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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게]  영화골동품점 (4) - 아그네스의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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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7-21 12:15:10

주의) 이글에는 본 영화의 스포일러성 내용이 약간 포함되어 있습니다.


1501년 이탈리아,  성주 '아놀피니'(레르난도 힐벡)는 자신의 성을 다시 찾고자 용병들을 고용하여 전쟁 중입니다.

24시간안에 성을 다시 찾게 된다면 성 안의 것은 무엇이든 약탈해도 좋다는 약속을 하게 되고, 성은 곧 함락 됩니다.

이 과정에서 '아놀피니'의 부하인 사령관 '호크우드'(잭 톰슨)는 실수로 젊은 수녀를 다치게 합니다.

승리에 도취된 용병 무리 중에는 용맹한 '마틴'(룻거 하우어)도 들어 있습니다.

용병들은 성주 '아놀피니'의 약속에 맞춰 원하는 것들을 약탈하지만, 곧 자신들이 성주 '아놀피니'에게 속은 것을 알게 됩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듯, 성주 '아놀피니'는 자신의 재산을 한낱 천박한 용병들과 나눌 생각이 없습니다.

쫓겨난 용병 무리들은 '아놀피니'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고, '성 마틴'의 조각상을 우연히 발견하게 됩니다.

('마틴'과 '성 마틴'조각상)

이들은 '성 마틴'과 이름이 같은 '마틴'이 신의 사자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를 따르게 됩니다.

사령관 '호크우드'는 알 수 없는 절망감에 사령관 직을 내려놓고, 바보가 되어버린 수녀와 함께 시골로 낙향 합니다.


한편, 성을 다시 찾은 '아놀피니'는 과학이라는 신문물 습득에 빠진 자신의 아들 '스티븐'(톰 벌린슨)을 장가 보내기 위한 일에 착수 합니다.

그가 지정한 약혼녀 '아그네스'(제니퍼 제이슨 리)가 '스티븐'을 찾아오고, 첫눈에 '스티븐'과 '아그네스'는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복수를 노리던 '마틴' 일행이 기습 공격을 감행하고, '아놀피니'는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됩니다.

더군다나 '아그네스'가 '마틴' 일행에게 납치 됩니다.

('마틴'이 이끄는 용병들)

'마틴'의 부하들이 '아그네스'를 겁탈하려는 순간, '마틴'은 '아그네스'를 보호하게 되고, 그동안 자신이 만나던 여자들에게서 느끼지 못한 감정을 '아그네스'에게서 느끼게 됩니다.

('스티븐', '아그네스', '마틴')

이제 납치된 약혼녀를 찾기 위한 '스티븐'과 '호크우드' 일행의 추격이 시작되고, 살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 하는 '아그네스'와, '아그네스'에 흔들리는 '마틴'의 이야기가 전개 됩니다.

 

 

 

('아그네스의 피' 예고편)

 

1985년 미국에서 만들어진 '아그네스의 피'(Flesh+Blood)는 색다른 중세 모험극입니다.

기존의 헐리웃 영화들에서는 느끼지 못한 색다른 이야기 진행과 과감한 묘사는 이 영화만의 특별함입니다.

감독 이름을 보게 되면 왜 이 영화가 이렇게 차별화 되는지 납득이 가실 겁니다.

('제니퍼 제이슨 리', '룻거 하우어', 감독 '폴 버호벤')

네덜란드 출신의 '폴 버호벤'감독은 고국 네덜란드에서 만든 '사랑을 위한 죽음'(Turkish Delight), '오렌지 군단'(Soldier of Orange), '스펫터즈'(Spetters), '포스맨'(The Fourth Man) 등의 성공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됩니다.

https://youtu.be/D6of8iM3bw4

('사랑을 위한 죽음' 예고편)

 

('오렌지 군단' 예고편)

 

('스펫터즈' 예고편)

 

('포스맨' 예고편)

 

하지만 네덜란드란 작은 연못에 갇혀 있기에 한계를 느끼고, 헐리웃으로 진출하게 됩니다.

