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몇년만에 LP를 들어 보네요.
한때는 오로지 음악을 듣는것 만이 낙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덕에 지금의 아내도 알게 되었고, 첫째가 나오기 전 까진 그 생활을 이어나갔지요.
아이가 생기면서 음악듣기는 사치가 되어 버렸고, 아이가 걸음마를 하고 손에 힘이 생기면서 좋지도 않은 제 앰프로 불꽃쇼도 하고, 레코드도 없이 디제잉을 하면서 한동안 음악듣기를 멀리 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어느정도 말이 통하게 될때쯤이 되니 마음 한자락이 헛헛한 날이 많아지거군요...그래서 창고 깊은 곳에서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 쓴 옛 장비들을 꺼내 보았습니다.
기왕에 새 장비를 사고도 싶었지만, 700ds를 최근에 지른터라 옛장비를 수리해서 쓰기로 하고 아는 수리전문점으로 갔습니다.
사장님에게 엄청 혼났어요. 기기 상태가 너무 안좋다고....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집의 리시버에 연결을 하려니 포노앰프가 어디가고 없네요.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예의 그 불꽃 쇼 인켈 인티에 와싸다표 저가 스피커를 물려 봅니다. 이 스피커는 생뚱맞게 두개의 앰프에 물려버렸네요.
첫 감상을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부르스 스프링스턴의 네브라스카를 집어 봅니다.
그냥... 불꺼진 어두운 방에서 쓸쓸히 듣기에 딱 좋겠다 싶었어요.
판은 튀고, 소리의 출력도 낮지만 레코드 위로 아련하게 비치는 스트로보 불빛이 옛 생각들을 간지럽힙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LP를 좋아하는 것이겠지요?
지금은 두번째 판으로 소니 롤링스의 섹소폰 콜로서스를 듣고 있네요. 새벽에 혼자 음악을 들으니 이 무슨 호사인가 싶네요.
당분간은 수면 부족에 시달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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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다니시거나 집정리하실 때마다 LP들이 참 계륵같았을 텐데요..잘 간직하고 계시는군요.
저는 이미 십여년전에 다 정리해 버려서..ㅜㅜ 엄청 후회중입니다.
바늘을 비닐위에 올리는 그 손맛...곡과 곡사이의 무음구간에 정확히 올렸을 때의 만족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