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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L 신세시스 SDP-55 리뷰 | 극장의 소리를 홈시네마에서 울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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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9 13:03:02

글 : johjima (knoukyh@korea.com) 
 

극장의 소리를 홈시네마에서 울리자, JBL 신세시스 Synthesis

본 소개문은 JBL의 AV 프로세서, 중 SDP-55라는 제품에 대해 필자가 경험하고 알아본 바를 토대로 전달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다만 그렇다 해서 그 시작을 JBL이라는 메이커의 업력이나 특성을 미주알고주알 소개하는 데 할애하고 싶지는 않다. 이는 필자가 별나게 불친절해서가 아니라 한국 사람에게 김치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듯이, AV 유저들에게나 하이파이 유저에게나 소위 ‘소리 좀 들어봤다’는 모든 사람에게 JBL은 너무나도 유명하고 익숙한 메이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마디로 김치라 해도 배추김치/ 총각김치/ 나박김치가 모두 그 모양과 형태는 다르므로, 그 JBL의 신세시스Synthesis 브랜드에 대해 우선 이야기하는 것이 반드시 시간 낭비는 아닐 것이라 믿는다.


JBL 신세시스는 ‘극장용 시네마 사운드를, 되도록 그 형태로 가정에 이식한다’는 구호 아래 성립한, 하만 그룹의 럭셔리 프리미엄 홈 시네마 브랜드이다. (JBL은 하만 그룹에 속해 있다.)

하지만 많은 AV 유저들이 체감하듯, 극장과 가정은 그 환경이 다르고 따라서 사운드 체감의 전제 역시 크게 다르다. 간단히 말해서 극장에서 울리는 그 사운드를 1/10도 안 되는 면적의 가정에서 그대로 울리게 한다면, 그건 그냥 시끄럽고 거칠고 사나운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신세시스가 추구하는 ‘이식’은, 그 극장의 사운드를 잘 길들여 가정에서도 ‘같은 감각’으로 울리게끔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신세시스는 JBL의 지휘하에 같은 하만 그룹에 속한 렉시콘- 과거 우수한 홈 시네마 사운드 퀄리티로 명성이 높았던 그 렉시콘- 을 필두로, 많은 연구자 및 여타 메이커와도 합작 개발한 제품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다.

AV 프로세서 SDP-75, SDP-55 그리고 AV 리시버 SDR-35

그리고 그 JBL 신세시스가 2021년 현재, 홈 시네마 시장에 투입하고 있는 ‘AV 중앙 제어 기기’는 총 3종이다. 

이들 중에서 이번에 필자가 직접 소개하는 SDP-55는 본문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먼저 SDP-75와 SDR-35에 대해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겠다.
 
⚫ AV 프로세서 SDP-75
 
SDP-75는 프랑스 메이커 트리노브의 플래그쉽 AV 프로세서인 Altitude 32를 베이스로, JBL이 합작 개발한 현 JBL 플래그쉽 AV 프로세서이다. 

이 기기의 장점은 최대 32채널을 하이엔드 클래스 퀄리티로 핸들링 가능한, 현 가정용 최고급 AV 프로세서 중 하나라는 것. 이 이상 다른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다만 그 복잡한 설정(단적인 예로 이미 릴리즈 된 펌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것조차 사용자가 마음대로 할 수 없고, JBL에 메일을 보내 온라인으로 조치해 주길 기다려야 한다!)과 국내 판매가 3천만 원이 넘는 가격은, 평범한 AV 유저들에게 부담스러운 요소.

⚫ AV 리시버 SDR-35
SDR-35는 JBL과 마찬가지로 하만 인터내셔널 계열사인 미국 렉시콘과 JBL이 합작 개발한, 최대 16채널 지원 AV 리시버(내장 파워는 7채널분)이다.

이 기기는 렉시콘의 하이 퀄리티 프리 프로세서 + 아캄(Arcam)의 G 클래스 파워 앰프를 담아 JBL의 튜닝을 가미했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그 결과 다양한 AV 멀티채널 디지털 사운드 포맷을 지원하면서도, 하이파이 스테레오 사운드 역시 좋은 퀄리티로 들려준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 필자가 직접 경험해 본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품임은 틀림없다.

