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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커피이야기) 벳부 커피전문점 그린스팟 (珈琲専門店 グリーンスポット)

★ISAAC★
7
  2711
Updated at 2017-03-27 00:50:15
00.jpg

벳부역에서 북서쪽으로 723m...
더 이상 갈 수 없는 막다른 길...
주위는 작은 아파트들과 주택들이 있는 주택가...


그 곳 작은 상가에 생각지도 못한 깃사텐(喫茶店, 우리말로 하면 '다방')이 하나 있다.

이름은 [커피 전문점 그린 스팟]
아무런 정보없이... 아, 정보는 있었다. 그 정보는 이러하다.
여기 커피 유명하다. 주인장이 예전 일왕의 바리스타였다. 그리고 이름과 위치. 그외의 정보는 아예 보지 않았다.

 

나는 일어를 전혀 모르기에 이곳이 커피를 파는 곳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 외지고 잘 보이지도 않는 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 들어서자 마자 우리를 반기는 건....
담배를 피고 있는 한 커플이었다.(일본은 아직 담배 문화에 관대하다.)
하지만 심하게 피지는 않았고 딱히 그 커플을 피할 만큼 공간이 크지도 않았다.
몇개 되지 않는 테이블과 Bar자리가 전부인 이곳에서 자리 선택의 여지는 거의 없었다.

자리에 앉아 역시나 아내가 커피를 주문하기 전 나에게 물어본다. 무엇을 먹을까?
우선 나는 이곳에서 제일 유명한 메뉴 하나와 다른 것을 시킬 요량이었기에 제일 유명한 '호박의 여왕'이라는 더치커피(당도도 선택이 가능하다. 우리는 당도 중간을 선택했다.) 예멘 모카 마타리(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원두)를 시켰다.

 

나오기전 주위를 둘러봤다.

02.jpg


더치를 내리고 있다. 그러자... 백발의 노인장이(상당히 말이 많다.) 말을 한다.(물론 통역은 아내의 몫이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일본에서 48시간 내리는 곳은 흔치 않다. 그리고 이런 커피를 도쿄에서 먹으려면 2,000엔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여기선 750엔.) 그 밖에 말을 굉장히 많이 하고 싶은 눈치였으나 우리가 여행객이라는 것을 아는 듯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 주인장은 다른 직원들과 수다를 이어가신다.

 

커피가 나왔다.

01.JPG


윗쪽의 크림이 올라와 있는 녀석이 호박의 여왕이고 아래 잔에 담겨 있는 것이 예멘 모카 마타리다.

먼저 그 유명한 호박의 여왕은 부드럽다. 그리고 달콤하며 청량감이 있다. (내심 당도 0을 원했을 정도였다.) 참고로 크림에는 전혀 단맛이 없다. 왜 유명한지 그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특히나 여성들에게 말이다. 부드럽고 달콤한데 쓰지 않은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나는 칼리타 드리퍼에 종이 필터를 이용해 내린(나중에 나갈때 내린 것을 보여주었다.) 드립이 더 마음에 들었다. 종이필터를 쓴다는 것은 빛깔만 봐도 알 수 있다. 오일기가 거의 없이 흰색의 묘한 기운이 있기 때문이다. 뭐가 어찌되었든 난 이 커피를 매우 좋아하게 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 입맛에 딱 맞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커피 취향은 요즘의 유행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다.
요즘 우리, 아니 전세계의 분위기는 로스팅은 강하지 않게 최대한 본연의 향과 맛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나의 커피 취향은 좀 많이 보수적이다.
우선 진해야 하고.. 신맛보다는 그 진함이 깊숙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예멘 모카 마타리를 좋아하고 과테말라 원두를 좋아하며 이탈리안, 프렌치 로스트를 한 스타벅스의 원두들이 평타를 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물론 이런 나의 생각은 이젠 소수의견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의 이런 분위기 그러니까 약하게 태운 커피들만 대접받는 그런 분위기가 조금은 낯설다. 뭔가 다양성이 무시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커피가 좋고 원두를 때려 박아 매우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런 커피는 그야말로 제대로 찾아온 제대로 된 커피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일본의 오래된 깃사텐(일본도 이 깃사텐 문화가 점점 노인들의 문화가 되는 형국이고 젊은이들은 점차 캐주얼한 커피인 스타벅스나 시애틀 커피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들은 대부분 커피를 바짝 볶는 다는 점이다. 사실 이곳도 별 다를 바가 없는데 역시나 로스팅한 원두를 포장한 것을 보니 알 수 있었다.