그의 네덜란드 TV연출작이었던 1969년작 중세모험 드라마 '플로리스'(Floris) 제작 당시 사용하지 않았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네덜란드의 영화 동지인 '제라드 소트먼'과 시나리오를 같이 쓰고 만든 영화가 '아그네스의 피'입니다.

'플로리스'를 통해 연기를 시작한 '룻거 하우어'는 네덜란드 시절 '폴 버호벤'의 페르소나 이기도 했습니다.

1981년 일찌감치 '실베스타 스텔론'주연의 영화 '나이트 호크'(Nighthawks)로 헐리웃에 넘어온 '룻거 하우어'는, 매력적인 '마틴'을 연기하며 영화에 활력을 불어 넣어줍니다.

 

('나이트 호크' 예고편)

하지만 '아그네스의 피'를 촬영하는 가운데, 1982년작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에서 자신이 연기한 안드로이드 '로이 베티'같은 영웅적인 면을 '아그네스의 피'에 반영하려는 '룻거 하우어'와, 그런 의견이 탐탁치 못했던 '폴 버호벤'사이엔 이견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둘의 협업은 '아그네스의 피' 이후 이어지지 않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마틴'에게 빠진척 연기를 하다 '마틴'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가지게 되는 '아그네스'를 연기한 '제니퍼 제이슨 리'는 이 영화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과감한 연기는 KBS 1TV '명화극장'에서 이 영화가 방영될 때 '살+피'란 원제 대신 '아그네스의 피'란 타이틀을 붙게 만든 일등공신이기도 합니다.

원래 'God's Own Butchers'란 타이틀로 제작되었던 이 영화는 초기 비디오 출시시 'The Rose and The Sword'란 제목으로 유통되기도 했습니다.

헐리웃 영화라기에는 꽤나 독특했던 이 영화는 아쉽게도 흥행에 실패하게 됩니다.

성을 공략하는 독특한 무기나 전염병을 이용한 이야기의 전개, 살아 숨쉬는 케릭터들도 흥행 앞에선 무너졌습니다.

 

('마틴' 일행이 차지하고 있던 성을 공격하는 '스티븐'의 발명품, 하지만 '스티븐'의 또 다른 발명품을 '마틴'이 사용하면서 이 공격은 실패하고 맙니다.)

이 영화의 실패 이후, 헐리웃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가지던 '폴 버호벤'은 다른 감독들한테 퇴짜를 맞던 기획안을 받게 됩니다.

악당들에게 살해 당한 경찰이 로봇으로 다시 살아나서 복수를 한다는 기획안인데, '폴 버호벤'은 당연히 던져 버립니다.

이런 만화 같은 황당한 이야기는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 생각한 것이죠.

하지만 '폴 버호벤'의 아내가 그 기획안을 읽어보고, 이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다양한 함의를 남편이 잘 살려낼 수 있다며 '폴 버호벤'에게 다시 한번 검토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헐리웃에서 만든 첫 작품의 흥행실패를 만회할 1987년작 영화 '로보캅'(Robocop)을 완성하면서, '폴 버호벤'은 자신의 비젼을 헐리웃에 풀어놓기 시작합니다.

 

('로보캅' 예고편, 주인공 역으로 '룻거 하우어'와 '마이클 아이언사이드'가 고려 되었는데 '로보캅'복장을 가장 잘 소화한 '피터 웰러'가 선정 되었습니다.)


1938년생인 '폴 버호벤' 가족은 1943년 헤이그로 이사를 가는데, 2차세계대전 당시 이곳은 독일의 V로켓 발사장소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주 연합군의 폭격이 있었고, 건물이 파괴되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부모들 역시 거의 죽을뻔 하였구요.

어린 '폴 버호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이런 비극적인 상황을 흥분되는 모험의 일종이라고 여기기도 했습니다.

