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회사] 맘이 편한 직장이냐 새로운 도전이냐...
직장생활을 한지 이제 만 7년을 향해갑니다.
여차저차 이래저래 어쩌다보니 이 회사에 발을 들인게 어느덧 7년이 되버렸네요.
정식 면접도 안보고 이력서도 안내고 친하던 대학 선배가 차린 인테리어 회사에
알바 자리나 좀 달라고 들어왔던게 벌써 이렇게 세월이 흘렀네요.
그 7년동안 네명이던 직원은 30명이 좀 넘는 인원이 됐고, 한달에 2~3천만원 짜리 공사
한건 하면 그럭저럭 운영되던 회사가 이제는 연매출 100억쯤의 회사가 됐네요.
사실 첫 직장부터 어찌보면 낙하산 인사가 되버려서 큰 터치도 안받고
제 성질 다 부려가면서 편하게 다녔습니다. 그만큼 일을 제대로 못 배운 점도 있구요.
그간 수많은 직원들이 제 상관으로, 제 부하직원으로 왔다가 그만두고
이제는 제가 회사에 제일 오래 다닌 직원이 됐죠.
어찌보면 사장님 입장에선 이제는 필요악 같은 존재가 된 것도 같습니다.
요긴하게 써먹을 일이 있긴 하지만 매년 늘어나는 연봉 대비 생각하면
그렇게 효율적이지 못한건 사실이고 첨부터 편하게 대해놔서 자기 맘대로 컨트롤도
잘 안되고 툭하면 개기고...그렇다고 짜르기에는 이것저것 써먹을 데가 있고...
며칠 전에 저와 비슷한 상황이고 저만큼 오래다닌 자기 처남(회사 차릴때 집에서 반백수
로 놀고 있던 이 처남을 데리고 회사를 차렸습니다.) 과 저를 사장실로 부르더군요.
첨 던지는 말이 니들 7년동안 뭐했냐 그러더군요.
뭔 소리 할려는건지는 대충 알고 있었습니다.
제일 회사를 오래 다닌 두명이 이 회사에서 제일 발전이 없다 뭐 그 얘기...
한두번 들은게 아니라서...
그러면서 자기가 기회를 주려고 하는건데 잘 생각해보고 결정 내려오라라고 하더군요.
회사 영업팀에서 수주한 공사를 저희 둘이서(둘이 같이 안할거면 각자라도) 독립적으로
진행하고 공사이윤에서 회사 몫 떼주고 가져가는 식으로 일해보라는 그런 얘기더군요.
이윤 잘 남기면 제가 돈 많이 버는거고 공사비 마이너스 나면 제 돈으로 채워넣어야
하는거구요. 전에도 그런식으로 프리랜서처럼 쓰는 현장소장들도 있었는데 사장 말로는
그런 프리랜서처럼 하라는건 아니다 라고 말하는데 어떤식으로 하길 우리한테 원하는지
자기 생각은 명확하게 얘길 안하더군요.
어떤 식으로 하면 좋겠는지 우리 생각을 가져와보라고 하더군요.
사실 현장쪽에 손 뗀지 2년 가까이 되가고 그간 사무실에서 견적업무, 공무업무를
보고 있었습니다.
다시 노가다하기도 싫긴한데 나중에 독립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해야할 것도 같고
여러가지로 복잡한 상황이죠.
게다가 제가 우리 사장을 너무 잘 알기 땜에 자기가 손해보는 일은 절대 안할 사람이라
말은 회사 장기근무자에게 기회를 줘보려고 하는거다 라고 하지만 뭔가 자기 계산에
이게 더 나을것 같다라는 계산이 섰으니 이런 제의를 하는거라는거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그런식으로 독립적으로 공사진행 한다고 해서 제가 노력하는만큼
100% 제가 이익을 얻을 수 있을거라곤 생각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냥 앞으로를 위해서 경험삼아 해볼까 정도 생각뿐이죠.
그래서 이래저래 고민하고 있는데 마침 공교롭게도 그 다음날 예전에 부서장으로
계시던 상무님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자기가 있는 회사로 와서 자기 좀 보필하면 안되겠냐면서요.
연봉은 여기서 받는것 보다 조금은 더 주겠다라고 하시더군요.
사실 그쪽 회사는 강남에 있고 규모도 지금 회사에 두 배는 되고
공사 자체도 대기업들을 상대로 큰 공사를 많이하는 회사입니다.
좀 흔들리더군요. 일을 제대로 배우기에는 그쪽이 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요.
생애 첨 들어온 이직 제의네요.
인생에서 이런 선택에 기로에 서게 될 일이 많지 않았었는데 막상 어느쪽을 택해야할지
결론을 못내겠습니다.
막상 이렇게 되고 보니 저도 상당히 우유부단한 인간이더군요.
그냥 편하게 어느 정도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지금 회사를 택할것인가 - 하지만 계속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머지않은 시간 안에 팽 당할거란 생각이 들고..
가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보다 너 높은 곳을 향해 가야할것인가 - 내 능력으로
과연 큰 회사에서 버텨낼 수 있을것인가...
상무님은 어제 오늘 계속 전화와서 독촉을 하시고 지금 다니는 회사 사장님과의 면담은
내일로 잡혀있습니다.
상무님께도 내일 서울 갈 일이 있으니 낮에 잠깐 뵙자고 얘기는 해놨습니다
사실 면접이니 이직이니 해본적이 없는 인간이라 두렵습니다.
서른넷의 나이에 뭘하고 회사를 다닌건지 사실 좀 후회도 됩니다.
제가 더 큰 회사에 가서 능력없다고 창피를 당하는건 아닐지...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다시 인간관계를 맺어가며 일해나갈 수 있을지...
저는 사실 회사라는 조직에 너무나 안어울리는 인간이라 그나마 지금 회사처럼 여러모로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있는 곳이니 7년씩이나 다닌거지 다른 곳이었다면
힘들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뭔가 결정도 내리기 전에 여기저기 말 퍼져버리면 곤란한 상황이라 주변에 친한 직원들
한테 조언을 구하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참 난감합니다.
그냥 우울하네요. 왜 우울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제 능력을 인정해주고 오라고 하는 데가 있다는 것에 기뻐해야할 거 같은데 어제부터
하염없이 우울하네요. 결국 내일이면 뭐가 되든 결정을 내려야할거 같은데 겁도 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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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여건이 이루어지는 것을 본인이 느낄때의 변화는 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