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영화리뷰]  극장판 귀멸의 칼날 - 탈선(脫線)의 장단점

 
4
  2233
2021-01-28 14:53:33

이 작품에 대한 감상을 단어 하나로 표현하자면, '과장-과잉'입니다.

요소 하나가 아니고, 정말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부분이 다 과합니다.
캐릭터-스토리-액션-대사-연기-음악.. 등등의 모두가.

이따금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이성의 제동장치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이 탈선(脫線)의 재미에 기꺼이 마음을 맡긴다면, 이건 '멋'으로 보일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실소가 새어나오는 '유치함'이 될 것입니다.


물론, 이건 이 자체가 문제거리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게 바로 이 '작품'인 것이고, 그 고유의 색깔일테니까요.
감상자에게 있어, 그 호오가 나뉠 뿐이겠죠.

우선 저는 음악과 액션씬은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액션씬은 작화 애니메이션이 표현할 수 있는 정점에 서있었고, 씬마다 진격!을 고조시키는 음악은 이번 일본아카데미서 수상을 충분히 예감케하는 수준입니다.

다만 말그대로 정말 만화같은 과잉미의 극단이라, 탈선(脫線)의 열차에 기꺼이 몸을 맡기지 못한다면.. 쉽게 지루함에 지칠 수 있습니다.
한국영화의 몸싸움-개싸움이 (그 아픔까지 느껴질만큼) 유독 생생한 이유, 그 리얼함에 있는 것임을.
중간에 못참고 나가는 이들이.. 제가 본 상영관에서 몇사람이 되더군요.

저는 이 영화의 액션이 아닌 스토리 진행에 대한 연출에선.. 어떤 한계점이 느껴졌습니다.
이건 일영-일드가 한영-한드에 비해 재미가 없게 느껴지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바로 장면의 연출을 통해 자연스레 그 의미를 전달치 못하고, 캐릭터의 행동부터 심리상태-변화, 심지어 액션씬의 간단한 칼부림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다 설명한다'는 것..
과장이 아니라, 프레임에 일단 캐릭터가 존재하면 잠시도 말이 쉬지 않습니다.
광광대는 음악과 함께-그 수다스러움에 적응치 못하면, 계속 시계를 확인케 됩니다.

그리고 캐릭터들마다 다들 감정이 너무 과잉되어 있습니다. (마치 오늘 하루만 살 것처럼 격렬하게~) 이게 열혈물이라는 건가요.. ㅎㅎ
저도 이제 나이가 든 탓인지-아님 영화에 너무 길이 들었는지.. 쉽사리 몰입은 잘 안되더군요.

그리고 이 모든 과장의 끝판으로, 그야말로 선을 넘는, 신파의 노도(怒濤)가 있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신파요소는 다 건드리고 있으며, 여기에 비하면 신과함께 1편의 신파는.. 그냥 애교로 보아도 좋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도 반도의 슬로모션보다 배 이상 더 깁니다.. ㄷㄷ

일본인들은 원래 감정표현을 자제하고, 그 경향은 연출에서도 지향되는 것이라 알고 있었는데.. 귀멸의 캐릭터들은 한드의 남자배우들보다 더 자주-격렬히 웁니다. ^^;
이런 코드가 이제 먹힌다는 건, 일본시장-감상층도 변하고 있다는 증거일까요..? ㅎ


암튼, 이 작품의 감상을 마친 제가 느낀 장단점은 이와 같습니다.

일본애니를 극장에서 본 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론 처음입니다.
그런 면에서, 작품에 대한 호기심보단 어느 의미 학구적인 궁금증 차원에서 보게 된 이유가 더 큰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일본-문화에 대해 좀더 이해할 수 있게된 측면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의 그 유명한 '정신승리'의 자세 같은 것.

제가 봤을 때, (접할 수 있는 대중문화의 구성 중) 얘들은 만화를 너무 많이 봤어요.. ㅎ
분명 그것도 한 요인을 구성하고 있을 겁니다.

안되는 건, 안되는 것도 있음을.
여기의 일은,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는.

근데 대부분 일본만화에서의 인간(닌겐)은 (인간은 할수 없는 걸 해내는) 죄다 초인들 뿐.
항상 또 걔네들이 교훈을 설파합니다!

그건 실사-리얼이 아님을, 가르쳐줘야함.
최소한 영화의 힘으로라도.


님의 서명
Mountain is blue, water is flowing.
9
Comments
2021-01-28 15:29:07 (203.*.*.80)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극장에서는 패스해야겠네요. TV판도 시작했다가 말이 너무 많아서 낙오했거든요 ㅎ

2021-01-28 15:54:41

신파의 노도 ㄷㄷ

2021-01-28 16:09:53

전 솔직히 애니화 되기 전부터 원작 정발까지 사서 볼 정도로 팬이었고, 특히나 극장판 파트는 오매불망 기다렸던만큼 기대가 컸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 드는 느낌이..
‘이게 내가 그렇게 재미있게 봤던 그 파트가..
맞나?’였습니다.
뭔가... 제가 알던 만화와 다른 걸 보는 느낌이 조금 들더군요.

Updated at 2021-01-28 16:13:14

극장판 보기전 뒤늦게 TV판 챙겨보면서 저도 좀 거슬렸던 점이네요.

소년만화임을 감안해도 주인공부터가 어마무시한 설명충(...)이라는거...

말씀처럼 무슨 심리든 상황이든 계속 설명 설명.....  주인공 독백이 전체 대사의 한 80%는 차지할듯. 

