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인생 영화, 인생 드라마 이런 국적 불명의 단어는 없어져야.
여기가 논문을 쓰는 공간이 아니므로 잡다한 이론은 그냥 건너뛰겠습니다.
언제부턴가 이런 저질 단어들이 우리의 언어 생활을 점령하고 있더군요.
대략 추측해보건대 영어의 life-changing movie 같은 단어에서
한국어로 changing까지 번역하면 이상해지니까 그냥 인생+영화라는 단어 조합으로 쓰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이는 대단히 잘못된 언어 사용입니다.
영어, 서양인들은 명사 중심의 사고를 합니다.
우리는 동사 중심 사고를 해요.
참고로 얼마전에 "창궐"이라는 영화가 있었죠?
이건 원래 한국어식으로 표현하면 "역병창궐" 이런식으로 수식관계가 성립해야 더 자연스럽습니다.
"역병이 창궐했다" 이렇게요.
그냥 난데없이 "창궐" 이딴 제목은 진짜 국적불명의 겉멋든 작명 방식입니다.
안된다고는 말 안할게요. 불법도 아니고요.
그러나 마치 한국사람이 매일 빵이랑 스테이크만 먹다가 물려서 속병나는것과 같이
맞지 않는 옷입니다.
이런 식의 제목은 마치 "insanity", "The unfogiven" 처럼 명사형으로 짧게 표현되는
헐리우드식, 영어식 제목이 멋있어보인다는 기저논리가 작동해서 지어지는겁니다.
서두로 다시 돌아가서
인생에 영향을 주는 아주 감동적이고 영향력이 큰 영화를 표현하는 우리식 방법과 표현은
"최고의 영화, 인생 최고의 영화, 감동적인 영화, 기억에 남는 영화, 인생을 바꾼 영화"
이런식의 동사/형용사+명사와 같은 수식관계가 성립해야 합니다.
인생 영화라는 구성은 한국어의 언어 체계와 상징 조작 체계에 존재하지 않는 표현 방법이에요.
한국어는 동사,/형용사 즉, 고정적인 명사보다는 흘러가는, 상태를 표현하는, 식의 수식이 더 자연스러운 겁니다.
영어에서 조차도 life movie 라는 말이 성립이 안되서 life-changing이라고 동사가 들어가는 마당에
한국어가 한술 더 떠서 아예 명사-명사 조합을 만들어내다니.......말이나 됩니까.
노래고 어디고 영어를 써도 누구하나 이의제기 안 할 만큼
전국민 언어 사대주의가 기본 장착된 것도 넘어서
언어 수준이 아니라 아예 수식 구성의 체계까지 사대주의에 빠져 있는.....
그 어떤 학자도 이런 것을 지적하지 않고, 지적할 능력도 안되는......
그러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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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이란 말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