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글] 영화관.. 이제는 관리의 시대
정말...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 대한 글을 쓰게 됩니다.
저를 오랫동안 아시는 분들에게는 저에게 영화관이란? 어떤 것인지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의 영화관은 분명히 좋아졌습니다.
전세계 어디를 가도 크게 부족함없는 영화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죠.
다른말로 기본적인 시설들이 좋아졌다는 것이 됩니다. 하드웨어가 분명 좋아졌죠.
스크린도 커지고, 사운드 장비도 전반적으로 좋아졌고 좌석도 간격도 매우 쾌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많은 분들에게 영화관이란 특별한 공간이고 그렇기에 IMAX나 M2, 슈퍼플렉스, 스타리움관과 같은 특화관들의 인기가 여전히 좋으며 이에 대한 호와 불호가 갈리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각자의 특화된 사양과 장비들은 분명 좋은 것입니다.
회사입장에서도 마케팅 용도로 상당히 유용한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상영관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이란 의문이 붙는 순간... 그 관의 명성은 점차 허울만 좋은 상영관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이 말은 결국 관리가 제대로 되느냐로 귀결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영관은 거의 대부분 디지털화, 전산화되었습니다.
사실상 영사기사가 없어도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업계는 이렇게 되도록 법률을 개정하려 합니다.
왜냐하면 현재의 상영시스템은 결국 플레이, 스톱의 연속도 아닌 큐들을 그냥 입력해서(한마디로 상영스케쥴대로) 진행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기술인력들을 업계에서 늘릴 이유가 없습니다.
아마도 차후에는 본사차원에서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점차 변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물론 이러한 점에서 현재의 영사기사분들도 특화된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살아남으려면 말이죠.
4D면 4D, IMAX면 IMAX, 사운드면 사운드... 기타등등 말이죠.
문제는 어찌되었든 상영관의 절대적인 품질(즉, 사양)은 분명히 좋아졌지만 그것을 관리하는 인력들은 과연 전문적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제 아무리 레이저 영사기가 도입되고 ATMOS사운드가 된들...
스크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영사기 램프 수명을 초과사용하며 스피커가 살짝 맛간 것을 크게 문제가 없다고 놔두거나.. 아예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거나.. 발견한다 해도 바로 처치 할 수 없는 기술자가 없거나 바로 투입할 조건이 안되는 상황이 더 많아지게 될 형편에 놓이게 된다면 그 좋은 장비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최상의 상태에서 IMAX, 스타리움, M2, 수퍼플렉스들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따라가기 힘든 양질의 영화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들려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이런 관들이 기함급 관이기에 본사측에서도 더욱 신경 쓰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지적되는 부분들이 고쳐지지 않는 IMAX 상영관, M2 상영관....우리는 지속적으로 보고 있지 않나요?
예...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본질이 무엇이냐죠.
영화를 최상의 상태로 보기위해 여러분들은 관객들은 찾아가기 나름입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과도하게 저런 기함급 관들에 관심이 몰려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주위에 작지만 관리가 잘 된 관들을 찾는 것.. 그리고 그 관이 절대적인 사양이 뒤진다고해서 영화 상영의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 또한 살짝 내려놓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차후... 앞으로 멀지 않은 시간안에 우리는 정말 영화관의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와 같은 영사시스템이 지속되고 진화되었을때 맞이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일종의 운명같은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좋아하시는 상영관들.... 그 상영관들에게서 가장 기본적인... 방음이 제대로 된다! 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관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예.... 별로 없습니다.
이미 설계부터 틀려먹은 것입니다.
바꿀 수가 없습니다. 내부의 장비보다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또, 몇억 몇천짜리 영사기와 스피커, 앰프들을 도입했는데 레퍼런스를 지키지 않는 볼륨과 유닛이 나간지도 모르는 영화관 직원들을 경험하게 된다면 과연... 내가 이 관에서 이 돈을 주고 보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것 입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하나 입니다.
좋은 관이란 장비빨로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제대로 맞추어진 영상과 음향의 조화, 편안한 좌석과 쾌적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영화관이라면 그것이 특화관이 아니더라고 충분히 좋은 영화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너무 사양에 연연해하지 마시고 조금은 편안하게... 영화관을 대했으면 합니다.
좋은 영화가 있고, 내가 사랑하는 영화가 따로 있듯,
영화관도 좋은 영화관이 있고 내가 선호하는 영화관을 따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돈은 많으면 분명 좋습니다. 행복하기에 좋은 조건이죠.
장비가 좋으면 분명 좋습니다. 좋은 영화를 상영하기에 좋은 조건이죠.
하지만 둘 다 이것이 충분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상 ★ISA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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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생긴 새로운 고민이... 아무리 영화관에서 최고의 상태로 영상과 음향을 설정해준다해도... 영화사에서 최상의 영상을 제공해주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것도 있는 상황이죠... 국내에 수입하면서 자막만 입히면 될걸 화면비를 멋대로 잘라버리는 불상사가 종종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한숨이 나와요... ㅠ_ㅜ 예전 필름 시절이라면 화면비가 안 맞는다면 극장에서 제대로 영사를 못해준 거라 보면 되겠지만, 디지털 영상 원본이 화면비가 짤려버리는게 가능한 세상이 되버렸으니... ㅡ_ㅡ 물론, 그럼에도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단순히 영화의 내용을 보는 것만이 아니라, 나 이외의 다른 관객들과 같은 것을 보고 들으며 같은 느낌을 받는 다는 집단체험의 즐거움 때문에 늘 극장 가는 발걸음은 설레임으로 가득합니다. ^_^ (특히 공포영화에서 모두같은 장면에서 흠칫흠칫 하고, 4DX로 볼때는 같은 효과에 같이 놀라고 감탄하는 그런 즐거움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