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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호봉제, 성과급제, 직무급제

phl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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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5-24 04:38:43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20166579&page=4

 

이미 좋은 글을 써 주셨으니 굳이 덧붙일 필요가 없을 것 같긴 합니다만, 몇 가지만 덧붙이면

 

1. 공무원 보수제도를 만드는 쪽은 기재부가 아니라 인사혁신처입니다. 이번에 저 직무급제 도입 용역도 인사혁신처에서 발주하는 용역이죠. 

 

2. 단독 보도라고 하니 무슨 엄청난 비밀 같지만 사실 비밀리에 추진한 것도 아니에요. 공공분야에서 발주하는 모든 용역은 공개경쟁이라서 조달청 홈페이지에만 가도 용역 제안요청서에 무슨 용역을 하려는지 다 나와요. 그냥 기자들이 게을러서 안 찾아봤는데 해당 기자는 부지런해서 조달청 홈페이지 가서 찾아본 거죠.

 

3. 용역이 발주된다고 그게 바로 시행되는 것도 아닙니다. 용역 결과는 그야말로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참조용일 뿐이지 그거 가지고 실제 방안 만드는 데 최소 3년은 걸릴거고 현 정부에서 추진될 가능성 거의 없다고 봅니다. 특히나 인사 쪽은 용역 정말 많이 하는데 실제 정책반영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인사혁신처가 매우 신중한 사람들인지라.

 

4. 직무급제는 사실 고위직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외교부인데, 외교부는 직무등급이 매우 세분화되어 있고 그 직무등급에 따라서 급여가 정해집니다. 같은 "대사"라고 해도 주 온두라스 대사와 주 미국 대사는 직무등급에 엄청난 차이가 나겠죠? 

 

5. 노무현 정부때 외교부 직무등급제와 함께 고위공무원단을 도입하면서 전 부처 고위직에 직무등급제를 했었습니다. 

가 부터 마 급까지 고위직 자리들에 5개의 직무등급을 매기고 그 등급에 따라 급여를 줬죠. 

그 이전까지는 고위직을 1급부터 3급까지 두고 한 등급 승진시마다 급여가 올라가고 호봉따라 또 급여가 올라가는 호봉제였습니다. 

 

호봉이 없어졌다는 것과 3등급이 5등급이 된 거 빼면 얼핏 다른게 없어 보이지만, 

직무급제에서는 어떤 사람이 다급에서 가급으로 간다고 "승진" 한 게 아니고 더 중요한 직무로 갔을 뿐이므로 다시 가급에서 나, 혹은 다급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급여가 줄어들게 되죠. 

 반면 호봉제에서는 3급에서 2급으로 "승진"하면 징계로 강임당하지 않는 한 다시 3급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지금도 4급 이하는 마찬가지이죠. 

 그러나 당시 진짜로 직무급이 더 낮은 자리로 밀려난 사례는 거의 없었습니다. 

 

6. 그런데 이명박정부 들어오면서 직무급을 가급과 나급으로 대폭 줄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성과연봉제가 도입되었죠. 

 

성과급제와 직무등급제는 서로 "상충되는" 개념입니다. 직무급은 해당 직위의 난이도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제도이고 성과급제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의 성과를 따져서 차등지급하는 제도니까요. 여기에 직무등급이 5단계에서 2단계로 줄었다는 말은 직무를 갖고 급여차이를 내기 어려워졌단 이야기죠. 결국 직무급제는 사실상 무력화되었습니다.  

 

 7. 6급 이하 하위직에 직무등급제가 가능하냐... 

비슷한 직렬끼리 직무등급을 매길 수 있을 겁니다. 이를테면 농촌지역 군청 축산관리직은 중요도가 높으므로 높은 등급을 주고, 상대적으로 도시지역은 환경직에 높은 등급을 준다는 식. 

 

사실 저는 이게 좀 의미가 있다고 보는게 지금은 사무직, 기획관리파트쪽이 선호되고 그쪽이 승진가능성도 더 높은게 현실이거든요. 급여는 어차피 같은 호봉이면 다 똑같구요.  

 

이를테면 모든 군청, 구청에서는 공히 자치행정과, 기획예산과, 운영지원과 이런 데가 승진 1순위입니다. 높은 분들도 자주 보게 되고 일반 기업으로 따지면 기조실이니까요. 반면 현장에서 일하는 위생과, 축산과, 방재과, 복지과 이런 데는 다들 안 가려고 기를 씁니다. 힘은 힘대로 들고 승진은 늦고 돈은 똑같이 받으니까요. 그래서 젊은 신참들이 주로 가고 이들이 고참이 되면 기를 쓰고 앞에 말한 과들로 옮기려 합니다.

 

그런데 직무급제를 해서 저런 현장직 자리들은 확실하게 금전적 보상을 준다고 하면 조금이라도 기피 현상이 줄겠죠. 

 

성과급제로 기피현상을 줄이면 되지 않냐고 하시겠지만, 성과급 자체를 그 구청 내에서 정해버리니까 앞에 이야기한 힘있는 기획파트쪽이 대부분 성과급 상위등급을 독식해 갑니다. 그 과들이 성과 결정 최종권한이 있고, 성과 매기는 간부들 눈에도 자주 보이고,  승진 앞둔 힘쎈 고참들이 주로 근무하니까요. 

 

그래서 아예 객관적인 상급기관이 정하는 직무등급제가 성과급제보다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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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Netflixer
2019-05-23 23:03:4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전문성과 많은 사유가 보이는 좋은 글이네요

sixpenses
2019-05-24 00:15:31

좋은글입니다.

저희 회사는 기획실에서 직원들 직무분석하는데 실제 민원인들하고 부딪히는 현업에 있는 부서를 제일 낮은 등급으로 취급하더군요

뭐 민원만 상대하는 단순업무라나...

자기들 기획업무가 제일 난이도 높고 스트레스 많이 받는 빡센업무라서 높은 등급 부여해서 성과인센티브 많이 받아가더군요

그러니 직원들이 다들 기획실 한번 가면 다른 부서로 잘 안갈려고 하고

또 자기들 프라이드도 높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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