이후 그의 과감한 폭력 묘사 등은 이런 그의 어릴적 상황에서 연장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네덜란드에서 만든 그의 작품들은 '룻거 하우어', '예로엔 크라베', '르네 사우텐디크'같은 네덜란드 배우들의 헐리웃 데뷔를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인상깊은 조연으로 헐리웃에서 활약한 '예로엔 크라베')

('르네 사우텐디크)

'로보캅'의 성공 이후, 1990년작 '토탈 리콜'(Total Recall), 1992년작 '원초적 본능'(Basic Instinct), 1995년작 '쇼걸'(Showgirls), 1997년작 '스타쉽 트루퍼스'(Starship Troopers), 2000년작 '할로우맨'(Hollow Man)등으로 흥행 신화를 이어 나갑니다.

강한 여성, 강렬한 폭력 등은 그의 영화의 전매특허 였습니다.

'쇼걸'이 비평적 재앙을 맞으며, 최악의 영화를 선정하여 시상하는 '골든 라즈베리'에서 최악의 작품상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기분나쁜 상은 무시하는게 보통인데, '폴 버호벤'은 수상자 중 최초로 직접 참석하여 이 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그의 독특한 기질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 입니다.

 

('골든 라즈베리' 최악의 작품상 수상 모습)

헐리웃에서 그의 입지가 줄어들면서 한동안 주춤하던 그는, 네덜란드로 돌아가 2006년작 영화 '블랙북'(Black Book)으로 건재를 과시 합니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주연으로 십자군 원정을 그린 그의 필견의 야심작이 있기도 했지만, 이 작품은 과도한 예산이 발목을 잡으며 결국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면, '아그네스의 피'에서 그려졌듯 색다른 모험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현재 그는 2019년 개봉을 목표로 17세기 이탈리아 수녀원에서 벌어지는 동성애 이야기인 'Benedetta'를 촬영 중에 있습니다.


1944년생인 '룻거 하우어'는 강한 카리스마로 1980년대 영화계를 주름 잡았습니다.

1982년작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에서 완벽한 육체를 가진 인조인간을 연기한 그는 1985년작 '레이디 호크'(Ladyhawke)에서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기사를, 1986년작 '히처'(The Hitcher)에서는 냉혹한 사이코 살인마를 연기하였습니다.


('히처' 예고편)

이후 명성에 기댄 실망스런 작품 선정과 조연 출연 등을 하였는데, 그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팬들은 그의 등장만으로도 영화의 질이 높아지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AIDS치료를 위한 기관을 설립하는 등 환경운동가로도 활동한 '룻거 하우어'는 2013년 네덜란드에서 기사 작위를 받기도 합니다.


'아그네스'를 연기한 '제니퍼 제이슨 리'는 1962년생 입니다.

우리에겐 TV드라마 '전투'(Combat)의 주인공 '빅 모로우'의 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빅 모로우'에 대한 내용은 '추억의 외화 2.0'관련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movie&wr_id=1934058

그녀가 두살때 부모가 헤어지면서 어머니 손에 자란 '제니퍼 제이슨 리'의 본명은 '제니퍼 리 모로우'입니다.

그녀의 예명에 들어가는 '제이슨'은 가족의 친구였던 배우 '제이슨 로바즈'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제이슨 로바즈')

어릴적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싫어하여 '모로우'성을 쓰지 않았다 합니다.

'아그네스의 피', '1986년작 '히처'(The Hitcher)등에 출연했던 그녀는 1989년작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yn)에서의 강렬한 연기로 큰 화제를 뿌립니다.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예고편)

1990년작 '마이애미 블루스'(Miami Blues), 1991년작 '분노의 역류'(Backdraft), 주제가 'Tears in Heaven'으로 더 유명한 1991년작 '러쉬'(Rush), 1992년작 '위험한 독신녀'(Single White Female) 등에 출연하던 그녀는, 2015년작 '헤이트풀 8'(The Hateful Eight)에서의 연기로 각종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되며 죽지 않은 연기력을 과시합니다.

