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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썸머타임 킬러 (Un Verano Para Matar) OST - Luis Enrique Vacalov, Sergio Bardotti

홍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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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5
2020-12-22 00: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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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아사시 감독의 <썸머타임 킬러> 는 거지발싸개 같은 작품이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3국 합작이라는 것에서 몰려오는 불안감 (이 시절에는 몇개국 합작 영화를 어필할수록 불안감이 더했다.) 에 부응하는 무성의한 줄거리와 어이없는 상황전개는 지금 보면 실소가 터지게 만든다. 

 

희한한 것이, 합작했던 국가에서는 극장 개봉했다 철저하게 망해서 묻혀버린 작품인데 유독 한국, 특히 일본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이탈리아판 DVD가 리마스터링 되었다고 하지만 20분 정도 짧은 버전이라 원본 보기가 힘들다.) 아무리 70년대 한국이 박정희 정부의 외화수입규제로 인해 볼 수 있었던 외국영화들이 두자리 수에 불과했더라도 이게 그 시절 추억의 명화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점은 굉장히 의문스럽다. 주연배우인 올리비아 허시와 크리스토퍼 미첨의 미모 덕이 크겠지만, 굳이 박박 긁어서라도 장점을 찾아보자면 미첨이 도시와 시골마을의 멋진 풍경 아래 바이크 액션이랍시고 동춘서커스 발끝에도 못 미치는 허겁지겁 몸놀림을 보여주는 것마저 그 시절엔 로망이었을 것이며.. 지금 보면 스톡홀름 증후군 환자인 올리비아 허시는 작품 속 친아버지란 양반이 딸이 아니라 무슨 애인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오죽하면 자길 납치한 크리스토퍼 미첨의 상처입은 고양이같은 모습에 빠져들었을까 이해해보게 된다. 주인공 남녀를 찾는 노형사 칼 말덴이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 이들의 행복을 빌어주는 전개는 유일하게 덜 거지발싸개 한데다 은근 감동적이다. 군인이 지배하던 시절, 방황하던 반도의 청춘들에게 <썸머타임 킬러> 속 칼 말덴 선생은 바람직한 아버지상 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당대 청춘들의 감성을 건드렸던 무언가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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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타임 킬러> OST는 루이스 바칼로프와 음악 프로듀서 세르지오 바르도티가 담당했다. 루이스 바칼로프는 한국에서 리즈 오르톨라니와 더불어 ‘엔니오 모리꼬네' 로 묶이는 굴욕을 당하곤 했다. 그럴만도 했던 것이, 두 사람이 이탈리아 웨스턴 영화음악도 간간히 담당했는데 모리꼬네 임팩트가 워낙 컸고, 모리꼬네가 작업한 웨스턴에 출연한 배우들 (리 반 클리프 같은..) 이 다른 감독의 웨스턴에 나오며, 그런 작품들이 개봉 당시 한국에 정보가 충분치 않아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루이스 바칼로프가 한국 사람들에게 영화음악으로 이름 석자를 각인시킨 작품은 90년대에 작업한 <일 포스티노> 에 이르러서였다. 정작 그 작품으로 모리코네보다 음악상은 먼저 타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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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타임 킬러> OST는 작품 전체에서 유일하게 고급진 존재감을 뽐내는데, 역시 전체 사운드트랙은 일본에서만 발매됐다. 루이스 바칼로프는 작품에서 두 개의 곡을 썼다. 모두 파워풀한 록 스코어로 'The Summertime Killer' 와 'Motorcycle Circus' 다. 이 중 후자는 <킬 빌 Vol.2>에서 인상적으로 삽입된 바 있다. 당시 이탈리아 영화들이 장르 구분 없이 서정적인 멜로디를 집어넣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 작품도 사랑이야기가 있다보니 정작 유명해진 곡은 'Run And Run' 과 'Like A Play' 다. 비트볼 레코드에서 복각된 이 CD는 개봉 당시 해외에서 발매된 싱글 앨범, 일본판 OST 보다 더 많은 곡들을 수록하고 있다. 앨범을 들으면 작품이 아무리 형편없어도 음악이 좋으면 한 50% 정도는 비호감적인 감정이 줄어들어 새삼 놀라게 된다. 크리스토퍼 미첨과 올리비아 허시가 수영복만 입고 나와줘도 용서가 안 될 판인데.. 음악의 힘은 참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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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고핫
1
2020-12-21 15:55:19

저는 어릴때 순전히 올리비아 핫세 때문에 이 영화를 봤는데,

영화 내용은 전혀 모르겠고..

크리스미첨이 용달차(?) 뒷자석을 터서 오토바이를 실고 다니다 윙~ 하고 튀어나오는 장면이 너무 멋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ㅋ

WR
홍준호
2020-12-22 04:44:11

약간 거기서 오는 뽕이 차오르는 작품이죠. 하하. 줄거리는 올리비아 허시가 납치범 크리스토퍼 미첨을 동정하다 사랑에 빠지고, 미첨을 쫓던 노형사 칼 말덴이 어쩌다가 두 사람을 축복해 준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입니다.

