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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문턱에서 흘린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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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2020-09-05 06:14:41

안녕하세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잠시 거주중인 믹마스입니다. 


한국도 요즘 코로나 때문에 골프장 방문이 영향을 받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빨리 안정되어 안전하게 가을 라운딩 즐기실 수 있길 바랍니다. 


저는 코로나 이후로 이 곳에서의 일이 화상회의로 상당부분 대체되고 필수적인 업무도 비교적 빨리 마치게 되어 코로나 전에 비해 lock down 조치때를 제외하고는 라운딩 회수가 훨씬 늘었습니다. 틈틈이 그간 듣고 싶었던 통계학이나 비지니스 강좌도 온라인으로 개설해 줘서 코로나로 고생중인 많은 분들께 죄송하게도 저에게는 아이러니하게도 인생 최고의 호시기인것 같습니다. (물론 저축한 거 다 까먹고 살고 있습니다만 ㅠㅠ)


아무튼 1개월 전에 수동 골프카트를 구입했습니다. 유모차처럼 손으로 끌고 다니는 형태인데 여기서는 많이 들 그렇게 운동 하시더라구요. 전동카트를 타고 다니니 편하긴 한데 운동이 안되는 것 같아서 이 기회에 큰 맘 먹고 구입했습니다. 진즉에 구입하고 싶었지만 코로나 이후로 이게 품귀현상 벌어질 정도로 날게 돋히게 팔렸는데 이번에 코스트코에 입고된거 보고 바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카트 끌고 라운딩 하면 대충 8-9000보 정도 걷는 것 같으니 하루 운동으로는 충분한 것 같아 매우 만족합니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나지막하게 음악 틀고 걷는 맛... 평생 기억에 남을 즐거움인 것 같아요.


요즘 애들 온라인 수업 개학하니 아침 일찍 줌으로 화상회의하고 나서 애들 아침 준비 도와주고 바로 라운딩 나가면 시간표 빌 틈없게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라운딩 끝나면 바로 옆에 있는 레인지에서 스코어카드 보면서 잘 안 된 샷 복기 해보는데 이게 정말 스코어 줄이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전에 라베가 84타 였는데 83타 82타 까지 최근에 너무 잘 맞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골프를 지인들 위주로 팀 맞춰 나갔는데 요즘은 제 시간에 맞춰서 혼자 나가서 조인해서 치다보니 다양한 사람들과 라운딩하는데 원래 짤순이였던 제가 블루티에서 같이 쳐도 백인 친구들과 쳐도 안 꿀리게 티샷 거리도 한참 좋아지고 아이언도 잘 맞고... 가끔씩 어이없는 쓰리펏이나 실수로 더블만 안 하면 싱글 금방이다 싶었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퍼블릭이 그린 상태가 좀 안 좋아서 괜찮은 곳 가면 그런 못난 자만감...


근데 결국 지난 주에 사단이 났습니다. ㅠㅠ

그 날은 제 느낌에 샷 느낌이 가장 좋은 날이었습니다.


첫 홀 티샷도 너무 잘 맞고, 느린 템포로 가볍게 친 아이언도 예쁘게 날아가고, 무난한 파 세이브. 두번째 홀 파3는 깃대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의 150야드 아이언 샷으로 버디... 

세 번째 홀로 걸어가면서 오늘은 전반 나인 홀 2-3 타 이내로 칠 것 같다는 느낌이 오는데 짧은 도그렉 파4홀에서 티샷이 너무 드로우가 걸리면서 한참 굴러가서 긴 잔디의 러프에 빠졌습니다. 옆에 나무도 보여서 그린은 공략이 안되고 좀 꺽어서 드로우를 쳐야 하는데, 그냥 편하게 레이업 할까 하다가 레이업은 거의 반대편으로 쳐야 하는 상황이라 온 그린 안되어도 레이업이랑 비슷할 것 같아서 8번 아이언 짧게 잡고 휘둘렀는데, 풀이 길어서 그랬는지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가면서 공이 맞을때 허리에 전기 감전된 느낌이 오면서 그대로 주저 앉았습니다. ㅠㅠ '아 X 되었다.' 싶은 생각과 함께 당황 스러웠지만 예전에도 허리에 비슷한 일 몇 번 겪은지라 약간씩 움직여 보니 그런데로 움직임은 가능해서 어기적 걸어가보니 온 그린 되어 있더군요. 같이 조인한 동반자분들은 잘 쳤다고 칭찬하는데... 저는 얼굴이 땀범벅이고, 근데 또 이게 버디 찬스네요. 근데 공 라이 보러 움직이기도 힘들고 퍼팅하려는데 자세가 안 나오고...  투펏으로 파를 하긴 했는데 공 주우려고 쪼그리기도 너무 힘들어서, 다음 홀 티샷 해 보니 이건 아니다 싶어서 바로 작별하고 집으로 와서 지금까지 1주째 운기조식 중에 있습니다. 라운딩하면서 돌아설 때 얼마나 아쉽던지... ㅠㅠ 


