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코로나 확진 판정 이후의 일정이에요.
안녕하세요.
파주에서 아카펠라로 밥 벌어먹고 사는 아카펠라입니다.
며칠전에 저와 아내가 코로나에 확진되었다고 글을 올렸었는데요.
제 지인 분들과 여기 디피 분들과 궁금해 하시는 점들이 주로
확진 판정 이후 몸 상태, 그리고 그 후에 어떻게 조치되는지를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시간은 많은데 이 곳 와이파이가 좋지 않아 이제서야 글을 짧게나마 올려봅니다.
저번 주 월요일 겨울 음원 녹음 및 라디오 방송, 공연 등등의 준비를 위해 연습실에 모였는데.
11월 말 경에 함께 부산에서 식사했던 분에게서 카톡이 왔습니다.
몸 상태 괜찮은지, 자신은 확진이 나왔다. 얼른 검사를 받아봐야 할 것 같다.
다행이 침 튀기는 노래 연습 직전이었고, 카톡을 보자마자 연습을 위해 벗었던
마스크를 바로 착용.
즉시 집으로 자차로 돌아갔습니다.
집에 오니 이미 아내는 질병청과 보건소 이곳저곳에 연락을 해놓았더라고요.
하지만, 확진자와 접촉했으니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가 없으면 검진을 못 받는다 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일단 아내와 함께 근처 보건소와 병원에 갔습니다만, 문자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받고 집에 왔는데 저녁에 문자가 오더라고요.
밀접 접촉자이므로 검진을 받으라.
이 날이 월요일이었으니, 화요일 오전 일찍 가서 검진을 받았습니다.
콧구멍 깊이 쑥 면봉?을 넣으시는데 꺄오.. 전 꽤 아팠습니다.
눈물 흘리며 나와보니 아내도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고요 ㅎㅎ
하여튼 둘 다 눈 시벌겋게 되어서는 집에 왔는데 우리 둘의 생각으로는
식사 했던 분은 부산 모임이후 서울에 와서 몸이 아파서 검진을 받았다고 하는데,
우리 둘은 그 후 1주일 반이 넘도록 정말 하나도 안아프고 후각 미각 모두
멀쩡하고, 걍 정상인겁니다. 그리고 부산에서 돌아오자마자 제가 하는 일이 바빠서
1주일 반 내내 멤버들과 모여 연습과 녹음을 했는데, 멤버들 역시 모두 멀쩡하니까.
아마 우리는 음성이 나올거네~ 그러게~ 하면서 배달음식을 시켜서 한 잔하며 영화도 보고
잠들었는데, 담 날 수요일 아침 아내가 통화를 하는데 '네. 양성이군요. 알겠습니다' 라는 소리에
눈이 번쩍!! 바로 멤버들에게 연락 돌렸습니다.
'나 확진이래! 다들 검사받아야겠다ㅜㅜ'
모두 검사를 받았고 바로 그 다음 날 다행이 음성으로 나오고 격리조치에 들어갔습니다.
보건소에서 말해주기를 '앞으로 전화가 많이 올테니 받아달라' 라고 하셨는데.
정말 전화 많이 옵니다. 보건소에서부터, 역학조사관의 인터뷰서부터 등등.
마스크를 쓴 모습과 쓰지 않은 모습 셀카 2장과
주로 사용하는 카드의 앞 뒷면, 그리고 사용내역 캡춰본.
검진일로부터 이틀 전의 상세한 스케줄을 손으로 써서 사진으로 찍은 것.
이렇게 보내야 합니다.
역학조사관에게서 전화 인터뷰가 오는데 저 위에 보냈던 스케줄과 카드 사용내역으로
꽤 상세하게 인터뷰를 해야합니다. 조금이라도 어긋난 부분이 있으면 바로 다시 전화가 옵니다.
저는 다행이 팀 일로 바쁜 일정들이어서 멤버들과 아내, 3일 전 일요일에 저희 집에 놀러온
친구 부부 외엔 만난 사람도 없고 어디 간 곳이라고는 연습실 밖에 없습니다.
어찌보면 상세하긴 하지만 간단하기도 한.. 그런 인터뷰였습니다.
보건소부터 역학조사관까지 너무나 친절하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아무리 무증상이라 하더라도 나중에 발현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빠른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입소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병증이 있으면 병원으로, 무증상이면 일단 생활치료센터로 입소를 합니다.
저희는 무증상이었구요. 다만 병상이 없어서 며칠 기다려야 하며, 격리하라는 말에.
약 나흘 간을 (미리 장을 안 봐놔서...) 배달음식으로 연명해가며 넷플릭스 왓챠를 탐닉했습니다.
'언제 입소하라는 연락이 올까. 되게 답답할 것 같은데...'
'하루도 안빠지고 술, 담배를 즐기는 내가 견딜 수 있을까' 등등의 걱정이 들어가고 있는 순간.
