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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없는 <아야와 마녀> 더빙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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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1 18:35:22

보기 전에 걱정한 부분은 역시 작화였습니다. 지브리 하면 전통적인 2D 애니메이션의 명가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생뚱맞게 풀 3D로 신작이 나왔으니까요.

헌데 80여분의 러닝타임 동안 작화와 관련해서는 그닥 불만이 없었네요. 처음이 조금 낯설어서 그렇지 보다보면 나름대로 괜찮고, 무엇보다도 지브리 고유의 DNA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게 눈에 보였거든요. 모션이 조금 더 부드러웠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전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곳에 중대한 결함이 있네요. 이렇게 스토리가 엉망인 지브리 영화는 처음인 것 같아요. (게드전기는 못 봤습니다) 흥미로운 캐릭터와 소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야와 마녀>는 기승전결 중 “승” 부분에서 거의 1시간을 발이 묶여 아무것도 못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사실 애니메이션 치고도 83분이면 굉장히 짧은 러닝타임인데, 이야기의 전개가 이리도 지지부진하다뇨. 마지막 10분 동안 본편의 이야기를 급 마무리시키고 되도 않는 후속편 떡밥을 뿌리면서 허겁지겁 끝나는 건 정말… 무성의의 극치입니다.

그리고 센과 치히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같은 하야오의 작품들은 물론이고 다른 지브리 애니들과 비교해도 스케일이 작은 작품이라는 것도 약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목에 마녀가 들어간다고 거대한 마법 세계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셨던 분들은 실망하실 거예요. 주요 등장인물도 세 명뿐이고, 거의 집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만을 다루고 있는 소품입니다.


그나마 건진 건 OST가 좋다는 것 정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더빙판에선 “아주 특별한 분”께서 이 노래를 부르셨고, 심지어 더빙에까지 참여하셨으니 영화 보면서 누굴지 맞춰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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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6-11 18:56:50 (211.*.*.34)

후.....

내 인생의 제작사 지브리와 가이낙스의 몰락이....... 쓸씁합니다.

2021-06-13 17:45:24

씨네21 인터뷰보니 미야자키 하야오가 신작 준비중이라니 기다려보면 알겠지요. 몰락인가 부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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