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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목소리의 형태 (정발 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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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14 21:06:18

10월 25일에 국내 정식 발매된, 목소리의 형태 팻슬립 한정판 블루레이(이하 BD)에 대한 감상을 적어 봅니다. 참고로 본 작품의 영어 타이틀은 작중에선 (상기 스크린 샷에서도 볼 수 있듯)'the shape of voice'로 표기됩니다만, 정식 영어 타이틀은 정발판 패키지 등에도 표기된 A Silent Voice입니다. 해외용 정식 명칭이 애니메이션 제작보다 더 늦게 확정된 영향.


 

1. 디스크 스펙 (본편 디스크. 전체 패키지는 본편 + 서플 전용의 BD 2Disc 구성)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42.2G/본편용량 41.5G, BD아이콘 있음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1.85:1/ 비트레이트 26.96Mbps
음성스펙 DTS-HD MA(24/48) 일본어 2.0ch & LPCM(24/48) 일본어 5.1ch 외

자막 한국어(본편 및 오디오 코멘터리), 일본어

* 서플 전용 디스크에도 자막이 필요한 영상에는 모두 한국어 자막 지원

디스크 스펙은 평범한 편. 러닝타임이 130분에 달하는 작품이라, 거의 본편 전용 디스크를 만들고도 비트레이트 자체는 그리 넉넉히 부어넣지는 못한 편입니다. 참고로 일본 발매판의 경우 사운드 포맷에 'DTS 헤드폰:X'가 추가로 들어있기 때문에 정발판에 비해 용량이 약간 많습니다.


2. 서플 (별도 디스크)

본 타이틀의 서플은 거의 모두 다 별도의 서플 전용 디스크에 수록.(본편 디스크에는 PV 2종과 오디오 코멘터리만 수록되었습니다.) 일본 한정판의 모든 서플을 가져와 한국어 자막을 달아서 수록한 국내 정식 발매 주관사의 노력은 충분히 평가할만 합니다.


서플은 총 약 92분 가량의 분량이라 양적으로는 괜찮은 편인데, 질적으론 평범한 느낌. 작품 이해에 핵심적일 스태프 인터뷰 영상은 짧은 편이고, 무대인사의 문답도 으레 나올 법한 이야기들만 오가는 정도라. 그래도 뮤직 비디오 두 편과 배경지 로케 영상은 맘편하게 즐길만하고... 본편의 오디오 코멘터리가 작품 이해를 많이 떠받치기 때문에 완전히 나쁜 건 아니다 싶습니다.


3. 영상 퀄리티

본작의 영상 퀄리티는 우선 좀 특이한 촬영(애니메이션 작법상의 '촬영'입니다.)과 연출을 고수한 제작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얼핏 볼 때 굉장히 옛날 느낌 나는 화면으로, 화면 네 귀퉁이 부분 포커스가 일관적으로 흐릿해진다든가 색심도가 일관적이지 않은 등 요즘의 영상물/ 디지털 애니메이션 같은 빠릿함이 보이지 않는데 이것은 모두 일정한 계산 하에 연출된 것이기 때문.

이렇게 필요에 따라 필터나 변조를 먹인 곳이 아닌 순 화면 디테일은 충분히 좋은 편입니다. 본작의 제작사인 쿄토 애니메이션(이하 쿄애니)는 이미 몇년 전부터 극장 공개용 애니메이션의 목표 해상도를 1080P로 맞춰 제작해 왔고, 목소리의 형태도 변조를 거치지 않은 캐릭터 셀 윤곽선은 BD + FHD 디스플레이에서 아주 깔끔하게 표현됩니다. 이는 전체적으로 약간 화면을 흐릿하게 만진 초등학생 시절보단 고등학생 시기의 화면에서 좀 더 잘 느껴지고, 진가가 느껴지는 편이고.(상기는 초등학생 시절)

아울러 동 감독의 작품인 '타마코 러브 스토리'부터 일관적으로 추구해오던 '따뜻한 느낌의 영상'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이며, 작품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다잡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느낌의 화면은 수록 퀄리티가 받쳐주지 못하면 그냥 지저분한 느낌이 되기 쉬운데, 아주 충분한 건 아니지만 필요한만큼은 부어넣은 비트레이트의 보조도 있어서 계조적 약점도 찾기 어려우면서 & 화면의 연출 의도 역시 충분히 깔끔하게 전달됩니다.

이런 경향은 작품의 전반적인 광원 노출 경향에서도 그 궤를 같이 하기에, 영상의 다이나믹 레인지가 낮은 LCD 패널 TV나 모니터에서는 몇몇 신경 쓴 광원 표현이 전부 그냥 부옇게만 나와서 '탁한 느낌의 애니'라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리고 연출하고자 했던 바'가 섬세하게 출력되는 좋은 퀄리티이며, 이 BD의 화면을 (수록 의도대로)깔끔하면서도 부드럽게 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다른 타이틀의 재생 정도 역시 우수하리라 봅니다.

