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컨택트 보고 왔는데...뭔가 미묘하네요.(스포)
일단 저는 이 영화의 원작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를 읽지 않았습니다.
예고편을 통해서 '언어'를 이용한 외계인과의 의사소통, 미지의 생명체와 교신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느끼는 어떤 경이감...그런 것들이 중심이 되는 영화인 줄 알고 극장에 갔죠.
그런데, 실망스럽게도 영화는 그 둘 중 어느쪽도 제대로 다루지 않더군요.
'언어'에 대한 부분은 처음엔 심도 있게 다루는 척 하더니...그 다음부터는 은근슬쩍 신파극으로 빠집니다.
그 신파 부분도 별 신선할 게 없는 내용이구요.
제가 가장 몰입감 있게 본 부분은 작중에 등장하는 외계인 '헵타포드'의 언어를 주인공이 처음 마주하고,
그 언어를 분석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소통이 진전되는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다보면 어느새 스리슬쩍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은 태블릿으로 적당히 퉁칩니다.
그리고 '이성적인' 미국 과학자 주인공과 '비이성적인' 중국의 장군을 자꾸 대비시키는데,
뭔가 할리우드의 뻔한 인종적 사상을 그대로 노출시킨 것 같아서 불편함이 느껴졌네요.
다른 리뷰들을 보니 운명과 선택, 순응에 대한 주제도 담았다는 평가가 있던데...
솔직히 감독이 그런 요소들을 깊게 생각해서 영화를 만들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결론은 '하드 SF'인 척 하지만, 실상은 '건조함'과 '미니멀함'으로 대표되는 연출(이것도 그냥 기계적인 연출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말이 아닌가 싶어요)을 벗겨내면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p.s. 중간에 군인 2명이 우주선에 폭탄 심는 장면은 뭔가 뜬금포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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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원작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원작을 영화로 바꾸기 위해 얼마나 많이 고민했을까를 상상해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으로 원작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이걸 그대로 영화화하면
정말 재미없겠다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