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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블루레이 리뷰 | 녹터널 애니멀스 (Nocturnal Animal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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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4 15:11:07


글 / 아쉬타카 (real.ashitaka@gmail.com)

 



# 한 남자의 집요한 복수극

에이미 아담스와 제이크 질렌할 그리고 마이클 섀넌, 아론 테일러-존슨이 함께 한 톰 포드의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 (Nocturnal Animals, 2016)'는 한 남자의 집요한 복수극을 그리고 있다. 복수극 자체로서 이 영화는 다른 유사한 영화들에 비해 폭발하는 에너지를 찾아보기는 힘들지만 (그래서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톰 포드 특유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액자 구성의 형식을 통해, 다른 방식의 깊이를 구현하고 있는 대단히 흥미로운 작품이다. 


'녹터널 애니멀스'를 이야기하기 전에 연출과 각본, 제작을 맡은 톰 포드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이 작품은 역시 감독과 각본, 제작을 함께 맡았었던 전작 '싱글맨 (A Single Man, 2009)'에 이은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인데, 톰 포드는 아마도 패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은 물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톰 포드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성공한 패션 디자이너이자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로도 아주 유명한 이다. 
 

 
이렇게 패션 업계에서 적당한 성공이 아니라 최고의 성공을 거둔 이가 영화계에서도 이 정도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할 수 있을 텐데, 톰 포드는 전작 '싱글맨'을 통해서도 자신 만의 색깔을 통해 평단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으며, 미국 작가 오스틴 라이트의 소설 '토니와 수잔'을 각색해 7년 만에 내놓은 이 작품 '녹터널 애니멀스'를 통해서는 제73회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이 영화는 액자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텐데, 단순히 맥거핀으로 활용하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액자 속의 이야기가 액자 밖의 이야기와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형태로, 두 가지를 하나로 읽지 않으면 감상이 불가능한 정도로 그 자체를 영화의 형식으로 채용하고 있다. 제이크 질렌할이 연기한 에드워드는 현실 속에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지만 그가 쓴 소설 속의 토니로서 등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역시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의 면면 역시 수잔을 상징하거나 에드워드의 또 다른 이면이나 약점 혹은 욕망을 묘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에드워드가 수잔에게 전한 복수의 방식이 정의로웠나 혹은 찌질한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평가가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그 방식이 수잔에게 최적화된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었다는 점만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그가 쓴 소설 속 이야기는 현실의 수잔을 완전히 무너지게 만든다. 이 영화의 포인트는 바로 에드워드가 쓴 소설 ‘야행성 동물 (Nocturnal Animals)’이 어떻게 수잔을 조금씩 조금씩 무너뜨리는가 지켜보는 것이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톰 포드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한 편으론 별 볼일 없이 찌질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한 남자의 복수극을 미묘한 불안함과 불쾌함을 떠올리게 만드는 독특한 감각과 정서로 그려냈다. 각각의 상징들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 깊이가 가볍다고 말할 수는 없을 정도로, 인간관계에서 주고받게 되는 상처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보게 만드는 힘 있는 작품이었다.



# VIDEO & AUDIO

MPEG-4 AVC 코덱의 블루레이 화질은 톰 포드가 구현하고자 했던 다양한 색감과 질감들을 유감없이 발휘해 낸다. '녹터널 애니멀스'는 소설 속 주된 배경이 되는 텍사스와 이 소설을 읽는 현재 수잔의 시점, 그리고 수잔과 에드워드의 과거 시점이 각각 전혀 다른 색감과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영상의 특징이 도드라지는 우수한 표현력을 담고 있다. '어톤먼트' '안나 카레니나'로 아카데미 촬영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촬영감독 시머스 맥거베이의 촬영도 인상적이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Click Pics Below To Enlarge)

 

 

 


마치 모든 것이 생명력을 잃은 것만 같은 현재 수잔의 모습과 그녀가 활동하는 집과 사무실의 배경들은 채도가 낮고 블루 계열의 차가운 색감과 질감으로 이뤄져 있으며, 텍사스 사막을 배경으로 한 장면들은 조금은 강렬한 색감과 과장된 조명이 돋보이고, 수잔과 에드워드의 과거 회상 장면들에서는 날카로움보다는 따듯한 느낌과 부드러운 영상미를 우수한 화질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화질 측면에 있어서는 클로즈업 장면에서 이 같은 컨셉 색감이 도드라지는 피부 질감이 잘 구현되고 있으며, 어두운 장면들도 적지 않은데 여기서도 그 질감과 깊은 블랙 그리고 전반적인 톤을 잃지 않는 우수한 화질을 보여준다.

