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감상기] 굿 셰퍼드(The Good Shephe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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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14 22:22:12
BD 리뷰 시리즈
* 이하 스크린 샷은 클릭시 새창에서 표시되며, 다시 한 번 클릭하시면 1920x1080 으로 표시됩니다.
겨울이 되면 떠오르는 영화란 것은 아마 사람마다 모두 다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론 이 영화를 꼽습니다. 로버트 드 니로 씨가 메가폰을 잡고 맷 데이먼 씨가 주연한 '굿 셰퍼드' 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제가 기억하고 특히 지금 꼽고 있는 것은 특별히 재미있었다거나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거나 하는 이유에서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이 영화를 보게 된 동기부터가 '시간을 때워야겠는데, 마침 약속장소 근처 영화관에서 시간에 맞는 영화가 이거였다.'라는 것이었는데 러닝타임 내내 '이 불순한 동기에 영화의 신께서 벌이라도 내리신 게 아닐까?' 하는 심정으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지루했어요. 제가 영화 보면서 시계를 들여다 본 영화는 손에 꼽는데 이 영화는 그 중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 너무너무 지루해서 기억하고 있느냐? 하긴 Worst라도 극한에 이르면 기억에 남게 마련...아니, 근데 이것도 아닙니다. 사실 이 영화, 처음 영화관에서 볼 때는 그저 지루했지만 후에 DVD로, 그리고 블루레이로 다시 보다보면 여러가지 면에서 감탄하는 데가 있기도 합니다. 국내에 정발되지도 않은 블루레이를 굳이 사다 틀어보고 스크린 샷도 찍고 이렇게 소개하고 있는 것은 그때문으로, 이 영화는 마치 이 스크린 샷의 보틀 쉽 같은 영화입니다. 굉장히 진지하고 지루하고 섬세한 작업을 천천히 해야 하지만 끝나고 나면 남는 것이 있는.
하지만 많은 분들께서 아시는 것처럼 세상에는 첫인상의 법칙이란 것이 있습니다. 첫 인상이 면접 점수의 대부분을 좌우하는 것처럼, 영화와 그 타이틀의 구매도 비슷한 데가 있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 재미없다면 그것을 디스크 매체로까지 구해다 다시 본다는 건 거의 상상도 하기 어렵지요.
그런데 제가 이 영화를 기억하고 말씀드리게 된 건, 이 영화의 최후반부에 나오는 어떤 대사 때문이었습니다. 아래 인물은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요 소재인 미국의 정보기관 CIA에 새로운 국장으로 취임한 양반으로, 이 사람이 다음과 같은 대사를 합니다.
* 이 샷은 따로 커지지 않습니다. 화질보다는 대사가 중요해서^^
"전에 어느 의원이 묻더군. 왜 CIA를 칭할 때 정관사(The)를 안 붙이냐고."
주인공이 잠자코 있는 사이, 이 신임 국장은 덧붙입니다.
"난 되물었지. '신(God)이란 단어 앞에 정관사를 붙이냐고."
...이 말이 실제로 그러한 것인지 아니면 영화를 위해 만든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쨋든 이 대사 하나 때문에 이 영화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국내에 DVD가 발매된다는 소식을 듣자 사서 다시 볼 마음도 생겼고 그렇게 다시금 보다보니 좀 더 귀한 점을 많이 찾아낼 수 있어서 이후엔 생각날 때면 보게 되었네요.
조금 과장을 보태서, 이 대사 전 2시간 20분 가까이 보여준 영화의 모든 내용들이 이 대사를 빛나게 하기 위해 존재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맷 데이먼 씨가 분한 주인공이 묵묵히 행한 모든 일들, 그리고 벌어진 일들, 앞으로 하게될 일들이 모두 감히 신을 끌어다 댈만한 조직을 위한 것이었으므로.
이 영화의 BD 화면 퀄리티는 좋은 편입니다. 세세한 디테일을 잘 살려놨고 차분한 컨트라스트 및 과장하지 않는 미덕을 가진 화면이 영화의 묵직한 내용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개의 리마스터가 잘 된 BD를 보면 그러하듯이, 이 영화의 BD도 DVD와 비교하면 한눈에도 더 또렷함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DVD의 그 '흐릿하고 잘 안 보이는' 것이 이 영화에 어쩌면 더 잘 어울리는 화면빨이 아닐까? 싶은 감상도 있긴 합니다. 어쨋든 깊은 곳을 들여다 볼 수 없는 정보기관과 그에 종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보니 속속들이 잘 보이는 BD가 너무 '잘 보이는' 게 아닐까 싶다는 것. 오래전 이 영화를 감상했던 영화관 설비가 아주 별로여서 화면빨이 정말 안 좋았는데 그게 영화랑 매칭 한 번 좋다 하고 속으로 냉소했던 기억을 새삼 떠올리니 더 그렇습니다.
