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지아 - 아버지의 해방일지......(1)
추석특집 방송에서 유시민 작가가 재미있게 읽고 있다는 말에 구글 이북의 샘플북을 다운받아 읽어보았습니다, 샘플북 분량도 어지간하지만 좀 읽다보면 더 읽어얄지 말지 가늠이 되기에 불필요한 책을 퇴치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지아 작가는 저 보다 윗 연배고 유시민 작가보다 젊네요. 하지만 세상을 보는 눈은 같은 세대인 것 같습니다.
빨치산의 딸의 시각에서 회상하는 골수 사회주의자 아버지의 삶을 바라보는 냉정한 시각 사이사이로 실소를 머금게 하는 장면이나 자신의 마상(마음의 상처)는 애써 부정하고 혹시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주었을 상처를 헤아리기도 하는 장면은 가슴이 서늘해지게 합니다.
지나가는 방물장수 여편네를 집에 데려와 재우려는 아버지와 벼룩 옮을까 저어하는 어머니의 싱갱이부터 사회주의자가 모름지기 지켜야 할 민중인 방물장수를 재우고 멕이고 처마에 걸린 마늘 반 접을 도둑맞기까지 하는 와중에 결국 벼룩이 옮아 한 달을 북적북적 긁어대야 했던 딸이 소설 속 화자인데 그 비약이 심한 부모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으면서 까뮈나 니체를 읽고 있었음을 밝혀 부모 세대와 다른 '먹물'을 자처하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유시민 작가나 저나 정지아 작가는 먹물이죠. 사회주의자를 자처하고 백운산과 지리산을 누비며 빨치산 활동을 했던 정 작가의 부모야말로 '민중'인 셈인데, 이 책의 재미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아리(소설 속 딸) 세 식구이지만 먹물이 바라본 민중의 삶을 지근거리에서 마크로 레벨로 들여다보는 느낌입니다.
새벽에 깨어 어제 받아두었던 샘플북을 금방 다 읽고 구매 버튼을 눌러 이어 읽고 있습니다. 회상체이기에 기승전결이나 클라이막스를 기대하지 않지만 무심히 빨치산의 먹물 딸이 써내려간 아버지의 기억들이 아버지가 세상을 봤던 시각을 나이 들어 관조하고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먹물의 세계관을 통해 정리하고 있기에 유시민 작가도 재밌게 본 연유인 것 같고 저 또한 그리 느낍니다.
새벽에 읽기 좋은 책이네요.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2629320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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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두고 또한 구해 읽으시는 작업들의 범주가
꽤 넓으신 듯합니다. 이 작가분에 관한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는데 단편 하나 정도 접했었네요.
이 책은 빨치산 문학의 궤를 이어가며, 거기에 후일담과
자전적인 시선이 크게 반영된 거 같네요.
올려주신 글과 링크 들어가 보면서 이태 작가의
남부군이 문득 기억에 나더군요.
요즘의 이삼십대가 많지는 않을 수 있겠지만
이 책에 대해 어떤 관심과 느낌을 드러낼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찾아보니 누군가 정작가님 관해 올린 글 속에
작가의 시선이 드러나는 글이 있네요...
https://blog.daum.net/poetlsh/6940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