AV 프로세서 SDP-55

그리고 이번에 필자가 직접 청음하여 소개하는 SDP-55는, SDR-35와 마찬가지로 렉시콘의 설계를 모태로 삼아 개발된 AV 프로세서이다. 

이 제품이 SDP-75 및 SDR-35와 비교할 때 갖는 강점은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최대 16채널 RCA & XLR 출력 지원 프로세서

SDP-55는 최대 16채널을 지원하는 AV 프로세서다. 일반적인 AV 유저들에게 익숙한 데논, 마란츠, 야마하, 온쿄, 파이오니아 등의 제품이 아직 최대 13채널에 머물러 있고, 개중에서 분리형을 원하는 유저들은 선택 범위가 더 좁아지는 것에 비해 vs SDP-55는 16채널을 지원하는 AV 프로세서이다. (중요하니까 두 번 말했다.)

필자는 ‘16채널’을, 일반적인 AV 애호가가 완전히 골수 마니아로 나아가는 경계선이라 본다. 돌비 애트모스 9.1.6이나 7.1.8 구성이 가능해지는 이 수준까지 올라가면, 마치 구름 위의 세계를 보는 기분으로 새로운 경지를 체험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동시에 광대한 전용 룸 혹은 소극장 레벨이 아닌,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이즈의 전용 룸이나 거실에서 꾸릴 수 있는 최대 권장 한계 역시 16채널이라 본다. 

말하자면 SDP-55는 ‘일반적으로 효용성을 갖는’ AV 멀티채널의 끝단을 짚은 것이다. 단지 이건 동생 SDR-35도 마찬가지지만, 대신 전용 기판으로 배려한 풀 밸런스 프리 출력은 SDP-55만 지원한다. (SDR-35는 언밸런스 출력 only) 

SDP-75보다 낮은 가격

전술한대로 JBL 신세시스의 플래그쉽 AV 센터 머신은 SDP-75 AV 프로세서이다. 다만 그 SDP-75는 돌비 애트모스 가정용으로 구사 가능한 최대 채널을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그 한편으로 가격이 SDP-55의 세 배가 넘는다. 이를 근거로 추리해 보면, JBL이 SDP-55에 부여한 포지션은 ‘일반적으로 필요한 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만큼만 비용을 받는다’는 것이리라. 

단, 시장에 출시된 16채널 핸들링 가능 AV 프로세서 중에선 SDP-55보다 저렴한 제품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JBL이 SDP-55에(만) 부여한 강점들이 꼭 필요한 유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수도 있는 법. 이제부터 그 강점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본다.

SDP-55의 특장점 

지원 기능

⚫ Dirac Live
SDP-55에는 Dirac Live, 속칭 ‘디락’이라 불리는 룸EQ 프로그램이 풀 버전으로 탑재되었다.(디락은 단계별로 사용 기능에 제한을 걸고 별도 구매를 유도하는 특성이 있는데, SDP-55의 디락은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버전)


멀티채널을 통제하는 AV 기기는 소수의 축복받은 환경이 아닌 한 대개 룸 EQ를 통한 자동 스피커 핸들링 보정이 필요하며, 때문에 룸 EQ 프로그램 및 측정 장비의 질에 따라서 최종 사운드 체감 편차가 상당히 크게 나는 경우가 많다. SDP-55에 탑재되는 디락은 현 시점에 전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멀티채널 룸EQ 프로그램이며, SDP-55에 동봉되는 우수한 측정 마이크와 함께 최적의 룸 측정 결과 및 각종 수치 적용을 보장한다.

또한 SDP-55는 사용자의 취향에 따른 디락 사운드 커브의 커스텀 역시 지원하며 더불어 복수의 프리셋으로 저장이 가능하다. 이를 이용하여 청취 위치나 재생 컨텐츠의 장르 혹은 환경 변화(ex: 영화 청취용 프리셋, 스크린을 올리고 음악만 들을 때의 프리셋, 커튼 개폐에 따른 프리셋 등등)를 상정한 각종 고유 커스텀 프리셋을 통해, 최적화된 룸 EQ를 적용하는 묘미도 있다.

