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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테넷'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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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22 23:22:52

늦게 <테넷>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자 왕십리 아이맥스였습니다.

 

내용이 확실히 어렵긴 어렵군요. 초반부는 첩보물의 법칙에 익숙하면 그리 어렵지 않은데 인버전이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오고 순행과 역행이 교차되면서부터는 쉽지 않은 도전이 시작됩니다. 이 어려운 내용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게 편집입니다. 순행과 역행이 동시에 진행되거나 여러 겹으로 겹칠 때 상황 자체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은데, 편집의 호흡이 상당히 숨가빠서 그 어려움을 더해줍니다. 정말 아름다운 장면들이 곳곳에 펼쳐짐에도 불구하고 번갯불 치듯 지나가버리는 것도 좀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호흡을 더 늦췄더라면 2시간30분이라는 상영시간이 더 길어졌을 것이고 테렌스 맬릭의 영화들과 좀 더 흡사해진 블럭버스터에 대해 제작사에선 곤란하다는 생각을 했겠죠. 

 

그간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든 영화들을 보면 느지막한 호흡의 편집을 못 구사하는 것도 아니고, 그가 이 영화에서 유독 급박한 편집을 추구한 것은 여러 미학적 선택도 이유였겠죠. 그가 감독판을 안 내놓는 것이야 유명하지만 이번 건 확장판으로 좀 더 긴 호흡의 편집이 이뤄진 게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2차 매체에서 수익을 뽑아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할 테니, 망상 좀 해봅니다.

 

그 외에는 모든 게 아주 좋았습니다. 2시간30분 동안 그냥 넋 놓고 보게 만들더군요.

 

크리스토퍼 놀란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시간을 소재로 삼아 편집의 기술적 효과를 통해 서사의 개혁을 끊임없이 시도한다는 것입니다. <테넷> 또한 그 연장선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다합니다. 아니 다하는 수준을 넘어서 <테넷>은 시간에 관한 그의 꾸준한 실험정신을 더 발전적으로 밀어붙여서 나왔고 실시간으로 시간이 흘러가는 영화라는 매체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강렬하게 체현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동안 욕 먹던 액션씬은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했더군요. 액션 씬의 구성이 격렬하면서도 우아하게 펼쳐질 때 그 안정감과 에너지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데비키는 너무나 아름답고 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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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10-22 23:19:24

은평롯데몰 슈퍼플렉스에서 두번보고 마지막으로 어제 용산 아이맥스에서 봤습니다.
만족도는 역시 용산아이맥스 였습니다.
이해할려고 세번이나 봤다기 보단 블루레이 틀어놓고 스킵하면서 좋아하는 장면만 보는것처럼 영화를 봤어요.
엘리자베스 데비키의 우아한 모습과 멋진 목소리도 세번이나 보게한 이유중에 하나입니다.

WR
2020-10-23 23:32:44

엘리자베스 데비키가 나온 영화들 중 가장 아름답게 나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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