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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게 된 계기...

설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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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1-14 00:02:28

제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 계기는 중1 때였습니다.

이 때의 경험이 대학교 음악감상부 클래식 파트 DJ를 하게 만들었고,

음악의 길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길을 열어주신 분은 음악 선생님이었습니다.

중1때 음악 수업이 시작이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카세트데크를 들고 오셔서 테이프를 틀어 주시면서 운명 교향곡을 설명해 주셨죠.

 

우리는 빠바바밤~~~ 빰빰빠빰~ 이것만 기억하죠.

근데 선생님은 그 뒤에 이어지는 주제와 변주를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제1주제, 제2주제, 주제에 따른 변주

그 변주들이 어떻게 이어지고 그 구성이 어떻에 이루어지는 지를요...

카세트 테이프에서 곡을 들려주시면서 끊고, 설명을 해주시고 다시 들려 주시고...

1시간의 수업을 통해서 운명교향곡을 완벽히 분석해 주셨습니다.

중1 막귀들에게 말이죠,

그리고 숙제를 내주셨습니다.

집에 가서 이걸 듣고 분석을 해와라....

아.. 중학교 1학년 남자 놈들에게? 그걸 어떻게 합니까 ㅠㅠ

 

어쨋든... 숙제르 해 갔습니다.

운명 교향곡 테이프를 사고, 그 음악을 듣고

선생님이 설맹해주신 주제와 변주 그게 뭔지 생각해보고 그게 어떻게 바뀌는지 들어보고

그렇게 생각하고 들어본 거를 리포트 형식으로 제출했었죠.

 

근데, 이렇게 주제와 변주를 생각하며 들어보니까 음악이 다르게 들리는 겁니다.

뭐... 음악의 전문가도 아니고, 뭔지 모르니까

그냥 이렇게 들린다, 저렇게 들린다. 여기서 뭐가 이렇게 가는 거 같다

그러니 이렇게 들리더라....

 

그렇게 한번 리포트를 제출하고 나니 귀가 뚫렸습니다.

안 들리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반복되는지, 반복이 변형되면서 소리가 어떻게 바뀌는지...

아주 조금 알게 된거죠.

 

아직도 운명교향곡을 들으면 이 주제, 변주가 다 기억 납니다.

뭐 비올라, 첼로... 뭐 이렇게 어떻게 지나가는지는 몰랐죠.

1악장, 2악장....이렇게 듣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제 클래식 음악의 레퍼런스는 운명 교향곡입니다.

클래식 음악 뿐만 아니라 다른 음악도 마찬가지고요.

 

아래 동물의 삽님의 5초만에 들어도 아는 록 명곡들

그리고 그 다음에 로봇님의 베토벤 현악4중중 글을 읽다가

갑자기 40년전 이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최고의 5초는 운명교향곡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음악 감상의 시작은 저 순간이었죠.

 

https://youtu.be/ddns42OjC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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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T-rex
1
Updated at 2023-01-13 15:51:06

그런 계기가 있으셨군요... 저는 아직도 교향곡, 대편성, 성악곡은 어려워요 하물며 오페라는...

WR
설심랑
2023-01-14 06:13:31

저 때는 배우는 시기였는지 저렇게 들어봤던 거죠 뭐...

지금은 잘 몰라서 그냥 듣습니다. 

 

샴페인
2023-01-13 17:51:25

 설심랑님, 정말 멋진 글이네요. 감동하면서 읽었습니다. 

WR
설심랑
2023-01-14 06:13:40

에고 감사합니다.

nulll
1
Updated at 2023-01-13 22:27:50

저도 설심랑님 글을 읽다 보니 떠오르는 기억이 있네요 오래전 배낭여행 중에 운명 연주 좌석을 급하게 구하는 바람에 맨 앞줄 한 가운데서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맨 앞 연주자들하고 지휘자 엉덩이 외에는 잘 보이지도 않더군요 그런데 장점이 있더라구요 각 악기들이 좌우로 스펙트럼처럼 퍼지는데 진정한 입체음향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운명은 딱히 뺄 악장도 없고 공연 관람용으로도 최고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WR
설심랑
2023-01-14 06:14:44

근데, 그렇게 가까우면 너무 분리가 되지 않나요?