⚫ Logic 16 Immersion
Logic 16 Immersion은 렉시콘 고유의 최대 16채널 가상 업 믹싱 음장이다. 

최근의 채널 업 믹싱은 대표적으로 ‘DTS 뉴럴:X’나 ‘돌비 서라운드’를 통해 일반적인 AV 유저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지만, 과거 렉시콘이 그 명성을 떨친 이유 중 하나는 이 업 믹싱 기능 면에서도 돌비/ DTS의 그것보다 좀 더 우수한 채널 분리와 공간감을 제공하기 때문이었다.(오랜 AV 마니아라면 멋진 7채널 업 믹싱 경험을 제공했던 Logic 7을 들어본 적이 있으리라.)

SDP-55에는 16채널 버전의 Logic 16이 탑재되어, 2채널 PCM부터 일반적인 돌비 멀티채널까지 다양한 포맷에 적용하여 최대 16채널 스피커를 울릴 수 있다. 물론 동시에 DTS 뉴럴:X나 돌비 서라운드 업 믹서도 내장되어 있으니, 다양한 선택지를 갖고 골라가며 즐기는 재미를 원하는 유저에게는 상당한 메리트일 것이다.

 

⚫ Dante (Digital Audio Network Through Ethernet) 포트

Dante는 본래 방송국에서 수많은 채널을 다뤄야 하는 다수의 미디어 기기(모듈러나 파워 앰프 등)를, 되도록 간단한 연결 케이블로 통합하여 다루고자 만들어진 전송 방식이다. 

JBL이 이 방식에 주목한 이유는, 가정용 AV에서도 핸들링 채널이 많아지면서 특히 프로세서와 파워 앰프를 잇는 인터 케이블이 마구 늘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5.1채널 정도면 만족하던 시대에는 이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요즘처럼 돌비 애트모스다 뭐다 해서 채널 수가 대충 두 배는 늘어난 시대: 특히 SDP-55처럼 최대 16채널씩이나 되면 랙 뒤편에 인터 케이블의 거미줄이 파도치는 걸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더불어 그 비용 역시 케이블 개수와 함께 급증하기 마련.

이에 비해 Dante는 이더넷 RJ45 규격을 채택하고 있으며, SDP-55는 Dante 포트를 사용할 경우 모든 프리 출력 채널을 랜 케이블 한 가닥으로 (같은 Dante 입력 포트가 있는)파워 앰프에 보낼 수 있다. 또한 이렇게 함으로써 기가비트 규격의 디지털 신호를 지연 없이 전송한다는 장점 외에도, 마스터 클럭을 공유하여 클럭 동기화를 통한 퀄리티 재고도 꾀할 수 있는 것이 또다른 강점. 

그래서 Dante를 통한 전송은 특히 대형 AV룸을 운용하는 유저가, 기기 배치에 따른 선재 간의 길이와 신호 손실 여부 그리고 늘어나는 비용의 배분을 고려할 때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2021년 초반인 현 시점에도 컨슈머 파워 앰프 중에선 JBL 신세시스의 파워들만이 Dante 포트를 지원한다는 게 다소 아쉬운데, 일단 여타 메이커들이 차차 Dante 포트를 갖춘 파워 앰프를 발매할 예정이라 하니 계속 그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HDMI 2.0 패스쓰루 (HDR 10, HLG, HDR 10+, 돌비 비전 포함)와 다양한 포맷 지원

대략 2018년 이후에 발매된 대개의 AV 프로세서들이 그렇듯이, SDP-55 역시 HDMI 2.0(b)과 함께 현재 공용 하이 다이나믹 레인지 규격으로 쓰이는 HDR10, HLG, HDR10+, 돌비 비전 모두 패스쓰루가 가능하다.


