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UHD-BD 리뷰 - 300

프랭크 밀러 씨가 그린 동명의 만화를 잭 스나이더 감독이 영화로 만든 영화 '300'은, 두 사람을 아는 분이라면 곧바로 이게 어떤 영화다라고 예상하... 기 전에 일단 포스터만 봐도 누구나 촉이 오는 그런 작품입니다. 제라드 버틀러 씨의 터질 듯한 근육! 넘치는 남자력! 디스 이즈 스파르타아아아!

아무리 생각해도 이 2006년 개봉 영화에 대해선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으므로, 곧바로 그저께 나온 이 영화의 4K UltraHD Blu-ray (이하 UBD)에 대해 논하기로 합시다. 디스 이즈 울트라아아아!

 

- 카탈로그 스펙

UHD-BD 듀얼 레이어(66G), 전체용량 59.6G/본편용량 58.2G, HDR10

영상스펙 2160/24P(HEVC)/ 화면비 2.39:1/ 비트레이트 59.75Mbps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영어)

*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발매판 UBD에 한국어 자막 수록 (동봉 BD의 수록 여부는 불명)

* 정발판 포함 어느 판본에도 UBD 내 오디오 코멘터리에는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300은 2K DI 마스터를 업 컨버트 수록한 작품이지만, (요새 헐리우드 추세대로)그래서인지 비트레이트는 괜찮게 수록했습니다. 음성 스펙도 07년 트루HD 5.1ch(16/48)에서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 한 돌비 앳모스(트루HD 7.1ch, 24/48 코어).

 

참고로 정발판을 포함하여 영, 독, 프 발매 UBD에는 일본어 음성(DD 5.1ch)/ 일본어 자막도 수록되어 있으며, 플레이어 기본 언어를 일본어로 세팅하고 재생하면 선택 가능합니다.

 

 

- 서플 사항 

 

수록 서플은 모두 동봉 BD에 들어 있으며, 서플 사항은 2007년 발매된 동 타이틀 BD와 동일합니다. 애초에 UBD 패키지 내 동봉 BD 자체가, 2007년 발매된 300 BD와 수록 내용이 동일(본편 화질/음질도 동일)한 거라.

• The 300: Fact or Fiction? (24분 36초)
• Who Were the Spartans?: The Warriors of 300 (4분 32초)
• Preparing for Battle: Test Footage (6분 43초)
• Frank Miller Tapes (14분 42초)
• The Making of 300 (5분 51초)
• Making 300 in Images (3분 40초)
• Production Webisodes (12파트, 총 38분 23초)
• Deleted Scenes (3분 23초)

 

영상 특전의 해상도 역시 07년 발매된 BD와 동일(1080i가 기본이고 일부 480i/ 480p도 혼재)해서, 이래저래 서플면에선 좀 아쉬운 UBD 패키지입니다. 

 

참고로 오디오 코멘터리는 UBD/ BD 둘 다 수록되었지만, 전술한대로 UBD엔 코멘터리에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지 않습니다.(패키지 동봉 BD는 한국 정발판 BD와 동일하게 코멘터리에도 한국어 자막 지원) 종종 멘트가 비긴 하지만 그럴 땐 본편 자막을 띄워서 배려를 해주고 & 스나이더 감독 등 출연진이 여러 촬영이나 메이킹 관련 뒷이야기를 해주므로 이 작품은 코멘터리도 일감해 보는 것을 권하는 바, 동봉 BD도 가치가 있다고 해야할지 UBD가 불친절하다고 해야할지.

 

- 영상 퀄리티

* 리뷰에 게재하는 UBD 스크린 샷은 모두 HDR10을 피크 휘도 150니트로 톤 맵핑한 결과물입니다.

* 캡처한 UBD 스크린 샷의 색감과 명암은 개개인의 실제 재생 결과물과 다를 수 있습니다. 

