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 영화골동품점 (19) - 리썰 웨폰2
영화사에서 성공적인 속편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습니다.
'리썰 웨폰2'(Lethal Weapon 2)는 낙타가 통과하기 어렵다는 그 바늘구멍을 통과한 명작들 중 하나로 꼽히는 영화 입니다.
https://youtu.be/ZbFE2P3tASI
('리썰 웨폰2' 예고편)
대학을 갓 졸업한 '쉐인 블랙'이 쓴 '리썰 웨폰'(Lethal Weapon)은 아내의 죽음 이후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폭주 기관차 같은 형사와 은퇴를 앞둔 형사가 콤비가 되어 일어나는 일을 그린 액션영화 입니다.
'쉐인 블랙'이 영화 '더티 해리'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회고 했듯, (실제로 특정 장면을 그대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주인공 '마틴 릭스'의 캐릭터는 우울증에 걸린 '더티 해리 - 해리 캘러한' 입니다.
'더티 해리'와의 차별점이라면 가정을 가진 늙은 형사 '로저 머터프'가 그를 동화시키고 안정을 준다는 점이죠.
강렬한 액션을 선보이는 '리썰 웨폰'은 감독인 '리처드 도너'와 주인공을 연기한 두 배우,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의 공이 큰 작품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흔하디 흔한 그 시절 액션영화들과 다르지 않을 작품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이들의 매력적인 화학작용을 거쳐 큰 성공을 이루게 됩니다.
'리썰 웨폰'의 성공은 당연히 속편 제작을 결정하게 되고, '쉐인 블랙'에게 다시금 시나리오 의뢰가 갑니다.
('프레데터'에 출연하기도 한 '쉐인 블랙'. 배우로도 꽤 활동 했습니다. '리썰 웨폰'의 제작자인 '조엘 실버'가 제작자로 참여한 '프레데터' 시나리오 수정에 참여한 덕에 출연도 하게 되었습니다. 감독인 '존 맥티어넌'은 촬영도중 바로 바로 시나리오 수정을 위해 배우로 출연시켰다는 후일담을...)
'쉐인 블랙'은 영화 '레모'(Remo Williams : The Adventure Begins)의 원작자 중 한명인 '워렌 머피'와 함께 강렬한 하드 보일드 스타일의 스토리를 완성 합니다.
'Play Dirty'로 명명된 이 속편에서 '마틴 릭스'는 '로저 머터프'의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죽음을 맞게 됩니다.
'마틴 릭스'의 죽음 이후, 그가 죽음을 예견하고 찍어 놓은 비디오를 보는 '로저 머터프'로 관객의 눈물을 쏙 빼놓을 예정이었다 합니다.
그러나, 자살 충동에 시달리던 '마틴 릭스'가 영웅적인 결말을 이루어냈다고 만족하던 '쉐인 블랙'의 이야기는 제작진과 감독인 '리처드 도너'의 기대치와는 빗나가는 결과물이었습니다.
https://youtu.be/v30k4ZpDKps
('리썰 웨폰'의 삭제된 원래 오프닝)
https://youtu.be/bvAvNfCbQJk
('리썰 웨폰'에서 '마틴 릭스'의 캐릭터를 한번에 소개하는 삭제 장면)
https://youtu.be/S-upS8TNSH4
('리썰 웨폰'의 원래 엔딩)
1편의 오리지널 엔딩은 악당과의 사투를 마친 두 주인공이 서로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로저 머터프'의 가족 모임에 '마틴 릭스'가 초대되며 '마틴 릭스'가 치유되며 안정을 찾게 될거라는 암시를 주는 것으로 바뀌어 재촬영 되었습니다.
주인공의 매력에 빠졌던 관객으로서는 더욱 만족스러운 결말이었습니다.
https://youtu.be/pm1TkjXKxgo
('리썰 웨폰'의 엔딩)
이와 같이 '리썰 웨폰2'는 전편 결말의 연장선상에 서야 했고, 제작진과 감독은 조금 더 유쾌한 면이 가미되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쉐인 블랙'의 결과물은 전체적으로 너무나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였습니다.
자신이 창조한 인물의 죽음으로 작품의 성공적인 완성을 원했던 '쉐인 블랙'은 결국 '리썰 웨폰2'에서 손을 떼게 됩니다.
'마틴 릭스'가 시리즈를 통해 캐릭터가 변해가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이후 3편과 4편을 '쉐인 블랙'은 싫어한다고 합니다.
('이너 스페이스', '인디아나 존스3' 등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던 '제프리 봄')
그리하여 '리처드 도너'가 제작자로 참여했던 '로스트 보이'(The Lost Boys)를 썼던 '제프리 봄'이 대타로 참여하게 됩니다.
'쉐인 블랙'의 몇몇 요소를 가져오지만 이야기는 거의 새로 쓰여졌습니다.
전편의 두 주인공 '마틴 릭스'(멜 깁슨)와 '로저 머터프'(대니 글로버)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사관인 '아르연 러드'(조스 아클랜드)의 범죄행각을 알게 되고 이를 뒤쫓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검찰측 증인으로 경호를 받던 회계사 '리오 게츠'(조 페씨)와 함께 하게 됩니다.
'마틴 릭스'의 삶을 뒤흔들어 놓았던 아내의 죽음이 사실은 이들의 짓이었음을 알게 되고, 함께하던 형사들이 연달아 죽음을 당하게 되자 '마틴 릭스'의 안전핀은 다시금 뽑히게 됩니다.
결국 대사관 면책특권을 이유로 여유만만하던 악당들은 정의의 총탄에 응징되고 맙니다.
국내에선 UIP직배 때문에 어수선한 틈에 '불같은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개봉 되었습니다.