또한 eARC를 비롯 AirPlay 2, 미디어 서버 및 USB 스토리지 재생, 블루투스(aptX HD 코덱 지원) 기능을 내장한 점 & ROON Ready 지원 기기로서 MQA 풀 디코딩을 지원(펌웨어 버전 1.22 적용 이후)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더불어 Auro3D 및 IMAX Enhanced도 지원하므로, 사실상 현 시점에 AV 마니아들이 기대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탑재하고 대응한다는 것도 강점.

다만 SDP-55를 비롯한 신세시스 브랜드의 모든 기기들에는 아직 HDMI 2.1과 VRR/ ALLM 등 최신 게이밍 지원 기능이 탑재되어 있지 않다. 물론 4K/120Hz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도 플레이어를 TV에 직결 후, eARC를 통해 사운드 신호를 뽑아 SDP-55로 전송은 가능하다.

실제 감상

SDP-55의 실제 시청은 하만 럭셔리 총판을 담당하는 HMG의 시연 룸에서 진행하였다. 당 시연 룸의 사이즈는 가로 6m x 세로 5.5m x 높이 2.4m이며, 시스템 구성 기자재는 프로세서(SDP-55)/ 파워앰프(SDA-7120, SDA-2220)/ 스피커(JBL 인월 SCL-2: 프런트 x 3 & 인월 SCL-4: 기타 채널 & SSW2: 서브 우퍼)까지 모두 원 브랜드로 매칭하여 설정을 마친 7.2.4 시스템이다.


 

아울러 이번 시청은 JBL 인월 타입 스피커들을 비롯하여 모든 기기 구성과 룸 사이즈까지 필자가 늘 리뷰에 사용하는 전용 테스트 룸과는 다른 환경이었기에, 본 항목의 내용도 어디까지나 해당 공간과 세팅 상황에 한정하여 필자 개인의 감상을 기술하는 것임을 덧붙여 둔다.

⚫ 스테레오 사운드
스테레오 사운드 청음은 쉴드 TV를 통해 재생한 유튜브 악곡과, 필자 개인의 청음 디스크들로 진행하였다. 개중 기억에 남은 부분들을 꼽는다면 아래와 같다.

김진호 가수의 ‘가족사진’은 불후의 명곡 중 선보인 가수 본인의 자작곡으로, 2014년 발표된 이래 많은 사랑을 받아왔으며 필자도 당시 방송을 통해 큰 감동을 받았다. 쉴드 TV를 플레이어로 SDP-55가 통제하는 시스템에서 들어본 그 가족사진은, 마이크에 딱 붙다시피 해서 불렀던 그 목소리의 강약과 그에 따라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감성을 상당히 잘 재현하고 있었다.

이어 필자에게는 좀 더 익숙한 오포의 디스크 플레이어를 통해 LPCM 2.0ch 트랙을 재생한 「피가로의 결혼」 4K UltraHD Blu-ray 중 케루비노의 아리아 ‘사랑의 괴로움을 그대는 아는가’(Voi che sapete) 역시도, 비록 가수와 그 보컬 특성은 전혀 다르지만 소리가 상당히 예쁘게 확산되며 뻗어 나가면서도 적절한 무대감과 함께 생생한 맛을 들려주는 것이 매우 즐거웠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최근 필자가 흥미를 가진 명제: 바로 디락 세팅의 차이에 따른 스테레오 사운드 체감차에 대해서도 잠시 테스트해 볼 수 있었다.(필자가 직접 세팅 설계를 할 수는 없었지만, 볼륨은 디락 필터 유무에 따른 체감 볼륨 차이를 상쇄하기 위해 필터 有에서 無에 비해 볼륨 +7인 상태로 시청)

그 결과 디락 필터가 걸린 상태에서 들어본 케루비노의 아리아는 고음의 끄트머리가 상당히 부드럽게 정제된 인상이었고 & 마치 홀 톤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듯 소리가 곱게 울리는 감이 진해졌다. 이에 비해 필터 없이 스피커 레벨 등을 수동 조정한 세팅 하에서는, 울림은 약간 줄었어도 소리가 좀 더 맑아진 인상이었으며 고역이 보다 강렬하게 펼쳐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보통 룸 EQ는 멀티채널 세팅에서 사용자의 수고를 덜어주는 존재쯤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설정에 따라 공간의 미비점을 개선하거나 개인의 취향에 따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진짜 강점이다. 특히 공간 요소를 많이 따지는 혼 스피커를 사용하거나 할 경우 이는 반드시 필요한 강점이며, SDP-55를 통해 체험한 결과 부드러운 플랫함을 지향한 디락 필터 설계는 이 공간과 JBL의 인월 스피커들 조합에 대해 분명 주효하는 인상이었다.

