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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잡담] 2008년 부활한 흑룡회는 뭐하는 단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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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1 12:05:52
흑룡회는 1901년 우치다 료헤이와 하라오카 고타로가 함께 결성한 일본의 극우단체였습니다. 본래 극우 불교단체 현양사를 모체로 하고 있으며, 과거 현양사는 김옥균 등을 지원하여 갑신정변에 간접적으로 개입하기도 했었지요. 흑룡회의 주 이념은 대아시아주의로,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연합이었습니다. 이는 후일 대동아공영권으로 발전하여, 태평양전쟁 전 일본제국의 이념적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흑룡회는 조선에서 송병준과 이용구를 포섭하여 일진회를 결성하였고, 이들을 통해 한일합방 청원운동 등을 전개하는 등 한일병합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런데 한일합방 이전에도 이미 큰 성과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본래 흑룡회는 러시아를 상대로 하는 첩보 및 공작 조직으로, 러일전쟁 개전 전야, 만주에서 러시아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공작 활동을 벌였습니다. 러일전쟁의 일등공신 중 한명인 아카시 모토지로 또한 이 단체의 회원이었습니다.

러일전쟁 후 흑룡회의 활동범위는 점점 넓어졌고, 중국의 쑨원을 지원하고 또 필리핀의 아기날도를 지원하는 등 보다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흑룡회의 지부는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터키, 모로코, 에디오피아, 중남미 등지로 확산되었습니다. 이슬람 세계에서는 이슬람 운동을 지원하면서 서구세력에 대항하는 의식을 키웠으며, 중남미에서는 반미운동 등을 지원했습니다. 심지어 미국 본토에도 진출하여 미국 흑인운동을 지원하면서 미국 사회에 균열을 가하고자 했습니다. 결국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흑룡회의 활동이 발각되어 1942년 관련자들을 체포한 적이 있습니다.  

흑룡회의 회원수 자체는 많지 않았지만 정계와 군부에 유력한 인사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고, 또 만주와 중국 등지에 폭넓은 첩보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일본제국의 비공식적인 첨병이 되어 활약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1945년 패전 후 미군정에 의해 단체는 해산되었고 그들의 활동 또한 금지당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난 2008년, 하라오카 고타로의 증손자 다나카 다케유키가 이 단체를 부활시켰더군요. 이름도 옛 이름 그대로 흑룡회. 일본 위키피디아를 뒤져보니 현재 구 현양사와 흑룡회 멤버들의 유족들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라고 나와있습니다. 이들은 희한하게도 현재 [유라시아주의]를 주장하면서 러시아에도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나카 다케유키 본인부터가 아시아 내셔널리즘 전문가이자 러시아 전문가이기 때문인데 러시아에 학술행사 및 문화교류 등의 사업에 적극적이라고 하네요. 또한 [중국의 봄]이라는 단체를 통해 천안문 사건 이전부터 중국의 반체제 인사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곽조직이 몇 개 더 있습니다. 

아시아신문이라는 기관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또 자유인도태평양연맹(Free Indo Pacific Alliance)이라는 조직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자유인도태평양연맹 웹사이트는 형편없기 그지 없으나, 조직이 인상적인데 위구르인이 조직의 수장이며, 그외 티벳인과 몽골인 그리고 대만인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뭔가 그림이 딱 그려지는 거 같은데.... 실제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사실 아시아신문이라는 사이트를 들어가보면 이 또한 굉장히 볼품없습니다. 해당 사이트는 대부분 유료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이며, 기사도 신문이라고 자처하는 것 치고는 뭐 특별한 건 없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지난 행사 등을 소개하는 코너에서 만주국 건국 기념일 및 우치다 료헤이 성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이 있더군요. 우치다 료헤이 성묘나 야스쿠니는 전혀 이상하지 않은데, 만주국 건국기념일도 챙긴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아시아신문 사이트는 여기입니다. : https://www.asia-shimbun.com/

혹시나해서 양 사이트 아시아신문과 자유인도태평양연맹에 들어가서 뭐 특별한 게 있나 싶었는데, 결론은 "딱히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
웹사이트만 보면 되게 영세한 단체처럼 보이는데, 구 흑룡회의 유족과 그의 직계 자손이 차린 단체라면 분명 이보다 더 큰 무언가 있지 않겠나.. 라는 생각입니다. 

뭐 흑룡회가 다시 부활했다고해서 해서 [일본회의]와 어떤 차별성이 생길지 의문이긴 하지만요. 

그나저나 미국이 내세우는 인도태평양전략의 공식명칭은 Free and Open Indo Pacific Initiative은데... 얘네가 주장하는 건 여기서 Open이 빠지고, Initiative가 Alliance로 바뀐건데.... 이게 어떤 의미일지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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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20-08-01 13:35:43

언젠가는 일본과 다시 군사적 걸등/충돌이 생길텐데
그전에 북한과 통일 한국이 되어 있어야 할텐데~
갈길이 멀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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