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인천 중구 맛집 - 미광 삼선짬뽕 & 밴댕이회거리 이야기
블로그 훑어보다 다른분들이 추천하길래, 혜빈장 옆에 있는 미광에 다녀 왔습니다.
여긴 노포는 아닙니다. 계산할때 영업신고증을 보니 2011 년 개업으로 되어있더군요.
위치는 아래 링크에서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85864216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오른쪽 끝에 빨간 간판이, 간짜장과 볶음밥 맛있는 혜빈장.
여기는 김혜수 나왔던 영화 ' 차이나타운 ' 에서 아지트로 나왔던 곳이죠
손현주 주연의 영화 ' 숨바꼭질 ' 에도 나왔고 ...
미광의 입구.
차이나타운의 많은 중식당들이 배달을 안하지만, 여기는 배달을 합니다.
그래서 블로거들에게 다른 노포들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를 받죠.
4인 테이블 5개짜리 작은 홀.
실내는 비교적 깨끗합니다.
다른분들의 방문기에서 봤던 것 보다, 가격이 5백원 ~ 1천원 정도 올랐더군요.
짬뽕에 대한 평이 좋기에, 제가 매운음식을 잘 못먹어서
혹시 하얀 삼선짬뽕 만들어 주실 수 있는지 물어보니, 흔쾌히 만들어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주문한 8500 원짜리 하얀 삼선짬뽕.
맑은 기름이 떠있는 닭육수에 각종 해산물과 야채가 들어있습니다.
해물이 정말 많더라구요.
오징어, 새우, 해삼, 조개살, 키조개 관자에 버섯, 청경채, 죽순까지 ...
살면서 먹어본 삼선짬뽕 가운데, 이렇게 해물이 많이 든 짬뽕은 처음입니다.
보여드리려고 좀 뒤적여 봤습니다.
소다 많이 넣지 않은 흰색 면이, 먹고 나도 속을 편하게 해주더라구요.
소다 없어도 비교적 면이 쫄깃했습니다.
면요리 잘 하는 집인 것 같더라구요.
총평은 ...
간짜장이나 볶음밥은 옆에 혜빈장에서, 짬뽕은 여기서 드세요 ~
정말 돈아깝지 않을만큼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있고, 양도 넉넉 합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19231034
예전 신일반점 초마면이 돈육도 들어있고, 감칠맛이 좀 더 강한 스타일 이었다면
이 집은 육수가 약간 더 맑고, 해물이 훨씬 많이 들어간 스타일 입니다.
'일단 삼선짬뽕 한그릇만 시킨 다음에 부족하면
탕수육 작은 것도 하나 시키고 남으면 싸달라고 해야지 ... ' 라고 처음에는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 2/3 정도 먹을때쯤, 그런 생각이 저절로 사라지더군요.
거의 짬뽕을 빙자한 해물탕 수준이었습니다 ~ ![]()
다른 분들의 방문기를 보니, 여기 탕수육도 가격대비 양이 푸짐하다고 하더라구요.
https://blog.naver.com/gourmet007/221383893293
빨간 짬뽕도 자극적일만큼 맵지는 않다고 합니다.
https://blog.naver.com/jamsubucom/221310239783
매운거 좋아하시는 분은,
주문할때 미리 맵게 만들어 달라고 말하기 바래요 ~ ![]()
밥먹고 차이나타운 산책을 잠깐 했습니다.
인천역에서 내리면, 정면의 파출소 오른쪽으로 밴댕이회 거리가 보입니다.
지금은 서너군데 정도로 많이 줄었지만
예전에는 이 골목에 밴댕이회를 파는 선술집이 많았습니다.
부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인근 공장 노동자들이 퇴근하며,
기름지고 고소한 밴댕이회에, 잔술로 파는 막소주를 마시던 곳 입니다.
입구에 있는 목포밴댕이집. 오른쪽 끝은 수원집.
수원집은 이 골목의 터줏대감 같은 집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 노포의 장사법 ' 책에도 수록된 집이고,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5052052025
https://www.bizhankook.com/bk/article/11715
단돈 만원이면 밴뎅이회를 먹을 수 있는 서민적인 가게였습니다.
https://blog.naver.com/xclamp45/220725475291
그 옛날에 근처에서 노동자로 일했던 어르신들이
전국 각지에서 전철을 타고 와 인천역에서 내려
한잔의 낮술로 옛날을 추억하던 그런 노포 였습니다.
그래서 술집이 오전 9시반에 문을 열었고,
낮술이 더 많이 팔리던 특이한 술집 이었죠.
한때는 서울 종로의 피맛골처럼,
인천지역의 문인과 예술인들이 한잔술에 세상과 사랑을 논하던
낭만과 추억의 술집이었구요.
