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헤어질 결심....엄청난 로맨스 영화였군요....
왜 이 영화를 보고 난 많은 분들이 몇 차례씩 재감상을 하게 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여운이 대단히, 대단히 길게 이어집니다.
저 또한 그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군요.
쉬이 잊혀질 수 없는 아픔, 가련함, 연민, 안타까움이 가득한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는 종반엔 '화양연화'도 떠오르고, 이상스레 '센스 앤 센서빌리티'도 생각나고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을 볼 때, 혹은 그런 사랑에 처한 자신이 갖게되는 모든 감정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에 차올라서 영화를 편히 감상하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거둘 수 없는, 아니 더 집착하고 더 집중하게 되는 영화였어요.....
박찬욱 감독은 정말 너무나 영화적이고 영화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고, 영화를 너무 사랑하고,
너무나 미학적이고, 어마어마한 로맨티스트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블 시리즈 같은 영화는 오히려 오락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군데 군데
지루하게 느끼고 재미를 못느끼는 장면들이 많아 빠르게 건너뛰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많은 영화를 기다렸다가 다운로드로 감상합니다. 극장에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이런 영화는 오히려 굉장히 집중하게 되고, 한 장면 장면, 대사의 한 마디 한 마디를
온 신경이 곤두서 굉장히 집중하고 관람하게 됩니다.
배우들의 발음, 호흡법, 억양, 녹음 기술, 촬영현장의 조건에 따라 명확히 들리지 않는
한국영화 대사의 고질적인 문제는 이 영화에서도 자주 나타납니다.
더구나 한국어 발음이 좋지 않은 탕웨이의 대사가 많다 보니 확인코자 다시 키보드의
← 키를 수시로 누르게 되니 화면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져 살짝 짜증도 났네요.
영화 감독들은 한국 관객들의 이런 불만을 알고는 있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는건지
도무지 개선이 안되는군요.
차라리 자막판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몇몇 분들이 김신영의 연기에 대해 불만을 제기 하셨는데, 저는 좀 의아했습니다.
객관적으로 흠잡기 어려운 무난한 연기였거든요.
저는 오히려 이미 코메디언에서 연기자로 변신에 성공한 고경표의 연기가 상당히 미진해 보였고,
극중 그의 역활도 좀 납득이 어려웠습니다. '어떤 형사'로 정체성을 갖고 있는지 알기가 어려웠어요.
김신영은 반면 무난하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돋보였는데, 불만을 표하시는 분들은
김신영이 그 동안 쌓아 온 이미지에 고착되어 있는 시선으로 보고 계셔서 그렇지는 않았나 싶더군요.
아.........아뭏튼 너무 엄청난 비극적 로맨스 영화입니다.
한 번의 감상으로는 절대 끝낼 수 없는 걸작입니다.
제가 가장 많이 본 영화가 '밀양'으로 극장에서 2번, TV로 5번 정도 재관람 했던 것 같은데,
이 영화도 그에 못지 않은 재감상의 영화가 될 것 같으네요.
박찬욱 감독님 나이 드시니 젊어서 어설퍼 보였던 연출들도 사라지고, 농익은 연출과 편집이
완전 물이 오르셨습니다. '아가씨' 때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이젠 완전히 확실해졌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좋은 영화, 취향에 딱 들어 맞는 영화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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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하면 다들리는데
대사가 진짜 한국영화 역대급으로 안들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