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추억소환] 20세기 검과 마법의 중세 판타지 영화들, 기억하십니까?
던전 앤 드래곤 신작 영화를 보았는데요. 반가운 영화속 지명들과, 발더스 게이트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초상화들이 그대로 캐릭터로 되살아난 느낌에 흠뻑 빠져서 즐겼습니다. 21세기엔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누구도 영화화할수 없으리라던 반지의 제왕이 스크린에 옮겨져 고전의 반열에 올랐을 정도인데요. 아직 CG가 없거나 발전이 더디었던 80~90년대의 판타지 영화들은 어떤 작품들이 있었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물론 SF/호러/히어로/크리쳐 판타지 영화들까지 하면 훨씬 많은 작품들이 있겠으나, 오늘의 리스트는 어느정도 중세 판타지의 꽃인 검과 마법이 등장하는 작품들로 열편만 추려 보았는데요. 혹시 회원 여러분들만의 20세기 제작된 검과 마법 판타지 영화가 있다면, 댓글로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드래곤 하트, 1996
이 리스트에서는 상당히 최신작(?)인 셈인데요. 당시만 해도 드래곤의 CG는 상당한 예산과 시간과 인력을 갈아넣어서 구현해낸 결과물이었기에, 상당히 뚜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었습니다. 주인공 데니스 퀘이드와 콤비를 이루는 용의 목소리는 고 숀 코너리 배우가 맡아서 좋은 콤비를 보여주었죠.
지금은 사라진 고속터미널 건물 안의 반포시네마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그러고보니 반포의 그 많은 인구가 영화를 보려면 90년대 이전까지는 뉴코아 예술극장(...)을 제외하면(이수극장이 있었는데 재개봉관이었던걸로 압니다), 강남역이나 시내로 나가야 했던 시절이 떠오르는군요.
라비린스, 1986
CG가 거의 불가능했던 시절, 수작업으로 이루어진 세트와 미술로 오로지 한땀 한땀 인력으로 완성한 작품입니다. 마왕 데이빗 보위 주변에 있는 졸개들은 마치 외계인 알프가 생각나는 모습인데요. 인형극을 재현하는 방법 그대로 사람이 들어가기도 하고 압축 가스를 쓰는 등, 굉장히 공을 들인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흥행은 망에 가까웠는데요. 지금 보니 제니퍼 코넬리 누님의 요정 시절을 볼수 있는것만으로도 전혀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다. 더불어 고 데이빗 보위의 젊은 모습도 아련하네요.(영화 제작중에는 30대 후반의 나이였습니다. 참고로 1947년생)
레이디호크, 1985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지금은 얼굴도 보기 힘든 매튜 브로데릭(현재 61세)이나 고 룻거 하우어 배우의 활기찬 모습이 그립네요. 그나마 미셀 파이퍼 누님은 앤트맨 3에서 모습을 보이셨지만(...)
레전드, 1985
에이리언과 블레이드 런너라는 문제작 이후에 만들어진 리들리 스콧 감독의 초기작입니다. 비주얼만은 굉장했고 두 주연배우의 미모도 엄청났지만, 그냥 일자진행 스토리와 임팩트 없는 결말로 흥행은 그닥이었는데요. 다만 이때 보여준 시각효과가 후대 판타지 영화들에게는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엑스칼리버, 1981
지금껏 아서왕 이야기는 몇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져왔지만, 이 영화 이후의 작품들은 이 영화를 참고하지 않을수 없을만큼 이른바 중세 판타지의 바이블같은 걸작입니다. 오프닝 장면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1편 오프닝에서도 그대로 오마쥬될 정도였는데요. 다시 보면 화려한 캐스팅도 주목할만 합니다. 특히 헬렌 미렌 배우의 리즈 시절을 볼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죠.
저는 극장에서는 못보고 80년대 두개짜리 가정용 비디오로 보았지만, 뭔가 빠져드는 장엄함에 압도되는 기분으로 보았습니다.
윌로우, 1988
중딩시절 극장에서 친구와 본 기억이 나는데요. 보는 내내 즐겁고 짜릿했던 기억으로 남은 판타지 오락영화의 수작입니다. 더불어 발 킬머의 리즈시절도 구경하실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중딩시절 좀 큰 오락실을 가야 즐길수 있었던 아케이드판 윌로우가 그립습니다.
코난 더 바바리안, 1982
판타지 문학의 거장 로버트 E. 하워드의 코난 사가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저는 당시 국딩이어서 극장에서 볼수는 없었지만, 나중에 비디오로 보면서 내심 감탄했던 작품인데요. 과묵하고 표정도 별로 없는 주지사님이 이 작품에는 정말 찰떡같은 캐스팅이었음을 짧은 트레일러로도 알수 있을 정도입니다.
2편 코난 디스트로이어도 있는데요. 특수효과를 한층 더했지만 원작의 처절한 남성미와 비장함을 모두 놓친 평작으로 그닥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만사마 윌트 체임벌린은 좀 놀랐습니다)
크럴(혹성의 위기), 1983
역시 어렸을적 비디오로 보면서, 극중 주인공이 사용하는 염력(?)으로 움직이는 표창을 너무너무 갖고 싶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비록 동네 오락실에서는 구경도 못해봤지만, 훗날 마메 롬중에 보니까 크럴의 아케이드판이 있더군요.
프린세스 브라이드, 1987
지금 다시 봐도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인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이 영화가 로빈 라이트의 첫 장편 극장용 영화 데뷔작이라는 점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프라이트 나이트라는 호러물에서 나름 섹시한 미남 뱀파이어로 나왔던 크리스 서랜든이 여기서도 악역으로 열연을 펼치는데요. 역시 악역이 역할을 잘해주여야 절정 부분의 카타르시스가 큰것 같습니다. (참고로 원작과 영화는 엔딩이 다릅니다)
하이랜더, 1986
감각적인 CF 영상과 듀란 듀란의 뮤비 연출로도 유명한 러셀 멀케이 감독의 역작입니다. 당시만 해도 유망주 배우였던 크리스토퍼 람베르와 숀 코너리의 투톱에 쇼생크 탈출의 간수장으로 유명한 클랜시 브라운이 빌런 역으로 나와서 멋진 대결을 펼치는데요. 그야말로 현대와 중세를 오가면서 검과 마법이 펼쳐지는 판타지 오락영화의 수작이라 하겠습니다. 퀸의 OST는 보너스고 말이죠.
다만 2편은 전편의 람베르와 코너리가 모두 출연하고 여주로는 아름다운 버지니아 매드슨이, 지적인 악역 전문배우 마이클 아이언사이드가 카리스마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심지어 감독도 러셀 멀케이였지만 중구난방 진행에 엉망 그 자체인 번역으로 국내에서는 완전히 외면받았는데요. (월드 박스오피스도 그닥..)
뒷사정을 알고보니 아르헨티나의 초 인플레로 인한 제작사의 자금난으로 투자자들의 입김에 감독이 편집권까지 빼앗기면서 망테크를 제대로 탔더군요. 그렇지만 1편을 보고 맘에 드셨더라도 굳이 2편을 권하지는 않습니다.
글쓰기 |
네버엔딩 스토리가 빠진것 같네요.
https://youtu.be/IN02NqddSCk
https://youtu.be/lHytjEj7B9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