 

(날씬한 모습이 이제는 낯설게 느껴지는 '알렉 볼드윈' 주연의 '마이애미 블루스' 예고편)

 

(음악을 맡은 '에릭 클랩톤'의 주제가만 유독 빛을 발한 1991년작 '러쉬' 예고편)

 

(1992년작 스릴러 '위험한 독신녀' 예고편)


'아그네스의 피'를 촬영한 촬영감독은 1943년생인 '얀 드 봉' 입니다.

네덜란드에서 촬영감독으로 활약하던 그는 '폴 버호벤'감독의 데뷔작인 1971년작 'Business is Business'를 시작으로 1973년작 '사랑을 위한 죽음'을 촬영 합니다.

1981년 '실비아 크리스탈'주연의 섹스 코메디 '개인 교수'(Private Lessons)를 통해 헐리웃에서 촬영감독을 이어 나갑니다.


(성에 눈 뜨는 소년의 이야기, '개인 교수' 예고편 - 미성년자는 보지 마세요)

'스티븐 킹'원작의 광견병에 걸린 세인트버나드의 공포물인 1983작 '쿠조'(Cujo), '폴 버호벤'과 다시 힘을 합쳐 네덜란드에서 찍은 '포스맨' 등을 거쳐 '로맨싱 스톤'의 한심한 속편인 1985년작 '나일의 보석'(The Jewel of the Nile), 1986년엔 'ZAZ'사단의 코메디 '골치아픈 여자'(Ruthless People), 1988년에 만들어진 액션 대작 '다이하드'(Die Hard), 1989년작 '블랙 레인'(Black Rain), 1990년작 '붉은 10월'(The Hunt for Red October), 1992년작 '리썰웨폰3'(Lethal Weapon 3), 1992년작 '원초적 본능'(Basic Instinct)의 촬영감독으로 활약합니다.

 

(몸값을 요구하는 인질범들에게 아내가 납치되자, 오히려 납치범들에게 제발 아내를 죽여달라는 남편의 이야기, '골치아픈 여자' 예고편)

그리고 1994년 감독 데뷔를 하는데, 바로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숨막히는 액션물 '스피드'(Speed)입니다.

'스피드'의 성공 이후 '1996년작 '트위스터'(Twister)로 헐리웃에서 감독으로 확고한 이미지를 구가하는가 싶었는데, 이때부터 망조가 들기 시작한 1997년작 '스피드2'(Speed 2: Cruise Control), 1999년작 '더 헌팅'(The Haunting), 2003년엔 '툼레이더 2: 판도라의 상자'(Lara Croft: Tomb Raider – The Cradle of Life)를 감독하며 그의 감독 경력은 바닥을 칩니다.


'아그네스의 피'는 비록 삭제는 있었지만, KBS 1TV를 통해 명화극장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작품을 공중파에서 보다니, 정말 고맙게 생각 합니다.

판권이 의심스런 DVD정발이 나오기도 했는데 화질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미국판 블루레이를 소장 중인데 화질은 괜찮습니다.

단,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는 블루레이는 현재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 사용된 이미지와 동영상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 되었고, 그 권리는 원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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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12-09 18:42:50

감사합니다. 제가 초등학교때 본거는 명화극장이었군요. 이 영화와 엑스칼리버가 어렸을때 느낌이 특히 weird..? 했던 기억이 나네요.

WR
2018-12-09 21:32:10

흔히 접하는 헐리웃 영화들과는 다른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들입니다.

2018-12-09 21:09:05

두 주연배우가 힛쳐에서도 함께 나오는군요.

WR
2018-12-09 21:33:07

저도 이번에 정리하면서 알게 되었네요. 

2018-12-10 10:39:55

 명화극장에서 엄청 재밌게 본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그래서 비디오도 구입 했는데 

결국 다시보진 않고 표지만 보관중입니다. 

2018-12-18 13:56:51

저는 이거 영국에서 비디오로 빌려봤는데 의외로 수작이라 다시 보고 싶어서 아마존에서 블루레이로 보고 소장하고 있죠. 노출신이 좀 있어서 잔인하기도 하고 해서 우리나라 공중파에서 방영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의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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