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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  영화골동품점 (7) - 죽음의 카운트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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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6-01 16:44:21

세월이 흐르면서 뭔가 역동적이고 열정적이었던 과거를 돌이켜 보신 적은 없으신지요?

지금의 내 위치에 안주하고 타협하고 살고 계시지는 않으신지요?

후회는 가장 늦게 찾아 온다고 하죠.

나의 삶이 끝나갈 때, 내가 살아온 삶이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가를 깨달은 한 사람이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소설을 쓴 덕분에 그 명성으로 살아가는 이 남자 '덱스터 코넬'(데니스 퀘이드).

하지만 그 이후 그는 글을 쓰지 않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사는 지금의 안락한 삶은 별 불만도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자 '닉 랭'(로버트 네퍼)이 자살을 하고, 아내는 그가 보는 앞에서 정체불명의 사내에게 죽음을 당합니다.

설상가상,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독을 먹었고 그로 인해 자신도 몇시간 후에 죽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도대체 누가 나에게 독을 먹인 것인가?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이 남자의 모험은 시작 됩니다.

 

 

https://youtu.be/G5rtVBgOJVI

('죽음의 카운트다운' 예고편) 

 

 

('죽음의 카운트다운' TV 예고편)

 

 

('죽음의 카운트다운' 오프닝 영상, 다른 나라 언어로 더빙되어 있습니다.)

 

1988년 만들어진 '죽음의 카운트다운'(D.O.A.)은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선다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영화 입니다.

흑백화면의 현재에서 컬러화면의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의 이 영화는 미스테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한 남자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컬러화면의 과거라니...그 과거가 아무리 추악한 음모로 가득찬 것이라도 현재가 흑백으로 표현되어야 할만큼 더욱 암울하다는 것일까요?)

하지만 그 여정은 자신이 잃어버렸던 정체성을 다시 찾는 과정이기도 하고, 삶에 대한 활력이 충전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수수께끼 같은 사건을 파헤치며 늘어만 가는 궁금증은 결국 영화 초반부 수업시간에서 이미 사건의 힌트가 있었음이 밝혀지며, 엉뚱한 삽질 속에서 새로운 비극의 전말이 밝혀졌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다양한 해석이 가득한 이 영화는 인간관계에 대한 한가지 예시도 보여줍니다.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아나선 주인공은 범인으로 의심가는 여제자 '시드니 풀러'(맥 라이언)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녀의 손과 자신의 손을 순간 접착제로 붙여서 사건의 배후를 찾아 다닙니다.

무엇 때문에 자신이 이런 형벌을 받아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사내에게는 순간 접착제 같은 강압적인 방법만이 인간관계를 이어줄 도구 였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같이 죽음의 순간을 넘기게 되면서 이런 인간관계의 소통은 동질감으로 바뀌게 되고 결국 하나가 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의 개방을 통해 그동안 잃고 있었던 자신의 열정을 이제서야 다시 되찾게 됩니다.

느와르 풍의 스타일리쉬한 화면, 적절한 음악, 긴장감 있는 연출은 다소 심심할 수도 있는 사건을 훌륭히 포장해 내었다고 생각 합니다.


'죽음의 카운트다운'은 1949년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 'D.O.A.'가 그 원류 입니다.

 

(1949년작 'D.O.A' 예고편)

이 영화는 1988년작과 마찬가지로 '프랭크 비글로우'(에드먼드 오브라이언)란 사내가 경찰서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프랭크'는 살인사건을 신고합니다.

누가 죽었느냐는 강력계 형사의 질문에 '내가 살해 당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프랭크'.

이보다 더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강렬한 영화 오프닝이 있을까요?

그리고 과거 이야기를 풀어내는 형식까지는 1988년작과 동일 합니다.

그러나 세부적인 이야기는 그 결을 달리하며, 한 남자가 자신을 죽인 악당들을 찾아가는 모험극이 진행 됩니다.

