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집에서 먹은 로제 닭도리탕
우선, 저는 "닭볶음탕"이라는 이름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닭을 볶는 과정이 1초도 들어가지 않고 오로지 끓이기만 하는 요리를 볶음탕이라고 하는 건 말이 안되죠.
오히려 "도리다"에서 나온 이름이라는 설을 지지하기 때문에 "닭도리탕"이라는 이름을 쭉 쓰고 있습니다.
요즘 "로제"라는 이름이 붙은 음식들이 많죠.
사실 전 한번도 이 "로제" 머시기라는 음식 종류를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백종원 씨가 몇몇 출연자들과 군부대, 소방서, 교도소 등을 다니며 단체를 위한 식사를 만들어주는 "백패커"라는 프로그램 중 청송 교도소의 교도대원들에게 이 "로제 닭도리탕"을 만들어주는 걸 본 마나님이 집에서 한번 만들어 주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동네 마트에 가서 닭고기와 휘핑크림을 사다 대령했습니다.
로제 닭도리탕이란 게 별거 없더군요.
그냥 닭도리탕에 휘핑크림을 넣으면 끝.
대용량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서 매일유업에서 나온 250ml 짜리 한 팩을 따면 절반 정도만 넣어도 남았습니다.
(나중에 따로 먹으려고 두 팩을 샀습니다만...)
그렇게 해서 준비된 로제 닭도리탕입니다.
국물이 좀 뿌연 게 늘 보던 닭도리탕의 벌건 국물과는 다르죠.
오른쪽이 크림을 넣지 않은 오리지널 닭도리탕이고요.
일부러 비교해 보려고 둘로 나눠 하나는 크림을 안넣었습니다.
와... 그런데 이거...
정말 맛있습니다. 생크림만 조금 넣었을 뿐인데...
마치 서양맛이 생각나는 닭도리탕이라고 할까요?
뭔가 외국 식당에서 먹어본 듯한 맛이 나더군요.
먹다보니 정작 닭고기 보다는 국물이 더 맛있습니다.
국물을 밥에 넣어 먹어보니 정말 대박입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똑같이 매운 양념에 닭고기를 넣는 대신 치킨 스톡에 감자, 당근 등 야채와 휘핑크림을 넣고 끓이면 맛있는 치킨 스프? 치킨 스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빵 찍어 먹으면 맛있겠다는 생각...
아무튼 "로제" 이름이 붙은 음식의 첫경험인데 매우 성공적입니다.
마나님에게 "다음엔 김치찌개에도 한번 크림을 넣어보자"고 했습니다.
암튼 로제 닭도리탕, 강추입니다.
PS : 닭도리탕에 넣고 반 이상 남은 휘핑 크림, 어차피 개봉한 거 남길 수도 없고 어떤 맛인가 궁금해서 그냥 꿀떡꿀떡 다 마셨는데...
이것도 대박이네요.
제가 평소 우유 먹고 설사를 한다거나 하질 않는데, 밥 다먹자마자 배가 꿀꿀하더니 화장실을 4번 들락거리며 대장내시경 약 먹은 것 마냥 좍좍...
오늘 바로 대장 내시경 받으러 가도 될 뻔 했습니다.
몇년 전 장염에 한번 걸려 며칠 음식도 못먹고 장을 다 비워낸 이후 체중도 좀 줄고 화장실 볼일도 좀 좋아져서 '가끔 장염 한번씩 걸리면 장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앞으로 뭔가 장을 좀 비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휘핑크림 한 팩 사서 먹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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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습니다 ㅜㅜ 맨날 배달 음식인데
집 밥 먹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