고핫
2020-12-22 04:51:51

감사~ 

핫세가 아니고 허시로 발음해야 되는군요. 워낙 익숙했던 발음이라. 썸머타임 킬러 (Un Verano Para Matar) OST - Luis Enrique Vacalov, Sergio Bardotti

비마 123
1
Updated at 2020-12-21 16:12:54

섬머타임킬러 중학교 시절에 변두리 3류 영화관에서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다만 당시 크리스 밋첨(내 기억으로는 주인공 이름이 크리스 밋첨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틀렸을 수도 있음)의 상대역 배우로 나온 남자가

 

검은 머리의 동양인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악역으로 나와 서양인인 크리스 밋첨에게 당하는 장면은

같은 동양인으로서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나는 지금도 동양인이나 유색인종이 악역으로 나와

서양인이나 백인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내용의 영화는

 

무조건 싫어합니다.

WR
홍준호
2020-12-22 04:51:32

아 맞으십니다. 다들 줄여서 크리스 밋첨으로 불렀었죠. 말씀하신 부분은 오래된 작품이 지닌 한계일 겁니다. 이 작품이 1972년에 개봉했고 그 때는 이소룡 선생도 팔팔하게 살아계실 때라.. 양놈들이 다 그렇죠 뭐.

뭉크
1
2020-12-21 23:58:47

미사탱고가 너무 좋아 바칼로프의 음반을 모으다가 '섬머타임 킬러' 도 손에 넣었는데

네...추억의 영화더군요.

본 건 아니고 포스터 붙은 것을 감명 깊게 본 기억이 있었네요. 아마 올리비아 허쉬 때문인 걸로

WR
홍준호
2020-12-22 15:08:45

그러고 보면 콜라주나 그림으로 표현하던 예전 포스터가 어떻게 보면 궁극 뻥구라쟁이들의 영역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도 일본판 포스터 보면 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키는 외국 첩보원이 그려져있지 않나.. 하지만 올리비아 허쉬는 존재 자체만으로 진실이긴 했죠.

센스빌리
1
Updated at 2020-12-22 04:04:38

올리비아 허시.. 저같은 아저씬 발음적응이 안되네요.ㅜ

WR
홍준호
2020-12-22 04:44:50

사실 저도 핫세가 더 익숙합니다만 좀 더 정확한 영어발음은 허시라고 하길래 일단은 적응 중입니다. 하하.

RoadToYou
1
2020-12-22 04:41:24

Luis Enriquez Bacalov는 70년대초 이태리 프록의 고전이라 할수있는 작품들의 편곡과 지휘를 맡아서 락과 클래식의 멋진 만남을 주도하셨죠! New trolls의 concerto grosso, Osanna의 milano calibro 9, Il rovescio della medaglia의 contaminazione 그리고 claudio baglioni 등 여러 뮤지션들의 오케스트레이션에 참여하셨죠. https://youtu.be/D_VKfMJb6_g

이졸테
1
2020-12-22 09:13:26

오잔나의 이 곡을 여기서 만나니 참 반갑네요.

오래전 전영혁씨가 라디오를 진행할 때 카세트 테이프에다 전곡을 녹음해서 듣던 기억이 새록합니다.

 

마치 바람이 퀭하니 불어오는 사람없는 텅 빈 공항에 혼자 내린듯한 아련한 분위기와 

격정적인 기타사운드가 미치도록 좋았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네요......

 

WR
홍준호
2020-12-22 15:12:54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서야 루이스 바칼로프가 뉴 트롤스와 깊은 연관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었습니다. 안 그래도 상당히 놀랐었지요. 

이졸테
1
2020-12-22 09:16:24

저도 이 밸범을 lp로 가지고 있는데요...

생각보다 주제곡 이외에도 건질 곡이 많아서 좋아라 했습니다.

제가 중학생때 제 집에 세살던 형의 손을 잡고 같이 보았던 영화인데요.....

그 어릴 때는 크리스 미첨의 오토바이 액션이 그렇게 신났었는데, ㅠㅠㅠ

 

올리비아 허시는 영원한 우상이었죠. 단지 영화 한편으로 말입니다.

근데 이 영화에서도 그녀의 미모는 여전히.. 영화와는 상관없이, 아름답습니다.

.....

'

WR
홍준호
2020-12-22 15:11:44

하하. 그렇긴 하지요. 올리비아 허시 여사는 사실 썸머타임 킬러로 기억되는게 좀 아쉽기도 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야 그녀의 연기 + 완성도를 논하는데 있어서 대표작이라고 할만한데, 개인적으로는 썸머타임 킬러보다는 나사렛 예수, 싸이코 4에서 보여준 연기가 인상깊었습니다. 비중이 적긴 하지만 부활의 날도 좋았고요. 

aretepia
1
2020-12-23 02:13:01

 어느 토요일 저녁, 주말의 명화로 '썸머타임 킬러' 가 예정되어 있었고 무려 '올리비아 핫세'누님이 주연이라 어린 마음에 꼭 보고자 졸린 눈을 비비며 기다렸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방영이 취소되고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된 기억이 있네요.....썸머타임 킬러 (Un Verano Para Matar) OST - Luis Enrique Vacalov, Sergio Bardotti

WR
홍준호
2021-01-12 10:24:58

음. 여러모로 안타까운 소식이군요. 올리비아 허시 여사가 그 시대 위정자들을 불편하게 하셨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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