말하자면 굳이 코멘터리 등으로 탐구하지 않더라도, 영상만으로 연출의 의도를 알 수 있는 /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어느 정도 클래스 이상의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그런 디스크라 요약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런 느낌이 나지 않는다면 이 BD를 재생하지 마시라는 이야기는 아니며, 충분히 A급으로 수록된 BD이니 그 퀄리티를 최대한 음미할 수 있을 정도로 추구해 보시면 좋겠다- 는 말씀입니다.


4. 음성 퀄리티

본 작품은 약간 특이하게도 HD사운드가 스테레오/ LPCM 포맷이 멀티 채널로 수록되었습니다.(보통은 비트레이트 부담 때문에 반대로 수록.) 재생 시에 혼란이 오시는 분도 계실 수 있으니 서두에 언급했지만, 전체적으론 멀티 채널이 반드시 필요했을까? 싶은 느낌의 작품이기도 해서 굳이 나눠서 수록한 의도가 처음엔 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DTS-HD MA 스테레오 포맷의 장점은 깔끔함. S/N을 보다 중시한 듯, 상당히 투명한 사운드가 울립니다. 인물의 대화나 위치 정보, 이동에 따른 방향성도 깔끔하게 전달되며 BG 보다 SE나 대사 전달력에 좀 더 중점을 두시는 분이면 이쪽이 더 취향에 맞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비해 LPCM 멀티채널(5.1ch)의 장점은 우아한 밸런스. 특히 리어와 섭이 크게 활약하지는 않지만 작중 클라이막스에서 제대로 한 건씩 해주기 때문에, 이쪽도 들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코멘터리에서도 언급되지만 멀티채널 믹싱은 극장의 스피커 배열을 염두에 두고 소리 시간차를 넣어 디자인해서, 효과를 제대로 감지할 수 있는 장면(불꽃놀이 사운드라든가)에선 무심코 휘파람을 부는 분도 계실 듯.


아울러 서브우퍼 역시 거의 노는 편이지만, 불꽃놀이 직후의 어떤 중요한 신에서 상당히 재미있는 안배를 해둔 부분이 있으니 이를 충분히 즐기기 위해선 필요합니다. 어떤 부분인지는 작중에서 충분히 느껴보시길 바라며... 요약하면 투명감은 DTS-HD MA에 비해 약간 떨어지게 디자인 된 인상이지만, 밸런스나 분위기감 캐치 면에서는 LPCM 멀티 채널 쪽이 더 좋다고 느껴졌습니다.


* 참고로 이 작품의 스코어에는 군데군데 특이한 잡음이 섞이는데, 이는 오류나 퀄리티 부재가 아니라 의도된 것입니다. 특히 보청기를 사용하거나 청각 장애를 가진 이가 주변에 있다면. 이런 소리들이 들었음이 참으로 배려깊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이 작품은 제목처럼 '소리'에 상당히 공을 들였고, 그 결과가 아주 특이한 형태의 신규음성트랙 'inner silence'입니다. 대사가 전무하며 오로지 BG로만 구성된 이 트랙은, 반드시 멀티 채널로 들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될 정도이며 제대로 재생하면 마치 편안한, 뜨거운 물을 담은 욕조에 잠겨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좀 비약하면 작중의 청각 장애를 가진 여주인공의 심정도 간접 체험할 수 있고.


다만 정발판에 일본판에는 있는 DTS 헤드폰: X 사운드가 제외된 건 다소 아쉬운 점. LPCM 멀티 채널의 특성을 상당히 그럴듯하게 재현해주는 이 트랙이 없기 때문에, 멀티 채널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분과 본 타이틀에 대한 감상을 공유하는 것이 약간 제약이 있긴 합니다. 정발 제작사가 여러모로 성의를 다한 것은 확실하기에 제반 요건이 여의치 않았던 것이겠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네요.


5. 자막

본 타이틀의 한국어 자막은 본편의 경우 국내 극장 상영 당시의 자막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특이한 점은 스태프 롤에 흐르는 주제가의 자막을 극장과 마찬가지로 우측 세로 자막으로 넣어주었다는 것이며, 이외에 코멘터리 자막 역시 스태프 롤과 섞여 가독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화면 좌측 하단으로 밀어놓는 등 여러모로 배려가 돋보이는 편입니다.


번역 상태 역시 본편은 별 나무랄 데 없이 좋은 자막이며, 오탈자도 눈에 띄지 않아서 거슬림 없이 매끄러운 감상을 보장. 다만 오디오 코멘터리나 서플 전용 디스크는 약간씩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옥에 티라면 옥에 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정리 글은 아래 링크의 게시글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1871939&sca=%EC%A0%95%EB%B3%B4&page=2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1871777

 