⚫ 멀티채널 사운드
한편 멀티채널 사운드 테스트 역시 쉴드 TV와 오포 UDP를 통해, 필자에게도 익숙한 영화들의 주요 장면을 재생하여 진행하였다.

먼저 돌비 애트모스 사용 기기와 그 유저라면 아마 한 번 이상은 반드시 들어보았을 돌비의 애트모스 데모 디스크는, 주로 빠른 이동감과 정확한 채널 렌더링을 요구하는 장면들로 채워져 있다. 이 데모 디스크를 통해 체크한 SDP-55의 애트모스 채널 통제력은, 이런 점들에서 별다른 문제를 찾을 수 없는 양호한 수준이었다.

다음으로 스타 이즈 본과 보헤미안 랩소디의 돌비 애트모스 트랙을 통해 조용한 보컬부터 라이브 에이드 공연 중의 강력하고 개방감 넘치는 소리의 샤워까지 두루 시청한 결과 역시, SDP-55의 가격을 감안하더라도 납득할 만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비록 필자에게 익숙한 환경과 기자재를 물려 여러 소스를 들어보거나 측정할 수는 없었기에 SDP-55 자체의 솜씨를 완벽하게 평가할 수는 없었지만, 디테일 재현력이 좋았다는 점이나 저중고역에 걸쳐 밀도감이나 밸런스 모두 두루 좋은 느낌을 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이러한 좋은 점들을 종합적으로 들려준 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첫 장면. 초반에 들려오는 환청의 입체감 있는 사운드 이미징과 함께 조용한 사막 정경에서 곧바로 강력한 엔진음을 동반한 대음량의 자동차 추격전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다이나믹 레인지 체감까지, 강약 모두를 아우르는 핸들링 솜씨가 상당했다. 새삼 ‘극장의 사운드를 가정에 이식한다’는 그 모토가 생각나게 하는 즐거운 솜씨.

사실 한 가지 고백하자면 이번 시청에 쓰인 JBL 인월 타입 스피커들이 특히 혼의 능력을 강조하고 있어서, 필자로서는 살짝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 혼은 음압이 높아서 잘 조정만 하면 디테일한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동시에 앰프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잔류 잡음 등)도 크게 들리기도 한다. 따라서 연결한 앰프가 정숙하지 않다면 안 쓰느니만 못한 게 혼인데, SDP-55와 JBL 신세시스 파워들의 조합에서는 적어도 시청 시간 중에 이러한 거슬림을 딱히 감지할 수 없었다.

조작성에 대하여

마지막으로 이 청음에서 필자에게 의외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SDP-55의 편의성이나 조작성이 괜찮았다는 점이다. 

이 (당연해야 할) 것이 왜 인상적이냐 하면, 보통 구미의 AV 기기들은 ‘소리는 좋아도 버그 덩어리에 편의성 제로’라는 인식이 뿌리 깊기 때문이다. 이건 딱히 선입견 같은 게 아니라 실제로도 HDMI 기판을 비롯 멀티채널 핸들링 프로그램 설계에 약한 구미 사운드 기기 업체들의 고질병이고, 리뷰어로서 제법 여러 메이커의 기기를 다뤄 본 필자도 여러 번 확인한 문제인데...

이에 비해 SDP-55는 시청 중 두 개의 HDMI 소스 플레이어에서 + 여러 소스와 각종 음장을 전환해 가며 테스트를 해봤음에도, 별다른 문제 없이 명령을 잘 수행하여 필자를 놀라게(?) 했다. 두 시간에 걸친 청음 시간 내내 사람을 당황시키는 심한 에러도 없고, HDMI 입력단 전환이나 음장 전환 등의 설정 변경도 꽤 빠릿한 모양새였으니.