 

03.jpg

 

보시다 시피 매우 바싹! 볶았다.
그리고 그 말많은 주인장 백발 노인장은 나갈때 이렇게 말해주었다. "우리는 프렌치 로스팅을 한다"고 이 부분에서는 통역이 필요없었던 이유는 바로 영어로 "프렌치 로스트"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주위를 둘러보면 잔들이 진열 되어 있는 진열장들이 보이는데 상당히 고풍스러운(실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잔 세트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04.jpg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웻지우드사의 찻잔들이었다. 음....

 

결론은 이렇다.
보수적인 커피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부드럽고 달콤하며 상쾌한 커피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이곳은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보수적인 커피가 지금의 시대와는 맞지 않게 들리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이곳의 커피는 확실히 취향 저격이었으며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아쉬운 점은 딱 하나... 다시 찾을 시간이 없었다는 점이고 그래서 호박의 여왕을 당도 0으로 먹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며 다른 원두(신맛 나는 원두)의 드립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매우 안타깝게도....


혹시나 찾아가실 분들을 위해 주소를 남겨놓는다.
大分県 別府市 西野口町 15-10 第一塩屋コーポ 1F
영어로는 Ōita Prefecture Beppu-shi Nishinoguchicho 15-10
구글맵 지도로는 다음과 같다.
https://www.google.co.kr/maps/place/15-10+Nishinoguchich%C5%8D,+Beppu-shi,+%C5%8Cita-ken+874-0931+%EC%9D%BC%EB%B3%B8/@33.2838357,131.4921279,17z/data=!4m5!3m4!1s0x3546a6e5afb58c93:0x6e7a23f59c59fba1!8m2!3d33.2838312!4d131.4943219

22
댓글
Jean Reno
2016-09-16 06:18:18

와우

WR
★ISAAC★
2016-09-16 06:19:14

다시 먹고싶어요... 불과 딱! 일주일전인데....

comodos
1
2016-09-16 06:22:02

다음 일본 갈때 꼭 들러야겠습니다.  일본 교외의 주택가나 낙후된 지하철 역사 부근에 있는 차와 간단한 음식 파는 곳들이 참 운치있고 좋더군요.  예전 우리나라에도 저런 풍경들의 찻집, 식당들이 많았었기에 더욱 좋았던 것 같습니다. 현재는 세련된 커피숍만 즐비해서......

WR
★ISAAC★
2016-09-16 06:25:01

일본은 그런 문화가 완전 정착? 되어 있죠. 뭔가 예전의 멋스러움이 남아있어서 좋아보입니다.

카멜
1
2016-09-16 06:29:40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이 글을 보니 우리나라의 학림이라든지

명동에 있는 다방거리가 생각나네요

그 많던 다방들이 어디로 갔을까요 ?

지금도 찾아보면 한두곳이야 있겠지만 참 ... 저런곳이 반갑네요

 

WR
★ISAAC★
2016-09-16 06:32:41

일본은 어딜가나 깃사텐이 있죠...

우리나라는 너무 변화가 빠른 느낌입니다. 추억은 정말 추억으로 간직해야 하는 사회인 느낌...