300은 아리플렉스 카메라 등 여러 필름 카메라를 동원하여 찍은 35mm 필름 네거에서, (BD 제작 당시에 진행한)2K 마스터링한 디지털 마스터를 가지고 이번 UBD도 제작했습니다.(스캔 데이터는 그대로 가져가되, 리마스터 조정값을 새로 먹이고 & HDR 및 광색역 그레이딩) 

이게 (UBD 패키지 동봉 = 07년 발매 초판)BD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이게 UBD. 일단 300은 UBD용 4K 업 컨버트를 먹이면서 CG 화장에도 제법 신경을 썼습니다. 물론 300 BD가 워낙 BD 초창기에 나왔다보니 > VC-1 코덱에다 영상 비트레이트도 16M 남짓이라서 안 그래도 거친 해상도의 CG가 더 말린 감도 있긴 합니다만, 꼭 비교를 하지 않더라도 UBD의 CG 화장감 자체가 그럴싸한 편이기도 합니다.

계속해서 (UBD 패키지 동봉 = 07년 발매 초판)BD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이쪽이 UBD. 손쉽게 비교가 되듯이, 스나이더 감독이 300의 영상에서 추구했던 바들 = 특히 그 알싸한 그레인감이 UBD에선 훨씬 잘 나타나는 편. 300 BD는 당시의 열악한 코덱 압축 + DNR 강도가 겹치면서 그림이 뭔가 많이 맹해지는 부분들이 있는데, UBD는 리마스터 방향성도 다르고 업 컨버트도 주의 깊게 먹여놔서 분명 더 그럴싸한 데가 있습니다. 때문에 필름 그레인을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도 아마 300은 UBD를 긍정할 수밖에 없으리라 봅니다.

(UBD 패키지 동봉 = 07년 발매 초판)BD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UBD 스샷. 단지 이런 장면의 경우 실사 부분의 디테일 표현력은 확실히 UBD의 압승인데, 일부 실사 + 일부 CG인 배경 세트(배우들 주변 5m 정도만 진짜 밀이고 나머진 다 CG)에선 최대한 배려를 한다곤 했어도 UBD 그림 쪽에서 어색함이 더 도드라지긴 합니다. 이 문제는 이후에도 스파르타 병사들의 몸에 꽂힌 CG 화살들 같이 실사 + CG 부분에서 자주 눈에 띄는 편.

(UBD 패키지 동봉 = 07년 발매 초판)BD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UBD 스샷. 그렇긴 해도 전반적으로 살려 놓은 디테일이 많은 게 사실이고, 덤으로 영화 자체의 세피아 톤 덕에 HDR 그레이딩 시에 노이즈가 되어버린 그레인들도 알아서 꽤 마스킹되고 있습니다. BD를 아무리 잘 업 스케일해도 UBD의 그림이 나오지 않기도 하거니와 이런 잇점도 있어서, 현역 4K 디스플레이에서 보기엔 UBD가 훨씬 좋은 그림인 게 쉽게 보입니다.

(UBD 패키지 동봉 = 07년 발매 초판)BD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이게 UBD 스샷. 300 UBD는 HDR면에서도 꽤 신경을 쓴 편이지만 목표 휘도가 다소 높고(아직도 대다수를 차지하는 최대 휘도 250 - 400니트 정도의 디스플레이에선 BD에 비해 전체적으로 칙칙하게 나옵니다.) 작품 자체가 명/암 대비를 극적으로 다루지는 않는 모노 톤 느낌의 그림들이라 순수하게 명암 다이나믹스 면에선 체감 잇점이 크지는 않습니다. 

