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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바둑이가 우체통에 들어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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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2-25 23:11:58


따뜻한 글 하나 공유하고픈대, 스크랩 한 건 어디론가 사라지고, 너무 오래되어 검색도 안됩니다.

어느 교수님이 신문에 기고한 건데, 제 희미한 기억에 의존해 옮기니 - 원문과 차이가 많을거고 - 감안해 읽어주세요.

이하 편의상 박쌤, 바둑이라 칭하겠습니다.

.........................

박쌤은 까까머리 시절 시골 살면서 반려견 바둑이와 즐거운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후 혼자 도시로 진학하고 유학도 가게 되었습니다.

유학 중 하루는 꿈에 바둑이가 나왔길래 어쩐지 기분이 이상해서 고향 집으로 전화했는데, 믿기지 않는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박쌤이 유학 떠나고 얼마 후 바둑이가 갑자기 실종되고, 며칠 후 우체통 속에서 발견되었다는 겁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기억을 되짚어 연유를 추측해 봅니다. 박쌤이 어디론가 편지를 보낼 때도, 가족들이 집 떠난 박쌤에게 편지를 보낼 때도 마을 우체통에 넣었고, 매번 바둑이가 따라왔습니다.

바둑이가 편지를 따라가면 박쌤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우체부가 잠깐 방심한 사이 우체통 속으로 뛰어든 건 아닐까. 그리고 바둑이의 그 마음이 바다 건너 꿈에 나타난 건 아닐까...

...............

팩트야 우리가 어찌 알겠습니까. 기억도 추억도 오래되면 윤색되거나 각색되고 살이 붙기도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 반려동물과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나눈 믿기 힘든 교감을 종종 전해 듣게 됩니다.

더불어, 요즘은 멀리 있는 가족과도 손쉽게 카톡이나 영상통화로 안부를 나눕니다. 하지만, 정성껏 편지 써서 우체통에 넣고, 하루하루 답장 기다리던 아날로그 시대의 애틋함은 경험해본 사람만 알 수 있습니다.

DP 아재.아줌들은 자녀에게 손편지의 감성을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미팅해서 만난 이성의 학교로 편지나 학보를 부치고 답장을 기다리던 그 피말리는 쫄깃함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요?

저는 못합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너무 많이 바뀌었지요. 밤새 연애편지 쓰고 아침에 오글거려 찢는
문화유산은 이렇게 전수되지 못하고 대가 끊깁니다.

그래도, 교과서 제쳐놓고 영웅문 읽던 즐거운 경험은 어쩌면 권해서 공유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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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1-02-25 18:18:29

손편지의 느낌..

이불킥의 추억만 남아있네요

WR
Updated at 2021-02-25 18:41:38

추억이 있는게 어딥니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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