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스포많음] 라오어2 엔딩 소감 - 우려와 달리 너무 좋았습니다.
약 27시간 플레이해서 클리어했습니다.
유출 사건 때 못견디고 스토리를 확인해서인지 한발 물러나 스토리를 바라본 게
새로운 연출에 몰입감을 더 키워준 거 같습니다. 마지막 해변에서 애비와 앨리의 결투를 플레이할 때
오히려 제발 앨리가 애비를 죽이지 말았으면 할 정도로 어느새 애비에게 몰입했습니다.
전작의 주인공을 죽여버린 극단적인 설정으로 팬들의 뒤통수를 때렸지만
조엘의 선택과 행동에 따른 댓가, 끔찍한 희생만 반복되는 복수, 옳고 그름과
선악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 주인공과 등장인물들.. 저 세계에서는 모두가 피해자 아닐까?라는
중립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런 현실스럽다고 느껴지는 설정들이
한층 더 깊고 진일보한 연출과 스토리로 다가오더군요. 그러다보니 1편에서 조엘이
그 난리를 쳐놨는데 무사히 지내는게 오히려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ㅎㅎ
(동성애 설정은 현실성을 따질 설정이 아니라 생각됩니다.)
위와 같은 설정들을 받아들이니 애비로 플레이하는 것도 재밌었고
(무기 때문인지 앨리보다 더 재밌더군요ㅎㅎ) 서서히 감정 이입됐습니다.
전투도 그렇고 앨리와는 다른 재미의 플레이를 경험합니다.
여전사 같은 전투력에 잔인한 줄만 알았지만 그녀의 인간미를 느끼게 됩니다.
엔딩신에서 마지막까지 레브를 챙기는 애비,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앨리와
1편의 조엘과 앨리를 떠오르게 하는 설정이 묘하더군요.
게임을 했는데 그 누구의 승리도 없는 결말, 상처만 남은 복수극이었습니다.
라오어2를 하는 중인 주변 동료들은 1편처럼 앨리랑 조엘이 다니면서 좀비 소탕하는걸 기대했는데
이게 대체 뭐냐라는 반응들이 많더군요ㅎㅎ 라오어의 2의 새로운 시도는 호불호가 크게 갈릴만 합니다.
수많은 게이머들에게 악평을 받았지만 새로운 시도와 기존 것을 부수는 걸 좋아하는
평론가들은 크게 호평할만해요. 복수는 나의 것, 악마를 보았다 등 비극적인 복수 영화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아주 만족스러운 내러티브였습니다.
논란이 많은 스토리는 둘째치고 그래픽부터 사운드와 게임 플레이는 뭐 경지에 도달한 수준입니다.
플스4의 마지막을 제대로 장식하는 너티독 장인들의 기술력입니다. 안좋은 평가가 워낙 많고
특히 유투버들의 자극적인 평가만 보고 구입이나 플레이를 아예 접으신 분들이 많던데
그러기에는 너무 아까운 게임입니다 ㅜㅜ 조엘과 앨리에서 한발짝 물러나
좀 더 넓은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충분히 빠져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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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오브어스 시리즈는 제 인생작입니다.
아주 강렬하게 남는 작품이었고, 플스5 황혼기에 3편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조엘 테스이야기를 하든, 엘리 이야기를 하든 뭘하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