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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윤희에게(약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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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2-16 14:03:02

이 영화를 보신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셔서 언젠가는 봐야겠다 생각만하고 어쩌다보니 안 보게됐는데 지난 주말에 보게 되었네요.

담담하지만 동시에 따뜻함이 느껴지는 영화였고 두 여주인공이 연기를 참 잘했습니다.

저는 애초에 주제가 여성 퀴어영화라는걸 알고봐서 어떻게 전개될지 대충 알고봤지만 그래도 관람에 딱히 방해되지는 않았습니다.

김희애 배우는 그동안 드라마쪽에서는 그야말로 탑이었는데 최근 몇년사이 영화도 찍으시는거같은데 제가 드라마를 잘 안봐서 영화로도 부지런히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소혜는 아이오아이 시절때도 원래 연기자 롤이었다고는 들었지만 큰 기대안하고 봤는데 기대를 안해서 그런가 놀랐네요. 가끔 배성재의 텐이라는 라디오프로를 보는데 거기서는 엉뚱하고 발랄하게 나오는데 이 영화에서 어둡게 나오는건 아니지만 좀 미세하게 다른데 저는 좋게 봤습니다.

저는 극중 유재명 배우가 맡은 윤희의 전남편 인호가 좀 마음이 쓰이더군요. 이혼후에도 술만 먹으면 윤희집앞을 찾아와서 처음에는 좀 찌질하다생각했는데 윤희에게 너는 참 사람을 외롭게 한다고 하는 대사나 나중에 윤희에게 재혼 소식을 전하면서 미안해서 우는 모습에서 짠함을 느꼈습니다.

어떻게보면 그냥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싶었을 인호인데 아내가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영문도 모르고 이혼당한거니 인호도 피해자니까요, 근데 감독 인터뷰에서는 인호를 스스로 실타래를 풀지못하고 윤희에게만 의존하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기듯이 이야기해서 놀랐습니다. 물론 자기 정체성을 부정당하고 자기의 꿈마저 거세당한체 살아온 윤희에 비하면 뭐...

가장 맘에 들었던 장면이 눈오는 날 윤희와 쥰이 거의 20여년만의 재회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일반적인 영화였다면 격정적으로 키스나 포옹을 하거나 자극적인 성애장면으로 넘어갈수도 있었을꺼같은데 그런걸 배제하고 나란히 묵묵하게 눈길을 걷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동성 이성을 떠나 한때 좋아했던 사람을 그렇게 오랜만에 만나면 반갑기도하겠지만 생경한 느낌이 드는것이 더 맞을꺼같고 그런식으로 연출한게 오히려 사실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둘의 만남 후 윤희와 쥰의 모습을 보면 둘은 어쩌면 서로 보고싶어서 만나고싶었다기보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받고 좀더 주체적으로 살기위한 용기를 서로를 만나면서 확인받고싶어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좋은 영화였고 장기상영해서 꾸준히 관객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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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12-16 13:52:29

제겐 대단히 오래도록 기억될 영화입니다. 감상평 잘 읽었습니다 ^^

2019-12-16 14:10:52

소혜는 프듀에 나가지 않고 원래대로 정극을 나갔으면 좋았을 텐데, 기획사 사장이 멋모르고 내보내는 바람에 저평가된 게 있는 듯해요. 최근 잠은행도 그렇고 이전 다른 연기도 그렇지만 꾸준한 성장세가 보이는 친구예요.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노력한다는 감독의 감탄도 있는데, 아이오아이 시절에도 자기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 노트 필기를 하는 부분에 대해 얘기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대단히 심지가 곧은 아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좋은 배역 맡길 기원합니다.

2019-12-16 14:25:50 (223.*.*.7)

10만이라도 되길바랬는데
명작은 지나서 인정 받으니
나중에 재조명을 받을듯

Updated at 2019-12-16 16:01:20

저는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가 갑자기 리듬이 좀 튀는 부분이 있어서 좀 별로였습니다. 윤희의 답장 독백 부분은 없었으면 좋았을껄 싶습니다.

차라리 가장 불쌍한 건 인호였습니다. 윤희는 이제 한 영화의 서사라도 완성되었다만 그치는 대체 뭔 죄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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