nulll
2023-01-14 06:28:34

물론 중간 자리가 제일 좋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합리화한 장점이었습니다

불휘기픈
1
2023-01-13 22:24:22

음악선생님 가르침이 정말 부럽습니다. 저는 그냥 듣고 느끼고 빠져든 경우입니다. 고1때 선생님이 엘피로 운명교향곡 틀어주시고. 당시 클래스인원이 63명이고 피끓는 고딩이라 설명내용은 들리지 않았지만 처음 접하는 교향곡이라 임팩트는 강하게 남았습니다. 십수년후 결혼해서 얘들 데리고 에버랜드가는 차안에서 정만섭님의 프로그램으로 다시 전악장을 듣게 됩니다. 전율이 오더군요. 그이후 음반은 95프로이상 클래식만 구매하게 되고... 비자금으로 시스템을 구축했더니 집에 상주하면서 93.1 자주 듣는 와이프가 귀명창이 되셨.. 저는 바그너 잘모르는데 막 설명할때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적응이 어렵습니다.ㅎ

WR
설심랑
2023-01-14 06:15:31

젊은 여선생님이셨는데, 음악 많이 들려주셨어요.

주말형
1
2023-01-13 22:52:30

전 초등1부터 클래식을 ㅎㅎ 운명의 묘미는 1악장도 있지만, 베토벤 모든 음악의 핵심인 구원/승리로 요약되는 4악장이 최고입니다. 3악장과 4악장으로 연결되는 브리지의 흥분이란 !!!!

WR
설심랑
Updated at 2023-01-14 06:20:18

3,4악장 연결 너무 좋지요.

긴장을 자아내다가 현악기 크레센도 들어가면서 트럼펫울 필두로 금관들이  빰 빰 빰 빰 빰빠바바밤.... 나오면 캬~

사랑타령
2023-01-14 03:42:17

재수할때 사귄 친구이야기 입니다.

그 전에도 휴대용 카세트와 라디오로 클래식 FM에서 클래식과 세미클래식을 듣곤 하였습니다.

친구집에 장전축이 있어서, 가끔씩 놀러가면 틀어주곤 했었습니다.

어느날 전화를 통해서 음악 2개를 30분이상 틀어주었습니다.

80년초반이니까 통화비도 만만치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먼저 정경화와 프레빈의 시벨리우스 협주곡, 듣고 있으니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습니다.

두번째 곡은 아바도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었습니다. 

그 광폭함과 두려움, 환타지적 상상이 저의 대뇌를 짓이겼습다.

그 이후 모든 음악이 트였습니다~~

헤비메탈, 프로그레시브, 20세기의 현대음악 쉔베르크의 달에 홀린 피에로도 꼭꼭 들리더군요!!

이젠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시끄럽고 불협화음이 쎈 음악은 기피가 됩니다.

그래도 21세기의 인간으로서 20세기의 음악을 들으려고 합니다.

 

WR
설심랑
2023-01-14 06:20:57

저는 불새 듣고 충격적이었어요. 근데, 넘 어렵긴 하더라구요.

마애석불
2023-01-14 05:38:57

 저는 오디오도 좋아하고 소리도 좋아하니 당연히 음악감상도 좋아하죠..

저는 잡식성인지라 팝 가요 경음악 째즈 클래식  맘에 드는 건 다 좋아합니다.

근데 클래식만 음악이라고  아집을 부리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제 매부 두명이 좀 그렇죠....ㅋ

좀 열린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면 좋겠습니다 ^^

WR
설심랑
1
2023-01-14 06:11:46

클래식, 재즈, 국악, 팝, 락, 가요, 트로트, 힙합까지 다 좋아합니다 ^^

저도 특정 장르를 욕하는 사람들은 멀리 하려는 편입니다.

Achilles
2023-01-14 13:03:08

선생님이 한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사례로군요. ^^

저같은 경우에는 동생이 중학생때 음악 숙제를 받아왔는데, 그 내용이 뭐냐면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무작위로 틀고서 이 부분이 어느 부분이냐를 맞추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여름방학 내내 동생이랑 같이 여러 차례 들었었는데, 그게 하나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본 최초의 경험이었어요.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악장마다 멜로디가 참 좋아서 그 음악(아마 성음 테이프였던 듯)을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차례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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