비록 오랫동안 더 많은 플레이어와 소스를 다뤄 가며 다양한 테스트를 해볼 수는 없었지만, SDP-75나 SDR-35도 이 정도라면 모든 구미의 AV 기기들이 JBL 신세시스를 본받길 바랄 정도였다. 

참고사항

JBL은 자사 선전물을 통해 SDP-55가 a. ESS Sabre 9028 Pro DAC을 활용하여 -120dB의 우수한 신호 대 잡음비 특성을 갖고 있으며, b. 디지털 신호 인풋 지터 통제를 비롯한 여러 안배를 통해, 입력 신호의 왜곡이 적고 선명한 사운드를 들려준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디지털 신호의 지터 통제는 사용하는 플레이어의 상황에 따라, 또한 메이커의 설계에 따라 그 통제 범위에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유저는 종종 그라운드 루프(* 주1 참조)가 걸린 상태의 PC를 플레이어로 사용하곤 하는데, JBL이 이러한 열악한 상황까지 고려하여 디지털 신호 처리를 설계했는지는 이번 청음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 주1: 복수의 장비 사이에 접지를 연결한 지점이 한 군데 이상일 때 발생하는 현상. 접지 경로가 여러 군데가 되면서 루프 안테나로 인해 간섭 노이즈 전류가 다량 발생하고, 연결선에 발생한 저항으로 전압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이 때문에 신호에 노이즈가 섞이게 된다.)

특히 HDMI를 다루는 AV 프로세서에서 디지털 신호 지터 통제는, DAC 회로 설계 및 그 필터 퀄리티 여부와 함께 최종 사운드 출력 퀄리티에 큰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본 제품을 고려하는 마니아라면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기기 및 시스템과 유사한 형태로 본 기기를 시연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홈시네마의 한 지향점

본문 중에도 이미 언급했지만, 본 문면은 필자 입장에선 마치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나 지인에게 이야기하기 위해 편하게 시청한 바를 적어본 것이다. 그래서 보통은 언제나 결론 부분에 요약해서 적는 장점과 단점도, 따로 열거하지 않는다. 


대신 그만큼 편한 마음으로 결론을 내리자면. 약 2시간 가량 SDP-55가 통제하는 JBL 원 브랜드 시스템이 들려주는 사운드는 필자를 꽤 즐겁게 해주었다. 특히 SDP-55는 JBL 신세시스가 추구하는 이상: ‘극장 사운드를 집 안으로 이식한다’는 측면에 무게를 두었으며, 동시에 기능이나 편의성도 도외시하지 않은 균형 감각을 가진 제품이었다는 점을 잘 알 수 있었고 말이다.

일반적으로 홈 시네마 전용 기기에 주력하는 메이커들은 처음부터 아예 ‘홈 시네마 규격에 맞는 아담한 스케일과 아기자기함을 강조한 소리 출력’을 추구하면서 다양한 기능과 편의성을 전면에 내세워 승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비해 JBL 신세시스가 추구하는 바는 그 결이 다르다고 생각된다. 물론 어느 쪽이든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어느 한쪽만을 즐기기보다는 다른 쪽도 함께 경험하여, 자신에게 더 맞는 사운드를 찾아가는 것도 즐거운 취미 생활을 위한 한 방식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JBL 신세시스의 SDP-55는, 이런저런 많은 기기를 경험한 필자에게도 꽤 ‘재미있는’ 제품이었다. JBL이 홈 시네마에서도 앞으로 그 명성에 걸맞은 제품들을 계속 선보이기 바란다.