한국이었으면 바로 병원 찾았겠지만 현재 유학생/주재원 비자로 와 있어서 사후 청구해야 하는 형편을 말씀 드리고 간단한 치료만 받고 X-ray상 큰 문제는 없어서 집에서 누웠다가 엎드렸다가만 1주 동안 반복하고 있습니다. ㅠㅠ


스윙이고 뭐고 첫 1-2일은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 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걸어는 다닐 수 있는데 아직은 앉거나 계단 내려가는게 힘드네요. 

지금도 의자에 오래 앉는게 불편해서 테이블에 밥상 올려두고 서서 타이핑 하고 있습니다.


싱글 문턱에서 이러니 잠시 쉬어가라는 뜻인가 싶기도 한데, 너무 아쉽기도 하고, 홍인규 골프 보면 나오는 변기수 짤 '아직 넌 멀었다. 이눔아~'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처음 며칠 동안은 너무 아파서  골프 생각도 안 났는데 사람이 참 약간 살 만 하니 다시 게시판에 들어오게 되네요. 


암튼 당분간 안 아플때까지 쉬면서 그간 밀린 다른 일들이나 해야 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그 분이 오셨다가 이렇게 가버린게 너무 허망하네요. 회복되더라도 또다시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 골프 겠지만요.

답답한 맘에 이렇게 여기 게시판에 넋두리라도 늘어놔 봅니다. 

다들 건강히 오래오래 즐골 하시기 바랍니다.   

님의 서명
성은 마스요 이름은 믹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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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9-05 10:47:11

 저도 예전에 허리디스크로 침대에서 아파서 혼자 못 일어날 정도로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앞으로 공을 못 친다고 생각하니 하늘이 노래지더군요

좀 나으면 조금씩 코어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계속하세요

그러면 허리도 좋아지고 비거리도 늘고 ~

 

WR
2020-09-05 13:00:17

저도 순간 아픔과 함께 골프 못 칠까 하는 걱정이 정말 순간적으로 스쳐가더군요. 

 평소에 코어가 약해서 더 허리에 무리가 간 것 같습니다.

 

이번에 2-3주 제대로 쉬면서 코어운동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9-05 11:28:35

너무 아쉽네요. 얼른 건강 회복하셔서 싱글하시길 바랄게요~~^^

WR
2020-09-05 13:02:43

흑흑... 제가 그 분을 모실 몸 상태가 아니었나 봅니다.

마음은 조급하지만 요번에 워낙 놀라서 앞으론 기초 체력부터 더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9-06 18:54:59

아이고 허리 디스크 문제가 아니시면 급성요추염좌 일꺼같네요 저도 급성요추염좌로 한 일년간 고생했는데요 오래가더라구요 ㅠㅠ 맥켄지운동과 장요근 스트레칭이 도움 많이됐어요

WR
2020-09-07 09:48:41

맞습니다. 원래도 디스크도 있고 약간 퇴행성 변화도 있어서 조심했는데 맘이 급했나봐요. 스트레칭이나 재활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9-09 11:18:06

아~~ 제가 다 마음이 아프네요 

회사 전무님도 전반에만 버디 3개하고 무조건 싱글에 라베하는 분위기였는데

3홀인가 남기고 갑자기 무릅에 큰 통증이와서 남은 홀 포기하셨더라구요

라베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오래 치는게 중요한 것 같네요
빨리 쾌차하셔서 라베 소식 다시 올려주세요~~ ^^

WR
2020-09-09 11:26:49

옙 감사합니다. 

다행히 많이 좋아져서 어제 오늘 10킬로씩 걷고 빈스윙도 오늘 처음 해봤는데 라운딩이나 연습장 가는 것은 다음 주 정도에나 다시 해볼까 합니다.  

 

 
20-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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