마침내 사건의 내막을 알아낸 '프랭크'가 그동안의 이야기를 마친 후 쓰러져 죽는 것으로 영화가 끝이 납니다.

도착과 함께 사망(Dead On Arrival)이라는 경찰의 말과 함께 말이죠.

이렇게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는 추리극 형식을 '유령탐정극'이라고도 칭합니다.

실제로 피해자가 원혼이 되어 자신의 범인을 찾는 추리소설들이 있기도 하구요.


1949년작 'D.O.A.'는 1969년 호주에서 'Color Me Dead'라는 제목으로 먼저 리메이크 됩니다.

1988년작 '죽음의 카운트다운'에 대한 평이 박한 것은, 한편으로 1949년작이 만들어 놓은 큰 틀을 많이 인용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 아닐가 싶기도 합니다.

 

'죽음의 카운트다운'을 감독한 '애너벨 얀켈'과 '로키 모튼' 부부에 대한 이야기는 '추억의 외화 - 컴퓨터인간 맥스'를 참고해 주세요.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movie&wr_id=1998315

 

'덱스터 코넬'을 연기한 '데니스 퀘이드'는 1954년생 입니다.

1983년작 '필사의 도전'(The Right Stuff)으로 좋은 평을 얻은 그는, 1987년작 '이너스페이스'(Innerspace), '제리 리 루이스'를 연기한 1989년작 '열정의 록큰롤'(Great Balls of Fire!), 2000년작 '프리퀀시'(Frequency), 2008년작 '벤티지 포인트'(Vantage Point)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배우 입니다.

 

('이너스페이스' 예고편)


('이승환'님의 노래 '제리 제리 고고'는 이 영화 '열정의 록큰롤'의 주인공 '제리 리 루이스'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의 형 '랜디 퀘이드' 역시 인상적인 조연으로 헐리웃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78년 'P. J. 솔레스'와 결혼했던 그는 1983년 이혼하고, '이너스페이스'에서 처음 공연했던 '맥 라이언'과 '죽음의 카운트다운'에서 다시 공연하며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맥 라이언'과는 1993년작 영화 'Flesh and Bone'으로 총 3차례 같이 공연 합니다.)

1991년 결혼한 두사람의 결혼 생활은 마약중독에 빠졌던 '데니스 퀘이드'로 인해 순조롭지 못했다고 합니다.

'맥 라이언'이 2000년작 '프루프 오브 라이프'에 출연하면서 '러셀 크로우'와 연애를 시작하며 두사람의 결혼은 2001년 파경을 맞습니다.

2004년 '킴벌리 버핑톤'과 3번째 결혼하는데 '킴벌리'와 몇차례 이혼시도를 진행하고 번복하기를 반복하다 결국 2018년 이 결혼 마저 이혼으로 끝이 납니다.

출중한 골프 실력으로도 유명한 '데니스 퀘이드'는 꾸준한 영화출연을 통해 생명력 긴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61년생인 '맥 라이언'은 모두가 알다시피 귀여운 이미지로 한시대를 풍미한 로맨틱 코메디의 여왕입니다.

1986년작 영화 '탑건'(Top Gun)에서 죽음을 맞는 '구즈'(앤소니 에드워드)의 아내 '케롤 브래드쇼'로 주목을 끈 후, '이너스페이스'를 시작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됩니다.

'마크 하몬'과 출연한 1988년작 '프레시디오'(The Presidio), 절정의 연기(!)로 인기를 끈 1989년작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 1993년작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에'(Sleepless in Seattle), 1995년작 '프랜치 키스'(French Kiss), 1998년작 '유브 갓 메일'(You've Got Mail) 등으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프레시디오' 예고편)

나이가 들면서 출연하는 영화의 폭이 줄어들며 과감한 노출연기로 변화를 시도하기도 하지만 이는 실패하고, 잘못된 성형수술로 인해 이제는 스크린에서 그녀를 만나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2016년엔 직접 감독과 출연을 한 'Ithaca'라는 영화를 만들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데니스 퀘이드'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잭 퀘이드'도 출연 하였습니다.