  • 발매일 : 2021년 3월
  • 판매처 : HMG 홈시네마 디자인
  • 가격 : 10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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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3-19 13:24:46

흠 JBL 이 시리즈로 16채널을 꾸민다면
5000은 가뿐히 넘겠네요
언제 시간되면 청음 한번 해보고 싶긴 합니다 ^^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2021-03-19 13:31:54

관심 있는 제품이었는데 리뷰 잘 보았습니다.
혹시 로직16 업믹서 테스트도 해보셨는지요? 이 기능을 펌웨어로 막아놓았다가 다시 풀었다는 이야기를 해외 사이트에서 보았는데, 사용 후기를 찾을 수가 없네요. 해외의 업믹서 이용자들 후기에 따르면 2채널 음악 업믹싱 기준으로 auro-3d와 로직7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던데, 로직16은 어떤지가 궁금합니다.
최신 신테시스 모델 몇 개에만 탑재된 기능으로 알고 있는데 jbl에서 이렇다할 홍보도 하지 않고 있어서 정보를 찾기가 너무 힘드네요.

Updated at 2021-03-20 06:45:11

로직16 테스트는 시간 관계상, 가동 여부 확인 중심으로 짧게 테스트했습니다. 감상을 언급할만큼 자세히 들어볼 수는 없어서 기능 소개로만 그친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1-03-19 13:50:52

DP회원님의 사용기에서도 느낀 어려움이 사알짝 보이네요 ^^ 

2021-03-19 15:13:45

SDP-75 정말 갖고 싶은 장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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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0 01:37:38

일본 어느 잡지의 리뷰를 파파고 돌린 후 수정한듯한 문체라고 제가 느끼는것이 실례일수 있습니다만,
리뷰 자체는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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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3-20 07:21:18

제가 발표하는 게시물에 대한 그 어떤 감상도, 읽는 분들의 자유입니다. 실례되실 건 없습니다.

단지 제가 쓰는 모든 리뷰나 소개는, a. 다른 (잡지, 인터넷 등)필자의 리뷰나 감상을 참고하지 않고 b. 제가 시청한 바/ 또는 측정했거나 메이커가 배포하는 기술 데이터를 토대로 c. 직접 작성합니다. 그 점만 알아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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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0 09:06:27

덴마크 링도르프사의 MP-50에 이어JBL SDP-55도 단데포트가 장착되어 나오기 시작하네요. 단테사용이 가능한 드비알레 사용자로서 진짜 기대가 되는 프로세서 입니다.
근데 언제쯤 현실적인 가격대로 접근이 가능한 단테포트를 가진 프로세서들이 출시 될지 기다려 집니다.
가전업계들은 늘 호시탐탐 소비자들의 호주머니를 털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코로나로 경기가 하강이라 출시가 늦어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단테가 내장된 프로세서가 보편화 되면 8채널 앰프 기본 2대는 필요할건데 이렇게 보면 파워앰프 필요없이 랜케이블로 스피커까지 직결되는 드알이 그리 비효율적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케이블과 스피커선 값만 해도 비쌀건데 랜케이블만으로 대체가 가능 하니 ...

좋은 글 늘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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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0 10:21:07

이번에도 좋은 감상기 잘 보았습니다.

그럼 이 제품이 저 포함 많은 분들이 고민하고 있는 AV와 HIFI를 병합할 수 있는 기기가 될 수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질문드리자면 어느정도 금액대의 인티앰프와 비교할 수 있을까요?


Updated at 2021-03-23 21:29:54

제가 여러 제작사의 앰프 리뷰를 두루 담당하고 있기도 해서, 특히 앰프에 대한 직접적인 추천이나 금액대를 명시한 비교는 하지 않는 게 개인적인 원칙입니다.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2021-03-20 10:57:57

이모티바 RMC-1사용자로서 MQA지원과 단테기능은 정말 부럽네요..

특히 단테기능은 선하나로 그많은 케이블이 하나로 통합될수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기대되는

기능입니다

항상 좋은 리뷰와 정보 감사합니다

Updated at 2021-03-20 13:57:56

JBL이 고역을 약간 몽톡하게 롤오프시키는 것은 SDP-55에서도 마찬가지인가보군요 ㅠㅠ
트리노브(JBL)과 스톰오디오(포칼astral)을 놓고 무엇을 구입할까 계속 저울질 하다가 결국 스톰오디오를 선택한 이유가 절대적인 정보량이 스톰 오디오쪽이 고역이 개방된 느낌이어서 더 풍부해서 더 넓고 더 풍부한 공간감 때문이었고 트리노브는 고역이 닫혀진 느낌에다 정보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장면에 따른 공간감 적응이 둔감한 느낌이었는데 다른 폼 팩터인 SDP-55도 그렇다면 좀 아쉬움이 남는군요.(하위 제품이 상위 제품보다 우월하면 그것도 문제이겠습니다만) 그나마 eARC를 지원하는 보드라니 다행입니다.