 

더불어 감정과잉의 열혈적인 쌈질 장면 같은거야 저도 좋아하지만, 막간의 일상.코믹 파트조차 이렇게 과잉 소란스러울 필요가 있을까 싶었고요. (특히 노랑머리 합류 후 더...-- )

2021-01-28 16:44:10

저도 센과치히로 이후 아주오랜만에 극장에서돈 일본애니였습니다.

올해 왓챠로 정주행하고 보면서 많은분들이 19화 애기하시길래 19화까지는 가보자는 생각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19화에서 마지막 음악과 크레딧사진에서 오는 감동을 한번 겪어서였는지..

그리고 뒤가 궁금해 만화책 내용을 다 알고가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워낙 TV작화가 잘나와서(만화책에 비해서) 극장판이라고 좋아진 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음악 클라이막스마저 19화에 비해서 울림이 작게 다가왔습니다.

 

어제 나름 일대충보고  11시40분쯤 빨리간다고 갔는데 입구부터 나오는사람 행렬이 어마하더군요..

이벤트 티켓은 이미 다 나갔고 굿즈는 남아있었지만..

40대 아저씨가 가서 평균연령 올리면서도

10대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극장시청도 오랜만이라 나름 산뜻했습니다..ㅎㅎ

신파부분에서 생각보다 주변의 흐느낌나 코훌쩍임도 없었고..

개인적으로는 ott에서 정주행하신분들은 왓챠나 넷플에서 올라오면 그때봐도 충분하리라 생각됩니다.

 

굿즈를 위한 관람이라면 아마 가셔야겠지만요, 마지막부분 액션신은 잘 뽑긴했더라구요 :)

2021-01-28 17:39:42

 애니는 잠시 봤었고 만화책을 보고 극장판을 본 입장에서는 괜찮게 나온듯 합니다. 설명충은 글이 메인인 책에서는 별 거부감이 없었는데 그걸 애니로 만드니 그렇게 보이는게 당연하고 작가가 발로 그린 액션씬은 제대로 그려놓으니 그 쪽으로는 애니가 더 낫다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메인 주인공들의 기본 지식이 없이 본 분들은 상당히 지루하지 않았을까 하는데 그 외의 애니만 본분들은 어차피 이어지는거라 별 문제없고 책을 본 분들은 재미있게 볼수 있을듯하네요. 개인적으로는 평균 정도인듯한데 어차피 명량이 잘만든 영화라서 1위를 한것도 아닌것처럼 그냥 저동네에 어떤 바람이 불었겠구나 하는것 정도로 ....

2021-01-28 19:08:37

우리에게야 이 정도 신파따윈 면역력이 생긴 상태지만, 일본에서는 '이래도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테냐!!!' 종류의 신파는 상당히 다르게 와닿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것도 나름 한류(?)라고 생각해봅니다. ^^;;;

2
2021-01-29 09:44:41

 전 말씀하신 시각이 좀 이해가 안되는데, 한국게 더 낫다라는걸 느끼기 위해서 일본 영상매체를 보시나요?

 그냥 보고 재밌다 재미없다 정도의 기준에서 설명을 하시면 될것 같은데...

WR
Updated at 2021-01-29 16:59:48

사실 비교감이 없다면, 어떤 작품도 상대평가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리뷰들을 봐도 흔히 견주는 게 헐리웃과의 비교죠. 

 

일영-일드가 따분하고 오바가 심하다는 느낌은 (만화같은 그들의 작품에 비해) 실사물의 진지함을 이야기하기 때문이고, 한드에 대한 비판과 옹호의 문제 대부분도 미드는 이렇다~에 대한 비교죠. 

 

이 글 이전 글에서 다룬 주제처럼, 이미 우리 대중의 무의식 아래에는 (이런 문화력을 통한) 대리전쟁 중이거든요. 저는 그런 시각의 한 편에서 소위 무국적한 쿨한 시점의 지점 밖에 있는 거죠. 

이런 제 글이 못마땅하게 느껴질 이들도 있겠지만, 또 호응해주시는 분들도 엄연히 계실 것이기에. 이게 제 스탠스이고-개성인거죠. ㅎ 

 

오히려 다소 무감한 우리에 비해서 더욱 극성인 것이 요즘 중일의 반응이죠. 그리고 그걸 이 땅에 그대로 재현해 들어와서 뽐뿌질~을 하려는 이들도 있구요. 

 

저 같은 사람은 그에 대한 반작용입니다. 

근데 저 역시 아무런 근거도 없이-보지도 않고 평가를 할 순 없기에, 지피지기(知彼知己)인 것이고.. 위의 감상기는 그에 대한 저의 솔직한 반응-견해입니다. 

 

[ 이 작품을 보고난 저의 기본느낌, 호평이라 하기에 이거 작품 자체도 쫌-너무 과한데..? 

근데 익무를 봐도 온통 찬양일색이거든요.. 아, 물론 거기가 좀 일본친화적인 경향이긴 합니다만, 근데 이런 감상기는 너무 안보이네..? 그럼 내가 한번 써보자~ / 흥미로운 건^^; 제 감상기에 대한 익무의 반응입니다. 여기랑은 완전 결이 다릅니다. (또다른 공부-이해가 됨 ㅎㅎ) ] 

 

그것이 뽐뿌질에 대한 도배에서, 다른 견해로써, 존재가치를 가지겠죠. 

 

그리고 제가 실제 내 감상도 아닌, 오로지 까기를 위해서 작품의 요소도 아닌 걸로 거짓된 정보를 적는 건 아닙니다. 저의 견지에서, (일반대중의 시각에서 만약 이 작품을 본다면) 과하다~고 느낄 이들은 많다는 개연성을 느꼈기에 적은 것이죠.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