전화가 왔습니다. 곧 엠뷸런스가 도착할테니 준비하라.
옷은 신발부터 속옷까지 퇴소할 때 모두 태울거니, 버릴 옷들로 준비하라.
나갈때엔 옷, 신발은 쿠팡등에서 주문을 하던지, 지인에게 보내달라 하라.
책 역시 모두 태운다. 노트북 등의 전자제품은 과하지 않은 선에서 허락.
다만 나갈때 모두 소독한다. 라는 내용을 전달받고 준비, 기다렸습니다.
'뭐. 이렇게 된 거 즐거운 마음으로 있다 오지 뭐. 어쩔 수 있나 ㅎㅎㅎ' 하고 생각했던
호기롭고도 여유로운 마음은 내 집 현관 앞에 서 있는 방송 또는 영화에서나 보던
최신 방호복을 입고 있는 사람앞에서 모두 녹습니다.
'아, 진짜구나, 진짜네. 와 코로나다'
움직일때마다 부스럭 소리가 나는 이 분께서 페이스쉴더와 간단한 방호복을
저희에게 입히고 집 밖으로 나섭니다.
동네사람들이 바라봅니다. 누가봐도 코로나입니다.
죄인된 기분입니다. 딱히 걸리고 싶지는 않았는데..
(이런 모습입니다)
앰뷸런스 뒤에 탔고, 근처에 한 분이 더 타셔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분 마저 태우고 고양생활치료센터에 왔습니다.
원래 삼성의 워크샵? 기관인 것 같은데 삼성에서 제공한 모양입니다.
도착 후 한 명씩 내려서 방 배정받고 엑스레이 촬영하고 합니다.
병원에는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생활치료센터는 자기 방까지 혼자서
이동합니다. 만약 헛갈리거나 헤메는 모습이 보이면 CCTV 로 보기 때문에
바로 방송으로 어디로 가라고 알려주더군요.
방에 들어가니 왠 아저씨 한 분이 계시고 아내가 없더라고요.
당연히 아내와 한 방을 주는 줄 알았지만
지금 이 난리가 났으니 방이 없구나. 어쩔수 없다는 마음으로 짐을 풀었습니다.
그 아저씨 역시 무증상자인데, 자신의 아내에게 옮았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만 아내분이 아버님, 그러니까 장인어른에게도 전파했는데. 장인어른은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모든 가족이 병원 또는 센터 입소중이라 장례를 아무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네요.
참 안타깝고, 어떻게 이런일이 생길 수 있나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나중에 아내와 제가 혹시 같은 방을 쓸 수 있겠냐 인터폰으로 물어보니,
부부라는 정보가 누락되었었다, 미안하다고 하면서 친절하시게도 또 방을
만들어 주셔서 아내와 같이 있게 되었습니다. 이게 꽤 정신적으로 크네요.
방구라도 시원하게 낼 수 있다는게 얼마나 편한지..
방에는 온도계, 혈압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이렇게 있습니다.
오전 8시, 오후4시 이렇게 두 번 측정하여 깔아놓은 격리 앱에 올려야합니다.
좀 늦거나 하면 바로 간호사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방 밖에서 아예 나갈 수 없습니다. 창문은 열 수 있습니다.
오전 8시, 오후12시, 오후 6시, 도시락이 나오며.
미리 방문 앞에 스텝분들이 놓고, 방송으로 가져가라 라는 말이 나오면
그때 문을 열고 가지고 들어옵니다. 물, 휴지 등의 생필품도 미리 얘기해 놓으면
도시락 배달 시간에 함께 가져다 놓습니다.
현재 입소한지 5일 정도 되었는데, 탈출이라기 보다는 미쳐서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이나
밖에 튀어나와 어슬렁 거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조치 들어갑니다.
환자들 걱정에 그런지 난방이 너무 빠방해서 에어컨을 틀 때도 있습니다 -_-
여기 계신 분들이 무증상자가 대부분이라 그런지 다들 에어컨을 켜대서
전력이 나간 적도 있습니다. 그 후로는 난방을 좀 줄여서 살만하네요.
나이든 분들도 있지만, 문 열고 도시락 꺼낼 때 슬쩍 보면 다들 젊습니다.
20~30대 정도. 위층에서 노래부르며 떠드는 아이들은 10대로 생각됩니다.
어디 아픈 곳이 있으면 바로 치료해 주신다고 매일 물어보시는데
아직은 아픈 곳이 없어서 치료 후기라던지 올릴 만한 것이 없네요.
이번 주 토요일~일요일에 퇴소할 느낌인데,
아무쪼록 별 탈 없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행이 누구에게 옮기지 않고 여기 들어와서 그게 제일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네요.
디피 여러분, 지인 조심하세요.
모르는 사람하고 포옹하거나 밥 먹을 일 없잖아요. 그러니 지인 조심하세요.
저 같은 무증상 지인이 옮기고 다닙니다.
| 글쓰기 |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