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집이 경매로 넘어가 길거리에 주저 앉는 상황인데 아들넘들 반응.
한동안 파산 관련 글로 많이 위로를 받았었습니다.
법인파산은 면책 과정중이고 개인파산은 아직 선고만 받았습니다.
끝없이 계속 되는 일이네요.
각설하고
법원경매를 통해 집이 날아가는 상황입니다.
어제 아들 두넘에게 얘길 했습니다.
중1, 초5
아빠가 망한거 알제?
이집에서 더 이상 못산다.
단칸방으로 이사를 해야 할 듯 싶다.
괜찮겠나?
이렇게 물었더니
증1 아들넘은 짜증을 내더군요.
"몰라요. 알아서 하세요"
이러면서 자릴 피해버립니다. 요즘 저랑 말도 잘안하고
완전 사춘기네요. 얘기 쫌 할려구 방에 들어가면
무조건 나가라고 하면서 있는 없는 짜증을 부리는데 대화 자체가 진행이 안되서
약간은 포기한 상황입니다.
초5 아들넘은 그대로 옮겨보면
"오..재밌겠는데요. 몇평 정도예요"
헛 웃음만 나더군요.
사실 단칸방으로 갈지
모친집으로 갈지
월세로 방 두칸짜리라도 갈지
아무것도 결정 된것도 없습니다.
나중에 충격 완화 차원에서라도 미리 운을 띄운 것뿐인데
두넘의 현재 상태랑 딱 맞아 떨어지는 반응이네요.
엄마는 아빠랑 이혼하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 보는상황이라
남이랑 다를것도 없고.
혼자서 덩치만 큰 이 아기들을 아찌 감당해 나갈지.
재밌겠다는 둘째 넘은 아빠를 위로 할려고 그런건지
"에이..아빠 괜찮아요."
그러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데
위로가 되더군요.
쓴웃음과 어이없음에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집디다.
아직 시작도 안한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뭘랄까요.
그걸 확인했다고 할까. 사업실패를 감당하기엔 짐이 꽤나 무겁기도 하고
내 그릇이 아직은 안되는 구나 싶기도 하고
아들 넘 한마디에 이렇게 흔들리는거 보니 아직 멀었다 싶기도하고.
사족
이넘들이 한달 식비가 제일 많이 드는것 같아요.
호식이두마리를 시켜도 한마리 추가해야 하니 저 포함 3마리는 먹어야 합니다.
다른 브랜드 닭은 상상도 못하죠.
가끔 회사 사장이 배민 선물권 5만원 짜리 주면 그걸로 피자를 시켜도 23천원 짜리
2개를 시켜 먹으면 저는 2조각정도..나머진 뭐 10분도 안걸려요.
한참 먹을때 인데 어제도 계란 삶아 놓은거 30개를 하룻밤에 다 먹더라구요.
대단하다 싶어 오늘 또 한판 삶아줄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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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그리 힘드신 상황인데,
아드님 걱정하시는 말씀보니,
마음이 따뜻하신 분 같습니다.
항상 나쁠 수도 없고,
항상 좋을 수도 없겠죠.
마음 강하게 먹고, 다시 홧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