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전자담배 때문에 이혼할 수 있을까요?
결혼 전부터 담배 끊기로 약속하고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제가 사업을 시작하게 되고,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지고... 언젠가 끊을 거야, 하다가
4년 6개월 만에 끊었어요.
그런데 2년간 금연하다가 그이랑 싸우고 또 스트레스 받으면서 "아이코스"를 피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담배를 평생 너무너무 좋아해왔거든요. 모든 시절들을 함께해온 친구 같은 존재에, 폐도 건강하고, 버리고 싶지 않았는데, 그놈의 "약속" 때문에, 오로지 "그"를 위해 끊은 거죠.
그러니까 그이가 의미 없는 싸움을 걸어올 때마다, 그가 너무 미우니까 복수하는 마음으로 다시 담배 피우고...
그러다가 2018년도에 아이코스 꽁초 모아놓은 걸 그이가 보면서 전쟁이 시작됐죠. 당장 이혼할래, 아니면 끊을래?
두 개의 선택권밖에 없는 저로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끊겠다, 를 선택했는데...
그게 또 마음대로 되나요.
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고 저는 아이코스보다 냄새 덜 나는 '줄'을 피우기 시작하고,
그런데 1년 뒤 또 들켜요, 술 취해서 팟을 침대에 떨어뜨렸는데 그걸 그이가 발견한 거죠. 또 전쟁이 시작됐어요. 벌써 두번째다, 난 너를 믿을 수가 없다, 이렇게 살 순 없다... 이러는 사람을 또 달래서 "이혼은 안 된다, 내가 또 끊겠다" 했죠.
그리고 세번째, 함께 모이는 모임에서 사람들이 연초를 피우는데 그게 또 이상하게 땡겨서 밖에서 몰래 피우고 왔는데 냄새 때문에 딱 걸렸어요. 모임에서 분위기에 취해 한대 피울 수도 있지, 라던 나의 안일한 마음과 달리, 그는 또다시 폭발해서.... 이번엔 정말 심각하게 살고 있는 집도 내놓고 별거도 했어요. 그런데 사랑하는데 어떻게 헤어집니까. 또 제가 "끊겠다" 하고 빌고 넘어가고, 그래도 그동안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이 없는데, 작년에 한번, 이번에 한 번, 딱 눈앞에서 들켰어요.
그이는 울면서 자기는 더 이상 노력할 수도 없다, 너를 믿을 수 없다, 지쳤다, 제발 나를 놔줘라..... 하고,
사실 저희는 되게 되게 사이 좋은 부부거든요. 아이도 없어서 둘이 10년을 신혼처럼 살았어요. 지금도 손 꼭 붙잡고 다니고 애정표현 (주로 제가) 많이 하고, 여행도 자주 다니고, 일주일에 3번은 저녁과 반주 하면서 각종 수다 떨면서 유쾌하게 살아요. 시댁, 친정... 다들 너무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이라 그분들 때문에라도 더 이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저도 진짜 미쳐버리겠는 거예요. 저는 천성적으로 거짓말, 하얀 거짓말도 못 하는데, 계속 그를 속여야 한다는 것, 그런데 안 속이면 이 결혼생활이 끝난다는 것. 이 딜레마에 계속 빠져 있으면서 더불어 선택권을 이혼 아니면 금연, 만 주고 제가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게 하는 원망, 그리고 실제로 싸울 때 복수하면서 다시 피우는 담배들... 근데 여기서 말하는 담배는, 냄새 최소화, 니코틴만 일부 함유된 수증기형 전자담배란 말이죠. 처음에 그가 담배를 끊으라고 할 때 "너한테 나는 담배 냄새가 너무 역겨워" "니가 약속 한 거니까 약속 지켜" 이 이유 하나였는데, 지금은 냄새도 안 나고, 이미 여러 번 약속을 지키고 있는데, 자주 실패하고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저도 계속 이 상황이 마음속에 쌓이는 거예요. 내 노력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매번 '이혼'을 갖고 저를 협박하고, 우리가 쌓아온 행복한 결혼생활을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내팽개치는 그의 독선 같은 거요. 몇 년간 저는 "그이는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이 관계는 겨우 연결돼 있구나"라는 생각에 불안하고 슬프구요. 변명 같지만 저는 작은 회사 운영하는 사람으로 일반인의 100배쯤 되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담배 한 대가 주는 위로가 제겐 너무나 커요.
그런데 자기 눈앞에서 담배 피우는 걸 봤으니, 그이도 눈이 뒤집힌 상태고.... 저는 계속 미안하다고 하고 있는데, 더 이상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네요.
고수 여러분들.... 저 어떻게 할까요. 이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전자담배 때문에 우리가 정말 이혼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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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하지 마시던지 쓰신글만 봐도 계속 약속을 어기신게 수도 없는데.. 아무리 사이가 좋아도 신뢰는 바닥이실 것 같네요. 이혼하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