무게 없는 사랑을
달아보고 또 달아보느라
늘 입속에 말을 우물거리고만 있는
나 같은 반벙어리 보라는 듯
영종도 막배로 온 중년의 사내 하나
깻잎 초고추장에
비릿한 한 움큼의 사랑을 싸서
애인의 입에 듬뿍 쑤셔 넣어준다
하인천역 앞
옛 청관으로 오르는북성동 언덕길 수원집에서
밴댕이를 먹으며 나는 무심히 중얼거린다
그렇지 그래 ...
사랑은 비릿한 한 움큼의 부끄러움을
남몰래 서로 입에 넣어주는 일이지 …
- 이가림 시인 (1943~2015) , 밴댕이를 먹으며
하지만 ...
세월의 흐름속에,
수원집도 40년 가까운 역사를 뒤로하고 얼마전에 결국 폐업 했습니다.
유리창 너머 먼지 쌓인 텅 빈 가게 안에는, 낡은 의자 몇 개만 있더군요.
저 전화번호도 없는 번호라고 나옵니다 ...
요즘 제가 다니며 글을 쓰는 노포들도, 점차 사라질 겁니다.
노포들은 우리들과 함께 나이 들어 갑니다.
그리고 결국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 갑니다.
우리네 삶 처럼 말입니다 ...
깨끗하고 친절한 프랜차이즈 식당도 좋지만
혹시 기억속 노포가 있다면, 오랫만에 한번 발걸음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대로면 그대로인대로, 변했으면 변한대로 ...
'오랫만이네 ...' 라고 말하며 반갑게 당신을 맞이 해줄 겁니다 ... ![]()
참고 - 밴댕이회 이야기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80608.22022014166
누떼꾸
2
2018-12-28 11:26:34
샌더님의 글을 처음 접했을 땐, '순진하게도' 그저 맛집 탐방기를 올리는 분으로 함부로 생각했는데, 이제보니 제대로 지식과 이해를 갖추신 분이셨네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음식문화'에 관심이 많은 터라,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깡깡하게
1
Updated at 2018-12-28 11:55:58
샌더님 때문에 가야할 인천 노포는 갈수록 늘어나는군요. 이러다가는 인천 한달 살기라도 해야지 소개해주신 맛집들 들려볼 것 같습니다.
아스코빈산
0
2018-12-29 00:44:14
캬 밴댕이회를 먹어본 입장에서 어떻게 저렇게 표현했을까 싶네요. 시인은 언어의 마술사입니다.
1
Updated at 2018-12-28 12:51:12
담엔 이집도 가봐야야겠네요. 지난번 샌더님 글 보고 혜빈장 다녀왔어요. 거의 3시 정도? 평일 점심시간 뒤라 저 혼자.. 근데 간짜장에 청양고추가 넘 많아서... 건져내니 한가득... 아주머니가 보시길래.. 넘 많아요.했더니 그러네요. 하시더라구요. 주방사장님에게 뭐라고 한마디 하시네요..^^;; 저도 " 사장님.. 쉬려는데 와서 남은거 다 넣으신거죠.."하고 거들었습니다..^^;; 계산할때보니 젓가락이 좀 다른게 카운터에 비닐에 포장된게 있길래 뭐냐니깐 따님이 만들어왔다네요. 대나무 젓가락에 상호 레이저 각인.. 홀에서 쓰는 거랑은 좀 다르더라구요 . 기념으로 하나 사왔습니다. 집에서 배달 짜장 먹을때 쓰랴구요..^^ 오랫만에 시간내서 다녀오셨을텐데, 하필이면 ... 읽는 제가 다 안타깝네요 ... 다음에는 혜빈장에서 볶음밥이나 탕수육도 한번 드셔보세요 ~ 웍을 잘 다루셔서, 볶음요리가 참 훌륭합니다.
리스트의 두번째 방문기에서, 저도 그 멋진 젓가락 봤어요. 젓가락도 멋지지만, 저는 그 집의 빈티지 맥주잔이 참 탐나더라구요. 다음에 가면 돈내고 사올까 생각중 입니다 ~
1
2018-12-28 12:52:16
크라운 맥주잔은 찾아보니 옥션에 7000원에 파네요.
1
2018-12-28 13:02:45
근대사 유물.. 수집용이라네요.
Joy
1
2018-12-28 13:45:13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인천의 정감있고 맛진 노포들 많이 알려주세요. 새로운 발견 같은 느낌입니다. 거기 방송 직후이고, 주말이라 사람 많을 것 같아 좀 걱정되네요 ... https://blog.naver.com/reeyae/221426071961 이 정도 줄서는것 같던데, 괜찮으실까요 ?
1
2018-12-28 22:55:02
정말 돈값 하는 짬뽕이네요. 이제 동네 허접때기 중국집도 삼선짬뽕 9000원 받아먹던데
참바치
1
2018-12-30 06:05:39
충무식당은 사랑입니다. 갱상도 주인할배와의 만담도 좋은 안주. 저에게도 최애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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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에선 본 것 같은데 숨바꼭질서도 나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