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패왕별희] 스크린샷
1993년 개봉한 첸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는 이벽화 작가의 <사랑이여, 안녕>(1993년 국내에도 번역됐으나 절판상태로 구하기 어렵다)을 원작으로 제작되었으며, 오늘날 중국영화 최고의 명작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다. <패왕별희>는 항우와 우희의 비극적인 죽음을 소재로 한 경극으로 영화에서도 아주 중요한 소재로 다루고 있기도 하다.
영화는 청데이와 돤샤오러우 두 경극배우의 파란만장한 삶과 격동의 중국 현대사를 다루고 있다. 신해혁명부터 문화혁명이라는 긴 세월을 겪으며 원하지 않았던 비극적인 삶과 이로 인해 역사의 소용돌이 휘말려야 했던 인물들의 군상을 섬세하면서도 다양한 각도에 담아낸 걸작이다. 인간의 비극적인 삶을 이렇게 잘 그려낸 영화가 또 어디에 있을까? 홍콩배우 출신임에도 북경어를 배우는 등, 본토 영화에 나오며 열연한 장국영의 명연기가 영화를 더욱 빛내고 있다.
공개 당시, 제재를 받았음에도 어느 정도 표현의 자유는 남아있었기에 문화대혁명과 동성애 등 민감한 소재를 그려낼 수 있었지만, 이젠 시간이 흘러 우리나라 사람들 입장에선 <패왕별희>가 중국이 아닌 홍콩영화로 생각하는 이가 한 둘이 아닐 정도로 중국영화의 위상이 안습이 되어버렸다. 거장의 반열에 올랐던 첸카이거는 귀신같이 필모가 하락세를 걸어가기 시작하면서 차기작들은 그닥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검열이 존재하는 한 패왕별희의 위상에 버금갈 중국영화는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지 모르겠다.
<블루레이>
노바미디어에 따르면 이번 블루레이에서는 오,탈자 수정 등 검수를 한번 거쳤다고 하는데, 전설의 "폐왕별희" 오타는 일단 수정되었다. 다만, 재개봉판을 보지 않았는지라 재개봉판 자막이 사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스페셜 피쳐는 코멘터리 및 장국영의 인터뷰 및 예고편(재개봉판 예고편으로 바뀌었다) 등이 전부로 안습하기 이를데없다.
영상은 구판 블루레이와 비교하였을때 새로운 소스가 쓰였는데 노바미디어 말에 따르면 영화사에서 제공받은 걸 썼다고 한다. 구작임을 감안해도 그렇게 우월한 퀄리티는 아니나 2014년 출시된 아트비젼 엔터테인먼트의 구판과 비교하였을때는 밝은 끼를 억제하여 일자무식인 내가 보더라도 훨 나은 화질이다. 이는 암부표현에서 여실히 드러나는데, 구판 블루레이에서는 묻혔던 풀들의 모양새가 확연히 살아남을 보여준다. 구판에 있었던 소책자 등지가 이번 신판에는 없는게 아쉬우나, 구하지 못했던 분들은 이 기회에 노바미디어 판을 구하는게 더 나을 듯 하다.
구판 VS 신판 비교(구판 사진을 구하기 어려워 접으려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조지마님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해당 비교는 본 사이트 외에는 쓰이지 않습니다)
위의 것이 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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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아파서 저에겐 두번보기 너무 힘든 영화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