6. 총평

이 작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 마음의 전달 등의 주제를 지나치게 무겁게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볍게도 다루지 않는 원작 코믹스를 바탕으로 하여, 쿄애니(와 야마다 나오코 감독 등 스태프)가 그들의 테이스트를 넣어 어레인지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청각 장애인, 집단 괴롭힘, 따돌림 같은 소재를 어떤 식으로 다루는지 그리고 거기서 무엇을 느끼고 얻을 수 있는지 여러모로 생각해볼 거리도 충분히 제공하면서 & 동시에 종합 창작물인 애니메이션에서 더해진 맛도 음미할 수 있는 그런 작품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쿄애니는 이전부터 캐릭터 하나하나의 움직임, 소위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연기'에 대해 깊이 이해한 제작사입니다만 목소리의 형태에선 이것이 극대화되는 것도 특기할만한 점. 깔끔한 수록 퀄리티로 완성된 본 BD를 통해, 이 '연기'와 각종 화면 연출의 의도 등을 느껴가며 즐기신다면 스태프들이 이 작품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또한 얼마나 잘 전달하고 싶었는지도 함께 체험하실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소녀가 불꽃놀이의 소음을 '진동'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을 영상과 음성으로 표현해주는 것은 애니메이션이란 장르가 가진 '창조된, 대리 경험'을 상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130분 동안, 대체로 정적이고 가라앉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지만- 요소요소를 깊이 음미한다면 소위 온천물이 몸에 스며드는 느낌으로 이 작품을 즐기실 수 있으리라고도 생각하고요.


본 BD는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을 충분히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별 다섯에 몇 개 이런 식의 평점을 굳이 매길 필요도 없이, 영상이나 음성 모두 그렇다고 확신합니다. 이런 작품과 타이틀이 국내에 정식 발매되어 개인적으로도 기쁩니다.


 

- 감상 시스템

 

디스플레이: RUNCO VX-11D (3판식 DLP 프로젝터) x Da-lite JKP Affinity (게인 1.3)

참고용 디스플레이: 소니 KDL-46EX700(엣지형 LED 백라이트 LCD)

플레이어: Ayre DX-5(음성 체크용) x PlayStation 3(일반 범용 체크용)

셋팅: 연결 기기 영상 기준 6500K 표준 색역 캘리브레이션, 기타 상세 사항은 별도 문의시 추가 명기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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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7-11-10 12:52:56

감상기 잘 봤습니다.
다만 본문 중 '장애자'를 '장애인'으로만 바꿔주시면... ^^;

WR
5
Updated at 2017-11-10 13:06:38

장애자는 장애를 가진 사람을 비하하는 단어가 아닙니다.(당연하지만 저도 그런 의도로 쓰지 않았고.) 者는 '놈 자'라고 보통 읽지만 '사람 자'로도 읽으며, -자가 비하 표현이라면 예를 들어 학자도 학인으로 바꾸자고 해야 이치에 맞습니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그 쓰임이 '장애인'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룬 것을 감안하여, 말씀해 주신대로 본문 표현도 장애인으로 수정합니다. 80~90년 정도엔 공식 표기가 '장애자'였기 때문에 이를 떠올리고 쓴 감도 있긴 하네요.

2017-11-10 17:17:08

네. 대학때 손짓사랑이라는 청각 장애우 봉사 동아리에 있다보니 이 애니가 좀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더라구요.
솔직히 뭔 내용인지 모르고 패키지가 예뻐서 프리오더에 참여했었거든요;;;;;;;

2017-11-10 14:55:03

풍부한 감상기 잘 읽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소리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느꼈는데요, 멀티채널 시스템이 없는 관계로 일본에서 발매된 디스크로 DTS:헤드폰 X 트랙을 들었는데 불꽃놀이 장면이나 극후반 장면 등에서 극장에서 관람했던 것과 흡사한 경험을 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다음에 감상할 때는 특별음성트랙으로도 들어봐야겠습니다 :-)

WR
2017-11-10 17:28:48

네. inner silence는 멀티 채널로 들으시는 게 가장 좋긴한데, 스테레오 다운믹스로 들으시더라도 편린은 맛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꼭 해당 트랙으로 감상해 보시길.^^

2017-11-10 15:17:04

오랜만에 접하는 다소 무게있는 애니로 감성과 이성을 함께 자극하는 완성도 높은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오래도록 각인될 또 하나의 소장 타이틀이라 여길만 하네요.
이번에도 친절한 고퀄의 리뷰 잘 읽었습니다.^^

WR
2017-11-10 17:29:24

말씀하신대로, 많은 분들께 알리고 추천하고픈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Updated at 2017-11-10 19:48:56

좋은리뷰 감사합니다.

저는 내일 감상예정입니다.

덕분에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WR
2017-11-10 18:53:18

네, 그러면 저도 작성한 보람이 있겠습니다.^^

2017-11-10 20:15:11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타입이 아닌데

주위 추천받아 감상했는데 한번 쯤은  볼만하더군요. ^^

WR
2017-11-10 20:22:50

잊을만 할 때 다시 보시면 또 새로우실 겝니다.^^

2017-11-11 16:49:03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만화로 인상깊게 본 작품인데, 애니는 또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WR
2017-11-11 17:39:05

애니는 애니 나름의 테이스트가 있습니다. 움직임의 연기 외에도 작은 캐릭터와 구성 재해석들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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