해외 영화 직접 배급은 국내 영화계를 초토화 시키고 국내 영화산업은 씨가 마르게 될 것이란 이유로 극장에 뱀까지 풀어 놓으며 국내 영화인들이 저항하던 시기 였습니다.
한국영화의 엄청난 도약으로 지금으로선 믿기지 않는 과거의 이야기가 된 그때 입니다.
전편이 그러했듯, 이번 '리썰 웨폰2' 역시 엔딩이 바뀝니다.
https://youtu.be/Pm-5Kla408o
원래는 모든 일을 마친 주인공들이 추수감사절을 같이 보내며 끝을 맺게 촬영 되었습니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남아공 비서 '리카 반 덴 하스'(팻시 켄시트) 역시 살아서 이들과 기쁨을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감독인 '리처드 도너'는 '마틴 릭스'의 폭주에 더 큰 도화선이 필요하다고 여겼고, '리카 반 덴 하스'가 중간에 죽음을 맞는 것으로 수정하기로 합니다.
https://youtu.be/SpawNiniHQs
정말 탁월한 감독의 선택이라고 여겨 집니다.
지금의 영화 엔딩 역시 '마틴 릭스'가 그대로 죽는 버젼과 지금의 버젼 중에 선택의 갈림길에 있었다 합니다.
관객에게의 테스트 상영 결과, 지금의 버젼이 다행히도 선택 되었습니다.
https://youtu.be/wsgX-6z8CpQ
(상황은 심각한데 보는 사람의 입가에 미소를 띄우게 만드는 엔딩 장면)
'리썰 웨폰' 시리즈는 특이한 연속성을 보여 줍니다.
매편마다 새로운 주인공이 추가되고, 이들은 가족이 됩니다.
마치 '드래곤 볼'에서 새로운 케릭터가 추가되고 한편이 되며 세를 불리듯 말입니다.
4편의 마지막은 거대한 가족 구성원이 된 인물들의 기념촬영으로 막을 내립니다.
https://youtu.be/Xhd4LPOj0WA
엔딩 크레딧 영상을 보면 제작진 역시 가족같은 분위기로 촬영 되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자살 충동에 빠진 어두운 남자가 거대 가족 구성원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도 '리썰 웨폰' 시리즈만의 재미 중 하나 입니다.
('쉐인 블랙'은 싫어하겠지만요)
음악도 빠지면 섭섭합니다.
'마이클 케이먼', '에릭 클랩톤', '데이빗 샌본'이 참여한 음악은 시리즈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또다른 측면이기도 합니다.
https://youtu.be/13O3T9ZFVJE
('스팅'이 보컬로 참여한 '리썰 웨폰3' 주제가 'It's Probably Me')
사실 점점 개그화 되는 후속편 속에서 '리썰 웨폰2'는 개그와 심각함 사이에서 성공적인 줄타기를 보여준 작품 입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심각한 1편 이후 유머가 많이 가미됨에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완성도와 연속성을 보여준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리썰 웨폰' 1편은 중학교 당시 시험 끝나고 학교에서 단체로 교실에 앉아 처음 보았습니다.
야한 장면이 나오면 교무실의 선생님이 허둥지둥 빨리 돌리기로 장면을 넘기던게 아직도 생각이 나네요.
극장에서 '리썰 웨폰2'를 보고와서 화장실 폭탄 장면을 침 튀기며 이야기 하던 친구도 생각 나구요.
https://youtu.be/Q37xJtuQ24w
'로저 머터프'가 입에 달고 다니는 '난 이 짓 하기엔 너무 늙었어'란 대사가 이제 멀게 느껴지지 않는 나이로 변했습니다.
('대니 글로버', '리차드 도너'감독, '멜 깁슨', '르네 루소'의 최근 모습)
감독과 제작진이 5편 제작을 원했으나 워너와의 제작비 협상에서 결렬되었다는 기사를 본지도 꽤 되었네요.
'마틴 릭스'의 불 같은 액션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주름살 가득한 주인공들이 이제는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도 한편으로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로저 머터프' 가족들은 유독 너무 큰 희생과 고통을 겪었으니까요.
추신1) '리썰웨폰' 1편과 2편에서 헬리콥터 등장 장면들을 참 좋아합니다.
악당들의 헬리콥터가 등장하면 엄청난 중압감이 느껴져서 말이죠.
헬리콥터가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그려지는 영화를 못본듯 합니다.
https://youtu.be/_jQ3Mrq-a5s
('리썰 웨폰'1편의 헬리콥터 습격 장면)
https://youtu.be/3K1VW8pJD4U
https://youtu.be/NM_O8d3_2Ok
('리썰 웨폰'1편의 사막 장면)
https://youtu.be/i-_NL_GjAss
('리썰 웨폰'2편의 습격 장면)
'쉐인 블랙'이 감독한 '아이언맨3'에서 '헬리콥터'의 공격에 '토니 스타크'이 저택이 파괴되는 장면은 '리썰 웨폰'의 헬리콥터 공격장면에 대한 오마쥬가 아닐까 생각 되기도 합니다.
https://youtu.be/8RelUVsQ8PQ
('아이언맨3'의 공격장면)
추신2) 국내에서 KBS 1TV를 통해 더빙 방영된 드라마 '리썰 웨폰'을 챙겨 봤었습니다.
https://youtu.be/nirfPA7WF3Y
주인공 '마틴 릭스'를 맡은 '클래인 크로포드'의 카리스마가 지하 암반층을 뚫고 내려갈 정도로 형편 없었다고 생각되는데, 설상가상 실 생활에서 사고를 쳐서 하차 되었더군요.
https://youtu.be/2aVtPzV2Fbo
그런데 그 대타로 들어온게 '숀 윌리엄 스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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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중 2편을 가장 좋아합니다. 저같은 분들 많을 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