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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차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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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몇년만에 LP를 들어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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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4 00:48:56


한때는 오로지 음악을 듣는것 만이 낙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덕에 지금의 아내도 알게 되었고, 첫째가 나오기 전 까진 그 생활을 이어나갔지요.

아이가 생기면서 음악듣기는 사치가 되어 버렸고, 아이가 걸음마를 하고 손에 힘이 생기면서 좋지도 않은 제 앰프로 불꽃쇼도 하고, 레코드도 없이 디제잉을 하면서 한동안 음악듣기를 멀리 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어느정도 말이 통하게 될때쯤이 되니 마음 한자락이 헛헛한 날이 많아지거군요...그래서 창고 깊은 곳에서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 쓴 옛 장비들을 꺼내 보았습니다.

기왕에 새 장비를 사고도 싶었지만, 700ds를 최근에 지른터라 옛장비를 수리해서 쓰기로 하고 아는 수리전문점으로 갔습니다.
사장님에게 엄청 혼났어요. 기기 상태가 너무 안좋다고....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집의 리시버에 연결을 하려니 포노앰프가 어디가고 없네요.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예의 그 불꽃 쇼 인켈 인티에 와싸다표 저가 스피커를 물려 봅니다. 이 스피커는 생뚱맞게 두개의 앰프에 물려버렸네요.

첫 감상을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부르스 스프링스턴의 네브라스카를 집어 봅니다.

그냥... 불꺼진 어두운 방에서 쓸쓸히 듣기에 딱 좋겠다 싶었어요.

판은 튀고, 소리의 출력도 낮지만 레코드 위로 아련하게 비치는 스트로보 불빛이 옛 생각들을 간지럽힙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LP를 좋아하는 것이겠지요?

지금은 두번째 판으로 소니 롤링스의 섹소폰 콜로서스를 듣고 있네요. 새벽에 혼자 음악을 들으니 이 무슨 호사인가 싶네요.

당분간은 수면 부족에 시달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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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6-07-14 00:57:51

 이사 다니시거나 집정리하실 때마다 LP들이 참 계륵같았을 텐데요..잘 간직하고 계시는군요.

저는 이미 십여년전에 다 정리해 버려서..ㅜㅜ 엄청 후회중입니다. 

바늘을 비닐위에 올리는 그 손맛...곡과 곡사이의 무음구간에 정확히 올렸을 때의 만족감..ㅎㅎ 

WR
2016-07-14 01:15:11

LP 가 그리 많은편이 아니라 아직까지 살아있습니다.^﹏^
말씀처럼 그 손맛과 잡음이 예전엔 귀찮고 싫었는데 이젠 그것도 그리워 집니다.

2016-07-14 05:21:49

 저도 작년에 집 정리하다가 예전에 쬐금 모아둔 LP를 찾아서 저가 턴테이블 하나 사서 가끔씩 듣는데요. 음악을 듣기 위해서 LP를 꺼내고 턴테이블에 올리고 하는 노력(?)이 있어서 그런지 왠지 음악을 더 정성스럽게 듣는것 같아요. 듣는맛도 좋구요 ^^

WR
2016-07-14 07:23:31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고로 구해 또다시 수리해서 쓰는 턴테이블과 짬짬이 모았던 소량의 레코드가 전부지요.
말씀하신것 처럼, 아날로그는 하나의 의식인 것 같습니다. 소리를 듣기 위해 하는 작은 행동하나하나가 조심스럽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딱 제사의 그것이지요.
어쩌면 폐기작전의 턴테이블을 수리해서 쓰게 된 것도 이러한 맥락의 연장일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쓰고 유리지갑의 변명이라 읽습니다.)

2016-07-14 13:45:38

 어렸을 때는 물론 엘피밖에 없어서 엘피만 들었습니다만...그 후 사용상의 불편함으로 인해 CD를 주로 듣다가 이제는 PCFI로 넘어왔습니다. 어쩌다 문득 장에 가득 꽂혀있는 엘피 한장을 꺼내 조용히 잠자던 턴테이블을 깨워 전원을 넣으면 새록새록 추억이 돋아납니다.

WR
2016-07-14 19:17:56

Pcfi를 쓰시는군요. 저도 언젠간 집에 있는 음원들 모두 리핑해서 그걸로 넘어가야 하는데, 엄두가 안나네요.
저는 처음 산 LP가 반젤리스의 테마 앨범이었는데, 그 한장이 제 평생 취향을 결정하게 되더군요. 당시 제네시스의 음반 사이에서 고민했었는데, 만약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의 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Updated at 2016-07-15 10:44:50

한 때 가장 큰 즐거움중의 하나가 황학동 중고거리를 헤매는 것이었습니다. 수천장의 중고음반중에서 어쩌다가 보물이라도 한장 건지면 진짜 최고였죠! 중고음반의 묘미는 턴테이블에 걸었을 때 지지직 하는 잡음이었습니다. 오히려 요즘은 그런 소리가 그립기도 합니다. 도니 오스몬드의 72년도 원반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도 소리 최곱니다.^ ^

WR
Updated at 2016-07-15 21:14:21

네. 몇시간이고 음반의 숲에서 보믈을 찾을때의 기쁨은 , 참으로 짜릿하지요. 어제는 서을로 출장을 갔는데 우연히 방문한 알라딘에서괜찮은 물건 몇개를 득템했어요. 오래간만에 다시 느껴보는 좋은 기분이었습니다.
오래된 판들은 정이 많이 가긴 하지만 먼지 관리가 참 힘들더군요. 내지를 새것으로 바꾸면 좀 나아지겠지요...

Updated at 2016-07-15 20:34:13

요즘은 바이널 LP가 추억의 산물이 아닙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추억으로 LP듣기를 시작했는데 ㅋ
미국과 유럽은 왠만한 뮤지션들 신보낼 때 LP와 CD를 같이 발매합니다. 한국도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을 중심으로 조금씩 만들고 있죠. 그만큼 디지털 스트리밍이나 MP3 못지않게 음악을 듣는 하나의 소스로 그것도 가장 고가로 대접받고 있죠. LP의 널직한 면적으로 표현되는 커버는 그 어떤 매체도 따라올 수 없는 손맛과 소장가치를 안겨 줍니다..

WR
Updated at 2016-07-15 21:40:50

한참 댓글을 썼는데, 타임아웃되며 날아갔네요.

맞습니다. Lp의 부흥기지요. 특히 커버아트의 매력은 다른 매체는 범접할 수 없지요...(아트락 앨범 커버들을 좋아합니다)
다만 다른 매체 대비 생산/판매 점유율을 생각해 보면 아직까지는 추억 촉매제 정도인 것 같습니다. 국내 상황은 여전히 녹녹찮구요... 한정판 LP제작은 대부분 외국에 맡기는 실정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관련된 기사가 있네요... 읽어볼만 합니다.
http://naver.me/5uX2Rbbg

http://naver.me/xxcWFUV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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