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신문기자 다 봤어요 - 일본어의 어려움
어제 한 시간 정도 보고 졸려서 다 못봤습니다.
이제 다 봤네요.
영화 내용은 차치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한때 동경했던 일본의 이미지
- 세련된 건 잘 모르겠지만, 깔끔하고 잘 정돈되었으며 뭔가 차분한 분위기-
가 잘 녹아 있는 영화입니다.
심은경씨는....
신은경씨가 나오는 줄 알고 한참 일본 배우인줄 알고 봤습니다.
그래서 초반에 영어하는 모습 보고 오.. 일본에도 이렇게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배우가 있군 했는데
역시 한국사람!!!
일본어는 한국인 특유의 톤이 있지만 이 정도면 아주 준수한 듯합니다.
실제로 좀 어눌하게 말하는 사람을 보기도 해서...
(물론 남자였지만.... 그래서 처음 봤을 때는 외국인인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영화 캐릭터라고 생각되지만 행동도 평범하지는 않아요.
턱을 앞으로 죽 내밀고 있는 경우가 많고 행동이 뭐랄까.. 좀 '성큼 성큼' 움직이는 느낌?
이 역시 엄청 어색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대학원 생활할 때 많이 봄... 덕후 스타일 ㅎㅎ)
그래서 어색한 말과 행동이 모두 어색하지만 어색하지 않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일본어는 참 어려운 듯해요.
이 장면은 여주와 남주가 처음 만나는 장면인데,
여자는 존댓말, 남자는 평어(반말?)을 구사합니다.
이게 한쪽은 기자고 한 쪽은 관료라는 지위상의 차이인지, 아니면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의 차이인지 잘 모르겠네요(제가 일본 살면서 놀랐던 것 가운데 하나가 방송 다큐 등의 나레이션에서 남자는 반말, 여자는 존댓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그게 어색하지도 않고 자연스러움?!)
그래서 그런지 이게 우리가 직관적으로 느끼는 반말, 존댓말과는 조금 다른 그런 느낌일까나요?
그래서 자막도 저렇게 남자가 반말했는데 친절히 존댓말로 바꾼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보기엔) 초면에는 저렇게 반말을 찍 하다가
둘이 의기투합하여 본격적으로 뭔가를 하려고 하기 시작할 때에는 남자 쪽도 존댓말을 사용합니다.
저도 나름 일본에서 오래 살았었는데
이런 표현 방식을 보면 참 일본어가 우리나라말이라 가까우면서도 먼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상 뻘글이었습니당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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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국 게임 회사 일본 지사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퀘스트 번역 관련 업무 중에 NPC 화자 텍스트만 달랑 와서 이 NPC의 성별과 연령을 파악할 수 있게 외견을 알 수 있는 모델을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한국 개발팀은 바빠 죽겠는데 왜 일을 늘리냐고 화를 내고 급기야는 본사 회장까지 동원되어 왜 그게 필요한지 사유를 제출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본은 한국과 달리 남녀 성별과 연령에 따라 말투가 바뀌며 심지어는 1인칭까지 바뀝니다. 했는데 회장 왈 "야 한국도 달라, 그냥 가" 하더라고요. 결국은 모델 없이 번역해서 모든 NPC가 표준 경어+와타시로 통일되는 드럽게 재미 없는 게임이 나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