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작품 선정 후 발표로만 끝냈으면 합니다.
생각보다 새로운 제안이 많이 올라오지 않는군요. 관련된 글들을 읽다 보니 우선 고독나무님의 고충이 짐작이 됩니다. 본인의 생각을 피력해야 하는 동시에 복잡한 상황을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조정해야 하고, 토론에 참가하는 분들의 지적이 어긋나는 부분들에도 책임을 느끼시는 것 같네요. 다 읽느라고 힘들었지만 배운 게 많은 것 같습니다.
우선 운영자님의 제안에 대한 답안이 많지 않은데 여기에 대한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생각엔 모든 시상은 선정만으로 끝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관련 글들을 읽어보니 제 생각 이상으로 복잡한 계약과 업무 분담이 여러 회사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더군요. 운영자님이 말씀하신 실무위주의 개념도 어떤 부류의 타이틀들에서는 상당히 애매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제 경우 DP어워드 수상결과를 본 첫 느낌은 스펙트럼이 얼마나 많은 일들을 했길래 거기로 상이 가나 하는 거였습니다. 이 타이틀의 가치 중 가장 큰 부분은 어쨌든 미국에서 이루어진 작업들에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조금 글들을 읽다 보니 시네마서비스에서는 그럼 무얼 했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런 생각이 든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반지의 제왕이 인기작이 될 것이 확실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고다르 박스 세트라든가 빌리 와일더 박스 세트라든가 이런 작품들이 기획되어 수상하게 되었더라면 당연히 판권을 확보한 회사에 대한 큰 고마움을 무의식 속에 가지고 있었을 터이고 이런 논란을 읽으면서 당연히 판권을 가진 회사가 수상을 해야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이라면 자금력 풍부한 회사가 판권을 가지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에 고마움이라기보다는 반대로 과열경쟁으로 외화낭비나 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기 쉽겠지요. 이처럼 업무 조정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영화의 성격에 따라 그 의미조차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원칙을 지니더라도 상당히 예외적인 수상자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또 아무리 타이틀에 대해 수여하는 상이지만 영화 자체의 이미지가 투표하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작다고 할 수 없기에 반지의 제왕에 한표를 던지면서 머리속엔 피터잭슨이나 배우들, 아니면 요정언어를 만든 사람들을 떠올리고 있던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타이틀의 절대적인 수준을 뒤로 하고 누가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를 우선하여 따진다면 이는 DP어워드의 본래 의미에서 너무 멀어지는 것이겠구요. 사실 한국영화의 경우라면 그 관계가 좀더 명확한 경우가 많을 것 같고 소비자가 힘을 실어주는 의미가 상당할 수 있기에 생각해 볼 여지가 있어 보이지만 외국영화의 경우는 해마다 주는 사람, 받는 사람이 모두 흡족한 상이 되기 어려울 듯 싶습니다.
사실 의미를 따지자면 베스트 비디오 부문은 영상을 디지타이징하고 압축한 사람들에게 수여해야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다른 부문들도 마찬가지로 생각해 볼 일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누가 상을 받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제가 틀린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몬스터 주식회사의 영상작업을 한 분들이 수상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아카데미상처럼 실제로 해당 일을 책임졌던 사람들에게 상이 돌아가게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제가 글을 장황하게 썼습니다만 제 의견은 간단합니다. 시상식이 썰렁해지더라도 선정만 하고 수상행위 자체를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이번에 워스트 부문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모르지만 시상식장에 오셔서 수상을 하시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아예 수상행위를 없애면 좀더 자유로운 부문 선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예를 들어 "개천에서 난 용"이라는 이름으로 영화 수준에 비해 월등히 좋아진 타이틀을 시상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번 건과는 관계없지만 추가 의견으로 부문의 다양화도 건의해 봅니다. 베스트 자막상이나 베스트 가격대 품질이라든가...
끝으로 이 건에 대해서 글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 보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이 건의 특성상 말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모든 글들을 다 읽고 나서야 어느 정도 말씀하시는 분들의 입장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글을 읽는 사람들이 충분히 생각하지 않고 답글을 올리면 뒤에 읽는 분들의 이해에 점점 어려움을 가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 경우에는 글들이 생각보다 적어서 다행이라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운영자님께서 뭔가 개선방안을 고민해 주셔서 글을 읽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사태파악을 좀더 빨리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DP에 출입한지 얼마 되지 않는 신참입니다. 사실 커뮤니티 사이트라고는 이곳이 처음이고, 이곳에서 커뮤니티 사이트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다양한 의견들과 지식들을 접하면서 슬슬 빚진 느낌이 들기 시작해서 조금씩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열심히 나눔을 실천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
| 글쓰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