(오른쪽 원안의 인물은 두사람이 아들인 '잭 퀘이트' 입니다.)

 

('Itacha' 예고편)

 

질투심에 눈이 먼 친구 '할 페터샴'을 연기한 '다니엘 스턴'은 1957년생 입니다.

우리에겐 1990년작 '나홀로 집에'(Home Alone)의 멍청한 도둑으로 기억되는 배우인데, 1983년작 '블루썬더'(Blue Thunder)에서 죽음을 당하는 순진한 경찰 '리차드 라이먼굿'을 연기하고, 1991년작 '굿바이 뉴욕 굿모닝 내사랑'(City Slickers)등에 출연 하였습니다.

https://youtu.be/j0ITMgZZBOA

('블루썬더'의 한장면, '다니엘 스턴'이 분한 '리차드 라이먼굿'의 죽음 장면)

 

('굿바이 뉴욕 굿모닝 내사랑' 예고편)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케빈은 12살'(The Wonder Years)에서 나레이션을 맡은 점이 특이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에서 '티어도어 백월-티백'을 연기하며 인상적으로 남아있는 '로버트 네퍼'가, '죽음의 카운트다운'에서는 샤방 샤방한 미모를 뽐내는 청순가련한 천재 문학도를 연기하였습니다.

1959년생인 '로버트 네버'는 1990년작 '영건즈2'(Young Guns 2), 2007년작 '히트맨'(Hitman)등에 출연하였습니다.

영화보다는 TV에서 많은 활동을 하였는데 이제는 악역으로 이미지가 확실히 굳은거 같습니다.

 

전체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피츠워닝'부인을 연기한 '샬롯 램플링'은 1946년생 입니다.

모델로 경력을 시작한 그녀는 1971년작 '배니싱 포인트'(Vanishing Point), 1974년작 '비엔나 호텔의 야간 배달부'(The Night Porter), 1974년작 '자도즈'(Zardoz), 1987년작 '엔젤 하트'(Angel Heart), 2003년작 '스위밍 풀'(Swimming Pool)등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https://youtu.be/FSjCkISrJfQ

(전설의 괴작, '자도즈' 예고편)


'죽음의 카운트다운'은 비디오로 출시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고, 토요명화를 통해 안방극장에 소개 되었습니다.

한글자막이 들어간 DVD가 국내 출시 되기도 했는데 판권이 의심스런 리핑 타이틀로 생각 됩니다.

한글자막을 지원하는 블루레이는 없으며, 미국에서 발매된 블루레이는 무난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 사용된 이미지와 동영상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 되었고, 그 권리는 원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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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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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9 13:23:07

 걸작 스릴러죠. 잘 만든 리메이크작의 리스트업에 꼭 포함되는 작품이기도 하고, 2000년대 초반까지는 인상적인 인트로(흑백에서 컬러로 페이드인)를 보여준 역대급 작품으로도 선정된 바 있습니다. 로코물에 주로 출연했던 맥 라이언이 몇 안되는 스릴러물에 등장한 작품이기도 하죠. 전 이 작품에서의 맥 라이언이 가장 예뻤다고 생각합니다.

 

집에 양지운-송도영 투톱의 더빙판을 아직도 갖고 있는데, 더빙판이 원어보다 더 좋았습니다.

WR
Updated at 2018-12-29 13:48:40

컬러라는 칠판의 글자와 함께 컬러로 바뀌는 장면은 기가 막히죠.
양지운님의 연기도 정말 좋았었죠.
더빙으로 다시 보고 싶네요.

2018-12-29 17:56:29

더빙판이시면 티비 녹화본이신가요? 저는 이영화를 처음 알았는데, 정말 재밌어 보이네요.. 그당시 맥라이언이면 미모가 대단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심지어 국내성우분 더빙본이라니.. 정말 귀한 자료네요^^ 한참 비디오 즐겨볼때 이영화를 왜 몰랐었는지 참 ^^

1
2018-12-29 18:09:20

네, KBS 방영분입니다. 제 기억으론 2번 방영했고요... 제가 더빙판 테잎을 한 3백개 가지고 있었는데... 정말 좋아하는 작품 몇개를 빼고 다 버렸죠. 지금 생각하면 참.... 그 중에서 살아남은 녀석입니다.