뭐 언제나 그렇듯이 시답잖은 제 감상이야 어쨋거나(^^;) 국내에도 이 영화의 BD가 발매되어 많은 분들이 한 번쯤 이 묵묵한 내용을, 좋은 퀄리티의 영상과 음성으로 즐기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사실 상당히 '지루한' 타입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곱씹어 보시면 꽤 괜찮은 맛이 우러나기도 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DVD로든 아니면 어렵사리 BD로든, 한 번 접해보시면 어떠신가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본 영화의 BD는 유럽 5개국에 출시되어 있으며 개중 가장 접하기 쉬운 통로로는 북미 아마존의 네덜란드 수입반을 권해드립니다. (다만 아쉽게도 어느 국가의 출시반에서도 한글 자막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겨울이 되면 떠오르는 영화란 것은 아마 사람마다 모두 다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론 이 영화를 꼽습니다. 로버트 드 니로 씨가 메가폰을 잡고 맷 데이먼 씨가 주연한 '굿 셰퍼드' 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제가 기억하고 특히 지금 꼽고 있는 것은 특별히 재미있었다거나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거나 하는 이유에서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이 영화를 보게 된 동기부터가 '시간을 때워야겠는데, 마침 약속장소 근처 영화관에서 시간에 맞는 영화가 이거였다.'라는 것이었는데 러닝타임 내내 '이 불순한 동기에 영화의 신께서 벌이라도 내리신 게 아닐까?' 하는 심정으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지루했어요. 제가 영화 보면서 시계를 들여다 본 영화는 손에 꼽는데 이 영화는 그 중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 너무너무 지루해서 기억하고 있느냐? 하긴 Worst라도 극한에 이르면 기억에 남게 마련...아니, 근데 이것도 아닙니다. 사실 이 영화, 처음 영화관에서 볼 때는 그저 지루했지만 후에 DVD로, 그리고 블루레이로 다시 보다보면 여러가지 면에서 감탄하는 데가 있기도 합니다. 국내에 정발되지도 않은 블루레이를 굳이 사다 틀어보고 스크린 샷도 찍고 이렇게 소개하고 있는 것은 그때문으로, 이 영화는 마치 이 스크린 샷의 보틀 쉽 같은 영화입니다. 굉장히 진지하고 지루하고 섬세한 작업을 천천히 해야 하지만 끝나고 나면 남는 것이 있는.
하지만 많은 분들께서 아시는 것처럼 세상에는 첫인상의 법칙이란 것이 있습니다. 첫 인상이 면접 점수의 대부분을 좌우하는 것처럼, 영화와 그 타이틀의 구매도 비슷한 데가 있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 재미없다면 그것을 디스크 매체로까지 구해다 다시 본다는 건 거의 상상도 하기 어렵지요.
그런데 제가 이 영화를 기억하고 말씀드리게 된 건, 이 영화의 최후반부에 나오는 어떤 대사 때문이었습니다. 아래 인물은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요 소재인 미국의 정보기관 CIA에 새로운 국장으로 취임한 양반으로, 이 사람이 다음과 같은 대사를 합니다.
* 이 샷은 따로 커지지 않습니다. 화질보다는 대사가 중요해서^^
"전에 어느 의원이 묻더군. 왜 CIA를 칭할 때 정관사(The)를 안 붙이냐고."
주인공이 잠자코 있는 사이, 이 신임 국장은 덧붙입니다.
"난 되물었지. '신(God)이란 단어 앞에 정관사를 붙이냐고."
...이 말이 실제로 그러한 것인지 아니면 영화를 위해 만든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쨋든 이 대사 하나 때문에 이 영화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국내에 DVD가 발매된다는 소식을 듣자 사서 다시 볼 마음도 생겼고 그렇게 다시금 보다보니 좀 더 귀한 점을 많이 찾아낼 수 있어서 이후엔 생각날 때면 보게 되었네요.
조금 과장을 보태서, 이 대사 전 2시간 20분 가까이 보여준 영화의 모든 내용들이 이 대사를 빛나게 하기 위해 존재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맷 데이먼 씨가 분한 주인공이 묵묵히 행한 모든 일들, 그리고 벌어진 일들, 앞으로 하게될 일들이 모두 감히 신을 끌어다 댈만한 조직을 위한 것이었으므로.
이 영화의 BD 화면 퀄리티는 좋은 편입니다. 세세한 디테일을 잘 살려놨고 차분한 컨트라스트 및 과장하지 않는 미덕을 가진 화면이 영화의 묵직한 내용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개의 리마스터가 잘 된 BD를 보면 그러하듯이, 이 영화의 BD도 DVD와 비교하면 한눈에도 더 또렷함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DVD의 그 '흐릿하고 잘 안 보이는' 것이 이 영화에 어쩌면 더 잘 어울리는 화면빨이 아닐까? 싶은 감상도 있긴 합니다. 어쨋든 깊은 곳을 들여다 볼 수 없는 정보기관과 그에 종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보니 속속들이 잘 보이는 BD가 너무 '잘 보이는' 게 아닐까 싶다는 것. 오래전 이 영화를 감상했던 영화관 설비가 아주 별로여서 화면빨이 정말 안 좋았는데 그게 영화랑 매칭 한 번 좋다 하고 속으로 냉소했던 기억을 새삼 떠올리니 더 그렇습니다.
뭐 언제나 그렇듯이 시답잖은 제 감상이야 어쨋거나(^^;) 국내에도 이 영화의 BD가 발매되어 많은 분들이 한 번쯤 이 묵묵한 내용을, 좋은 퀄리티의 영상과 음성으로 즐기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사실 상당히 '지루한' 타입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곱씹어 보시면 꽤 괜찮은 맛이 우러나기도 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DVD로든 아니면 어렵사리 BD로든, 한 번 접해보시면 어떠신가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본 영화의 BD는 유럽 5개국에 출시되어 있으며 개중 가장 접하기 쉬운 통로로는 북미 아마존의 네덜란드 수입반을 권해드립니다. (다만 아쉽게도 어느 국가의 출시반에서도 한글 자막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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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드니로가 감독인 걸 이제 알았어요...ㅎ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