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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게]  에반게리온 정발 블루레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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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6-03 02:26:57

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 안노라는 감독을 높게 보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90년대 애니메이션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고 저도 정발 리뉴얼 DVD로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튼 간에 정발 블루레이 소식이 나온 이후로 아직까지 더빙 제작 영상도 안 올라오고 해서 심심하던 차에, 넷플릭스 에반게리온 켜보니 얼핏 보기에는 DVD보단 좋긴 하네요.

맘에 안 드는 건 역시 엔딩곡 안 나오는 것 등이고요.

정발 블루레이는 일본판에 수록된 것들을 최대한 많이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해서 우리말 더빙 제작도 잘 좀 되기를 기대하고요.

 

 

 

그리고 뻘글 추가로 글 하나 써봅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에반게리온 덕후들이 온갖 세세한 설정에 상징에 뭐에 해서 참 대단하게 이게 맞네 저게 맞네 토론하고 했었습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22744678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이런저런 자료가 쌓였고 해서 이제는 다 파악?이 되었죠.

이번 마지막 극장판 앞두고 나온 안노 다큐에서 확실하게 나온 것들도 있고요.

덕후들이 좋아하는 작품의 설정을 파고 그걸 가지고 토론하고 하는 거야 자기가 좋아서 그러는 것이니 다른 사람이 뭐라 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안노 다큐에서 확실하게 된 것들이 있었고, 이걸 보고 지난 안노 인터뷰를 보니, 안노는 솔직했고 이미 그 때 당시에도 다 말했다는 것이 새삼 다가왔습니다.

 

http://tohomeland.com/index.php?mid=kokyo_tartessos&document_srl=55941

96년 6월호 뉴타입에 실린 안노 인터뷰입니다. 극장판 개봉 1년 전이죠. 이 인터뷰를 보면 tv판 제작시 시나리오 반 정도 쓴 상태에서 이후는 그때그때 라이브로 했다고 합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evangelion&no=208121

에반게리온 TV시리즈 끝난 직후 하야시바라 메구미와 안노 히데야키 라디오라고 합니다.

위 뉴타입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라이브 얘기가 나옵니다.

 

예. 안노는 세세하게 다 따져서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해서 에반게리온을 만든 적이 없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면 이번 안노 다큐에서도 나오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저때나 최근 나온 안노 다큐에서 안노가 보인 모습이나 일관된 것에서 솔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큐에서도 동료가 솔직한 사람이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http://tohomeland.com/index.php?mid=kokyo_tartessos&document_srl=55965

씨네 21 166호 안노 인터뷰입니다. 안노 39세로 적혀있으니 99년 혹은 2000년 때 인터뷰겠네요.

극장판 개봉 후의 인터뷰죠. 여기서도 라이브 얘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안노가 에반게리온을 통해 하고 싶었던 얘기를 분명히 합니다. TV 25~26화, 극장판의 후반부에서 대사로 분명히 얘기한 것들인데 안노가 이걸 다시 직접 얘기합니다.

 

25~26화, 극장판 마지막 부분이 어떻게 보면 하고 싶은 얘기를 화면 연출이 아닌 대사로 직접 전달하는 것이라 오히려 별로인 연출이기도 합니다. 잘 만들었다고 하는 영화들은 작중 인물이 일일히 대사로 다 전달하지 않고, 배우 표정과 음악, 카메라에 담긴 구도로 해서 관객에게 전해지죠. 뭐 애니메이션은 그렇게 세세하게, 캐릭터 하나 화면 가득차게 그려서 표정을 프레임 단위로 많이 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긴 합니다. 더구나 저 때는 수작업이었으니...

 

뻘글이 길어졌는데 저 인터뷰들을 굳이 소개한 것은 에반게리온 처음 본 분들에게 에반게리온을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음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한창 중2병 도질 때 에반게리온을 접하고 설정 찾아보고 했을 때는 몰랐습니다. 에반게리온은 처음부터 끝까지 상징과 의미가 있고 설정이 어떻고... 근데 아무 의미 없는 짓이었죠. 물론 좋아해서 이쪽을 파는 이들한테 뭐라 할 것도 없고, tv애니와 극장판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배경 설정들이 있습니다. 검은 달이 어떻고 인류보완계획이 어떻고 말이죠. 이런 덕후 관련해서는 그래도 나름 괜찮게 정리한 x무위키 보면 되겠습니다. 올바른 정보 전달에는 참고랍시고 x무위키 주소를 던져서는 안 되지만 이건 덕후 관련 얘기니까요.

 

어쨌거나 에반게리온을 지나놓고 보니 이게 딱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안 보고 손가락, 손톱 때를 지독하게 확대해서 보는 그거더군요. 이미 안노는 저 당시에 인터뷰로 다 밝혔는데 말이죠.

사도가 어디서 왔고 왜 온 건지 등등은 굳이 알아야 할 필요가 없는, 뭣이 중한디?가 딱 맞는 표현입니다.