Updated at 2018-12-29 18:19:39

와..3백개라니.. 대단하시네요.. 엄청난 소장품이셨네요.. 사실 요즘와서 예전 더빙영화드라마들이 그리을때가 가끔있는데.. 특히 맥가이버도 티비 성우분이 하신 목소리가 참 원어본보다 더 어울리던 게.. 지금 돌아보면 티비에서 해준 영화드라마 더빙본들은 정말 귀한 영화 드라마들인거 같아요.. 

페니웨이님 목록에 살아남은 이 영화가 꽤 좋은 작품이란건 잘 알겠네요^^ 

나중에 디비디라도 찾아서 구해봐야겠네요^^ 

 

페니웨이님, 

올해 마지막 주말도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
2018-12-29 20:44:34

맥가이버, 레밍턴 스틸, 블루문 특급 등 더빙판이 더 재밌는 외화들이 많았는데 말이죠. 엑스 파일이 거의 끝물 아니었나 싶네요. 

2018-12-29 13:49:18

 이 영화 친구들하고 보는데,, 비디오로 말이죠. 카메라 연출이 대단 했던것으로 기억 됩니다.

스토리도 놀라웠고 말이죠.

WR
2018-12-30 15:06:50

내용을 알고 다시 보면 꼼꼼히 숨겨놓은 단서와 대사들이 소름 끼칠 정도더군요.

Updated at 2018-12-29 13:59:23

재미있게 봤던 영화였네요. 맥 라이언도 정말 예쁘게 나왔었고 데니스 퀘이드도 정말 멋있었구요. 이 영화 연출했던 부부 감독들은 이 작품 이후론 거의 잊혀졌던걸로 기억합니다. 박찬욱 감독의 평론집 ``영화보기의 은밀한 매력``에도 이 영화에 대한 리뷰가 실려 있습니다.

WR
2018-12-30 15:07:23

박찬욱 감독님의 리뷰 재밌게 봤었네요

1
2018-12-29 16:10:07

예전에 이런 영화들 때문에 비디오가게 가는 재미가 있었죠

WR
2018-12-30 15:10:03

요즘은 영화 접근성이 너무 좋아져서 영화가 한번 보고 버려지는 풍토가 아쉽네요.
비디오 시대만 하더라도 골라보는 재미에 영화 보는 태도도 달랐었는데...

2018-12-29 16:22:31

숀 코네리의 저 쓰모 팬티 패션.. 저게 바로 자도스라는 영화였군요.

WR
2018-12-30 15:11:04

패션 테러라는게 무엇인지 보여준 영화죠.

2018-12-29 18:00:16

pierce 덕분에 몰랐던 좋은영화를 알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그동안 추억의 드라마와 영화글들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올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2019년 새해에 모든 일들이 다 잘되고 행복한 새해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WR
2018-12-30 15:11:56

조스_2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8-12-29 20:46:32

이 영화 상당히 쫄깃한 영화죠..

다시 보고 싶어서 블루레이를 구입했는데....자막이 없다는..doa 치면  전부다 엉뚱한 영화만 나온다는 ㅜ ㅜ

WR
2018-12-30 15:15:32

불법리핑 출시된 DVD의 경우 번역이 아주 엉망이더군요.
2015년작 액션물 DOA가 이 영화보다 더 알려져 있군요 ㅠㅠ

2018-12-29 20:56:45

자도즈.. 옛날에 AFKN에서 보면서 제목의 의미를 깨닫고는.. 흠... 줄거리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그건 기억나네요. 갑자기 다시 보면 이해할 수 있을까 궁금해지네요.

WR
2018-12-30 15:16:23

제목의 의미를 알고보면 기발한 제목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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