 


DTS-HD MA 5.1 채널 사운드는 과장보다는 현실적인 사운드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무엇보다 복잡한 수잔의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날카로움과 적막함을 오가는 사운드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전반적으로 화려한 사운드는 아니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총성이나 자동차 소리 등은 현실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며, 스코어의 전달 역시 훌륭한 편이다. 특별히 도드라지는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는) 사운드는 아니지만 반대로 특별한 아쉬운 점도 발견할 수 없었던 준수한 사운드를 수록하고 있다.

 




# SPECIAL FEATURES

부가영상의 경우 아쉽지만 약 11분 분량의 메이킹 영상인 'The Making of Nocturnal Animals'만을 수록하고 있다. 영화의 대한 자세한 뒷 이야기를 비롯해 연출을 맡은 톰 포드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부가영상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부가영상은 다시 'Building the Story' 'The Look of Nocturnal Animals' 'The Filmmaker's Eye: Tom Ford'로 짧게 나눠볼 수 있을 텐데, 각각 짧은 분량이지만 감독을 맡은 톰 포드를 비롯해 에이미 아담스와 제이크 질렌할 그리고 배우와 스텝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영화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참여하게 된 계기, 그리고 영화 속 의상과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 총평

'녹터널 애니멀스'는 톰 포드의 영화 연출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 되었으면 좋겠다는 - 만족감과 기대를 갖게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많은 뮤직비디오 감독이나 예술 감독 출신 감독들의 작품들이 미장센이나 디자인 적인 측면의 매력은 갖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쉬운 결과물들을 만들어 내는 경우들도 적지 않음을 떠올려 보았을 때, 패션계에서 최고의 성공을 거둔 톰 포드의 영화 연출은 이제 더 이상 일탈이나 번외 활동 정도로 평가 절하할 수는 없을 듯하다. '녹터널 애니멀스'는 톰 포드의 다음 영화를 계속 궁금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였다.
 
 
# 평점
 
  • 작품 - 8
  • 화질 - 9
  • 음질 - 9
  • 부가영상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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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5-24 16:00:42

글 잘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명작 스릴러였습니다. ^^
근데 "제이크 질렌할이 연기한 에드워드는 현실 속에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이신지? 수잔과 어린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연인으로 실제 현실에서 나오는 장면이 많지 않나요? 현실에서의 수잔의 배신이 그 복수의 시작인데..... 

2017-05-24 16:31:25

회상 장면이 아닌 현재 시점의 에드워드는 모습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의미였습니다 ^^;

2017-05-24 17:40:59

아 예, 그런 의미시군요. ^^ 님 올리신 글 때문에 조만간 다시봐야겠습니다. ㅎㅎ

2017-05-24 16:02:45

다른 부분보다 악당 역할로 나오는 애런-테일러 존슨 연기가 볼만하더군요. 이 분이 누군가 찾아봤더니 예전 킥애스의 주인공이였다는 ㄷㄷㄷ

Updated at 2017-05-24 17:17:16

어벤져스2 퀵실버 이기도 했지요... 저도 이분 연기 볼만했습니다... 

2017-05-25 00:54:08

메인화면의 스샷보고 로건인줄 알았네요.

구입은 해놨는데 아직 시청전이라 일단 보고나서 다시 읽어볼께요~

옥자 개봉전후로 "제이크 질렌할" 영화들이 다시 주목받네요.

깜깜 무소식이던 "조디악"도 소식도 있구요.

2017-05-25 14:17:19

어제 블루레이를 구매하기 전
구글플레이로 저렴하게 대여하여 보았네요.
전 무엇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구성이 좋았습니다.

2017-05-26 20:09:54

믿고 보는 배우들 연기와 스토리 덕분에 몰입해서 봤던 작품이었습니다. 영화의 느낌을 잘 살린 화질도 맘에들고 충분한 소장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06-01 10: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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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4 13:57:29

잔잔한 내용이지만 연기들이 훌륭하니 지루하지가 않다 

2017-07-17 00:46:59

블루레이로 한 번 더 보고 싶어집니다.

2017-10-20 19:51:47

 묘한 여운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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