안노가 교주가 된 기분이다, 싫지만 이라고 한 게 괜한 게 아니겠다 싶습니다.

나는 분명히 이걸 얘기했는데 봤다는 사람들은 이것보다도 저것들을 가져와서 막 얘기를 하니 답답했겠죠.



 

한편으로는 에반게리온이 망작은 아니지만, 말하고자 하는 것을 대사로 직접 관객에게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그것을 받아들이기보다는, 혼란스러워 하거나 다른 것들에 더 파악하는 것은 그만큼 전달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 것을 조정하는 것도 감독의 역할일 텐데 그게 안 됐다는 거니까요. 본인 말마따나 라이브로 만들었다고 하는 판이니 처음부터 끝까지 다 놓은 상태에서 조정을 기대할 수도 없었겠죠. 더욱이 tv시리즈였으니까요.

 

아무쪼록 에반게리온 처음 본 분들은 너무 당황하지 마시고 혼랍스럽다면 의문 드는 것들 다 쳐내고 25~26화, 극장판 마지막 부분 대화 장면에만 집중하시면 됩니다. 너무나 대사로 직접적으로 전달해서 뭐 더 할 얘기도 없겠습니다. 저 씨네 21 인터뷰에서도 다 말 했고요. 그러고도 이후 설정이 더 궁금하다면 그때부터 이제 씹고 뜯고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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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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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3 03:42:30
말씀하신 부분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하던 방식입니다.
콘티 중간 단계에서 결말 정하지 않고 제작 들어가기.
안노가 나우시카 때 미야자키로부터 많은 걸 배웠다고 하더니 이것도 배운 거 같은데 그건 미야자키니까 가능한 일이지 안노 감독이 능력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런 방식을 선택하고 실패한 건 안노감독의 잘못이자 능력부족이라고 볼 수 밖에 없네요.
결국에는 TV결말 단계부터 극장판까지 봉합을 못하고 감독의 한계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한 결과로 드러난 걸로 보입니다.
그래도 그 극장판의 처절한 세기말적 분위기는 저는 좋아합니다.
작품 서브 텍스트에 깔리는 검은 달, 하얀 달 설정도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꾸요
근데 후반부에 드러나는 누가 주도해서 임팩트를 일으키냐의 조건이 너무 복잡하고 어렵기도하고 그게 이야기의 흐름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해가 안 되기도 해서 따라가기가 지치더군요.
신극장판 시작했을 때는 누구보다도 흥분했었지만 파, 서를 거치면서 뭔가 TV시리즈의 아우라가 느껴지지 않고 그냥 TV판 스토리에 얹혀가는 느낌이 들어 실망했었습니다.
TV판에서 가장 재밌었던 부분이 끝난 이후 결국에는 Q에서 밑천 드러난 셈이죠.
4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지만 다큐멘터리를 보니 드디어 에반게리온이 끝난 거구나하는 실감이 들면서 TV판의 팬으로서 아쉬움으로 벅차오르더군요.ㅜㅜ 
25년간 안노 감독이 에반게리온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게 무엇이었는지 마지막편에서 명확히 드러났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WR
2021-06-03 11:16:24

아 그 부분이 미야자키의 방식이군요.

안노를 보며 들던 생각이 늘 들던 생각이, 그들의 선배, 스승처럼 되고 싶지만 그 정도의 재능은 없다는 거였습니다. 일반인이 이런 소리를 하며 안노나 다른 이들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그러는 너는 얼마나 잘 났기에 그런 소릴 하는 거냐, 너나 잘 하세요 소리 나올 법한 거긴 합니다만 ㅎㅎ

 

아무튼 안노가 능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게임쪽에서 유명한 코지마 히데오가 절로 떠오르더군요. 게임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획기적인 연출을 가져왔고, 이후엔 코지마 히데오식 연출이란 말이 붙으면서 아예 하나의 특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꿈꿨던 영화 감독이 되어 작품을 만든다면? 지금 코지마 히데오의 위치에서야 영화 감독을 할려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게임에서처럼 그런 파급을 가져오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마찬가지로 안노도, 그 글자 나열하고 하는 안노식 연출. 누가 봐도 이건 안노식 연출이다 라고 딱 보이지만, 작품을 놓고 보자면 역시... 토미노 영감처럼은 못 되겠다는 느낌? 말이죠.

 

http://tohomeland.com/index.php?_filter=search&mid=kokyo_tartessos&search_keyword=%EC%95%88%EB%85%B8&search_target=title_content&page=2&division=-61091&last_division=0&document_srl=50962

 한편으론 92년에 안노가 썼다고 하는 이 글을 보면, 본인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후에 에반게리온 등이 나오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아이고, 별 쓸데없이 글이 길어졌네요. 저야 이번 마지막 극장판 관련하여 스포를 찾아서 본 입장입니다만, 아무쪼록 kikaider님의 기대에 부응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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