생각되면 투자도 할 것이고. 하지만 무슨 용을 써도 그냥 '변형'이란 건 변하지 않습니다.(그것도 대개의 BD 발매 당시보다 더 심한 변형) 변형이 더 좋아 보인다면 사서 모으는 것도 개인 취향이자 취미의 영역이니 상관 없는 일이지만 아무튼 무감동하게 가치 평가만을 하자면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나마 (현재까지 제작된)애니메이션의 UHD-BD 발매에 이견의 여지없이 평할만한 의미가 있다면, 차라리 같은 타이틀의 BD에 수록되지 않은 앳모스 사운드 같은 걸 넣어주는 쪽입니다. 아무튼 재판이니까 근자에 앳모스 포맷 수록으로 제작했으되 BD에선 넣지 않았던 작품들은 넣어서 발매하는 게 인지상정이겠으니.  

 

몇 번인가 본 게시판에도 언급했지만 실사가 그나마 BD(2K) > UHD-BD(4K)라는 해상도 발전에 대응할 건덕지가 있는 건 '그렇게 찍혔기'(이것도 물론 적어도 2K는 넘는 해상도의 디지털 카메라로, 혹은 35mm~70mm 필름 카메라로)때문입니다. HDR도, 광색역도 아무튼 '찍힌' 게 있으니 살려낼 건덕지가 아직 있다는 것이고. 우연이든 필연이든 하여간 실사란 건 실재로 존재하는 것이고 우수한 해상도의 카메라로 찍으면 의도했건 아니했건 '찍어서 발라진' 정보란 게 있습니다. 

 

그에 비해 애니메이션은 '그리지 않으면 살릴 정보가 없습니다.' 그 어떤 애니메이션도 이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니까요. 이때문에 제작자의 의도, 제작 당시의 보편 기술, 가치 인식을 가장 강하게 받는 게 애니메이션입니다. 이 점이 애니메이션의 4K 대응에 가장 큰 장벽인 것입니다.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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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6-10 19:04:28

오늘도 좋은 글에 많이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2016-06-10 19:04:46

애니메이션 계열은 더욱이 2k블루레이 작품 부지런히 모아야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교수님!^^ 짝짝짝~!

2016-06-10 19:10:24

정보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애니는 설령 4K로 나와도 구매 의미없다는 뜻이군요!!!

2016-06-10 21:00:05

제가 아까 글 올렸는데 상세한 의견 ,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6-10 22:51:19

또 하나 배워갑니다.^^

2016-06-11 01:59:43

매번 좋은 글 고맙습니다 :) 몇 달 전 [벨라돈나의 슬픔] 4K 복원 소식을 듣고 나서 '필름 애니메이션을 4K 복원한 사례가 있었나?' 싶어 생각해보려는데 딱히 생각나는 게 없더라고요. (여러 디즈니 고전 작품들과 [옐로우 서브마린] 정도...?) 프랑스의 이클레어 사는 [판타스틱 플래닛] 복원 작업을 처음엔 4K라고 명시했다가 2K로 바꾼 것도, 어쩌면 조지마님께서 말씀하신 이유도 있지 않았나 싶어집니다. 4K 제작도 그렇고... 역시 돈이 문제네요. 만약 일본이 지금 버블 시대였다면 과연 시도했을까 하는 발칙한 상상도 한번 해봅니다. ^^;;

2016-06-11 09:36:46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애니의 4K 대처에 대해 좋은 방향제시를 해주셨습니다.^^

2016-06-13 10:45:28

많이 배우고 갑니다~

2017-02-27 15:49:11

 나중에 읽었지만, 굉장히 좋은 정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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