2
2021-03-22 17:25:59

Dante 라는걸 몰랐는데 정말 좋은 기술이군요

그 많은 인터케이블을 연결안해도 된다니 좋네요 

2021-03-23 16:22:57

Dante 기술적인 부분이 궁금합니다. 디지털 전송기술이라면 프로세서의 내장 dac를 거치지 않는다던가 출력전에 ad변환을 한다는 건데 볼륨을 줄인상태에서 ad변환을 하면 해상도 손실이 있는게 기존 디지털 음향상식인데요. 인터넷을 좀 찾아봐도 이부분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더라구요? 혹시 레벨조정없이 파워앰프로 보내진 다음 파워의 게인을 조절하는 신호를 준다던가 하는 방식 일까요?

1
Updated at 2021-03-23 21:16:18

1.

(DANTE 전송 원천 기술 보유사인)Audinate사의 설명에 따르면, DANTE 포트를 통해 주고받는 신호는 기본적으로 프리/볼륨단에서 AD 변환 없이 순수 디지털 신호로 > 파워앰프 혹은 액티브 스피커까지 가는 게 원칙입니다. 

 

이 신호를 DANTE 지원 파워부의 (DANTE 포트가 딸린)DAC 섹션에서 D/A 변환 처리하여 연결 스피커를 구동합니다. 그래서 모든 DANTE 포트 채용 파워앰프나 액티브 스피커에는, 해당 포트 신호를 처리하는 DAC 섹션이 있습니다.(대표적으로 프로 오디오 업계에선, 2015년 경부터 DANTE 포트를 채용한 제품을 활발하게 발매하고 있습니다.)

 

2.

역시 Audinate사의 설명을 제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DANTE 연결 시의 볼륨 조정 신호는 a. 프리(혹은 그에 상응하는 기기)의 볼륨 조정 지시를, b. DANTE 포트끼리 연결한 LAN 케이블을 통해, c. DANTE로 연결한 파워앰프 내의 DAC 섹션에서 그 컨트롤 및 동기 신호를 받아 적용합니다. 이건 DANTE를 통해 두 앰프가 동기화 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JBL 신세시스 제품군의 경우에도, 아래 링크에 실린 관련 담당자 인터뷰에서 그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개중 DANTE 관련 질문답변의 핵심만 간추리면 a. 볼륨 제어는 프리 프로세서(예를 들면 SDP-55 같은)에서 전적으로 담당한다 b. SDA-7120/ 2200 파워앰프가 가진 DAC 섹션은, 연결하는 서라운드 사운드 프로세서(SSP) 혹은 리시버의 그것과 본질적으로 같다 입니다.(여기서 말하는 SSP/리시버는 SDP-55와 SDR-35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2021-03-23 22:46:28

조지마님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궁금했던 부분이 정말 시원하게 해결되었습니다. 평소 dsp를 이용한 디지털 크로스오버로 스피커를 만들어보고싶었는데 dante를 응용한다면 8채널 프리같은거 없이도 볼륨조정이 해결되겠네요. 기대가 큽니다^^

2021-03-24 10:28:44

아...저도 단테 시스템에서 dac 부분을 어디가 담당하는지 궁금했는데 설명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파워앰프가 이미 파워앰프가 아닌게 되어 버리네요.

dac 부터 최종 스피커 출력단 까지 혼자 모두 처리한다면

프로세서 쪽을 dante out only 로 만들지 않는 이상 중복투자(?)가 되는게 아닐까요?

Updated at 2021-03-24 08:49:58

  Dante 랜 케이블 하나로 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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