그리고 같은 다방이라도... 우리는 맥심커피이었고.. 일본은 제대로 된 원두였고... 뭔가 질적으로도 다른 느낌입니다.

columbo
1
2016-09-16 06:39:38

맥주도 맛있고 고기, 빵도 맛있는데 커피까지... 일본이 먹는 건 참 부러워요

WR
★ISAAC★
2016-09-16 06:41:39

먹는 건... 뭐... 심지어 먹거리 물가는 우리보다 싸기까지....

Wkfn
2016-09-16 07:39:53

 와우.. 가보고 싶네요.

나름 커피를 무지 많이 마시는 편인데..(습관이자 잠깨는 용도이지만)

 

홍대쪽에 저런 기구와 잔으로 마시는 커피를 우연히 마셔봤다가

이런 커피도 있구나 싶었었거든요.. 그때도 신세계를 경험했던지라.

 

 

WR
★ISAAC★
2016-09-16 07:40:41

뭔가 운치?가 있어요

Aeneas
2016-09-16 07:51:04

일본 커피, 하면 떠오르는 것이, 저온 숙성, 어떤 기묘한 느끼함, 정도 입니다. 뭐라 제대로 표현하기 힘듭니다만, 이 맛이 이래저래 이것저것에서 마셔 본 일본 커피들의 일관된 점이었어요.

WR
★ISAAC★
2016-09-16 10:08:41

좀 뭔가 다른데 여긴 느끼함은 없더군요.

Aeneas
2016-09-16 15:20:10

느끼한 맛을 직접적으로 느끼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만, 두 잔을 연속으로 마시면 뭔가 이상한 느끼함을 맛 볼 수 있는데,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에요~ 그래서 일본식 커피는 딱 한 잔까지 좋더군요.

호옹
2016-09-16 09:18:03

 프렌치 로스팅 한 건 저도 있는데.....

WR
★ISAAC★
2016-09-16 10:09:00

오홍홍 ^^

고돌
2016-09-16 10:39:26

일본은 커피문화가 그리 발달했으면서도....

어째서 에쏘머신을 개발하지 않았는지 의문입니다....

드립커피를 발달시켰지만...

그만큼 에쏘도 발달했을텐데....

버블시대때 돈이 없나 기술이 없었나...???
개발할만큼 수요가 없었다는건지...음...

WR
★ISAAC★
2016-09-16 13:36:18

그건 진짜 미스테리에요.

hawatai™
Updated at 2016-09-16 20:49:20

일본의 전통있는 집들은 대부분 다크로스트죠.

예전에 다이칸야마의 카페를 갔을때...

마침 일본인인데 카페 순례를 하는 분들 봤는데요.

그분은 커피를 4잔이나 시키더군요.

순례를 하는 분이니 이 근처에 사시는 분은 아닐테고... 

그러니까 왔을때 최대한 많이 드시는듯 합니다.

가셨을때 많이 여러종류를 드세요.. ^^;;;

 그분은 혼자 4잔이셨습니다.

두분이시니 8잔 가능하시겠...... ;;;;;;

 

역사가 꽤 되었다는 다이보가 없어졌다고 해서 아쉽더군요..

쩝... 

 

저도 다이보에서 좀 더 시켜서 마셔볼껄  그랬다... 싶더라구요.

이제는 없어졌으니... 

 

WR
★ISAAC★
2016-09-17 12:18:19

오 4잔!!!

예전같으면 마실 수 있었겠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카페인에 많이 약해져서... 아쉬워요...

hawatai™
2016-09-17 22:01:02

여자분이셨는데.. 50은 넘어보이시는 외모셨단... ;;;; 사실 저도 카페인이 좀 그렇단.. ㅠㅠ

작은행복
2016-09-19 05:46:49

약배전의 커피가 있다면(전 요즘 신맛에 빠져서^^;) 꼭 가보고 싶습니다. 역시나 좋은글 입니다^^

WR
★ISAAC★
2017-07-16 12:13:58

여긴 약배전은 없는듯해요. 아쉽게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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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리샤샤_술 안 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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