(UBD 패키지 동봉 = 07년 발매 초판)BD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역시나 이쪽이 UBD. 대신 LG OLED C9 같은 제품으로 보면 이 작품에서 간혹 다루는 화려한 색들- 황금빛으로 대표되는 황색/ 망토로 대표되는 적색- 이 BD보다 좀 더 두드러진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는 편. 앞선 장면에서 황제 폐하의 뒷배경의 좌우 대비감- 특히 특히 우측의 마치 만화스러운 모양새를 참을 수만 있다면 UBD가 더 인상적인 건 분명한 사실이고, 이 장면에서도 (폭발은 대개가 CG긴 하지만)전반적인 불꽃 표현의 강렬함 역시 실제 OLED로 띄운 그림이 훨씬 인상적인 것도 사실입니다.

(UBD 패키지 동봉 = 07년 발매 초판)BD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이쪽이 UBD. 이외에도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어두운 장면들의 블랙 레벨이나 암부 디테일, 계조 표현력도 모두 UBD가 앞서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물론 300 UBD가 앞서 언급한대로 CG의 위화감이 좀 자주 도드라지는 편이며 그 체감이 큰 장면들에선 실소가 나올 정도 & HDR 그레이딩 부작용이 없다고 할 순 없는 일부 튀는 노이즈화 그레인 & 디스플레이별 휘도 스펙에 따라 지나치게 칙칙하게 느낄 수도 있는 핸디 등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300 BD가 워낙 후달리는 편이라서 상대 평가를 하면 질래야 질 수가 없습니다.^^;

(UBD 패키지 동봉 = 07년 발매 초판)BD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UBD. 어둡든 밝든 색감이 짙든 덜하든 거의 시종일관 이런 우위가 있기 때문에, 비록 300 UBD의 그림은 절대 평가하라면 88점 정도나 될까말까 하지만 상대 평가로는 '현 시점에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300'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휘도 스펙이 제대로 된 디스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300 팬이라면, 향후엔 코멘터리를 한국어 자막으로 띄울 거 아니면 이 영화 본편 영상을 BD로 볼 일은 아마 없을 거라 확신합니다. 

 

 

- 음성 퀄리티

300은 디스크 스펙 항목에서 언급한대로 07년 BD는 메인 오디오가 돌비 트루HD(24/48) 5.1ch였고 이번 UBD는 돌비 앳모스(트루HD, 24/48 코어)를 수록했습니다. 오디오 비트레이트는 약 3.7Mbps.

일단 스펙에서도 이미 먹고 들어가지만, 체감면에서도 BD 대비 UBD의 체감 우위는 확고합니다. S/N, 서라운드 이동감, 대역 밸런스, 해상감 등등 사운드 퀄리티 채점 요소 모두가 더 우수하고 & 특히 저역의 단단함과 양이 모두 BD에 비해 좋기 때문에 앳모스 시스템이 아닌 일반 서라운드 시스템에서 트루HD 포맷으로 틀더라도 아쉬울 게 없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드라마 전개를 위한 대화, 액션 장면의 무수한 효과음, 멋들어지게 깔리는 스코어 모두 BD에 비해 더 강력하고 더 활발하게 울립니다. 07년 BD에 실린 오리지널 디지털화 서라운드 마스터(= 트루HD 5.1ch)를 UBD에선 그냥 빼버린 것도, 다 퀄리티면에서 확고부동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될 정도고요. 하여간 훨씬 더 분위기 있고, 훨씬 더 스타일리쉬한 300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앳모스 업 믹싱 효과도 예상 외로 쏠쏠한 편. 이 영화는 앳모스 포맷을 염두에 두고 만들지야 않았지만, UBD에선 그 만화스럽고 과장된 여러 감각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오버헤드 사운드를 꽤 쓰는 방향으로 믹싱 포인트를 잡았습니다. 천둥 치는 장면, 해를 가려 그늘을 만들어 줄 정도의 화살비, 그 외 영상에서 높이감을 따질만한 모든 사운드가 죄다 오버헤드에도 충실하게 할당되고 존재감을 강조해 주는 등.

 

이래서 역시나 절대적으로 따지면 a. 전반적으로 샤프함은 좀 모자란 감이 있고 b. 일부 그레인감마저 느껴지는 다소 올드한 음질 구간도 없는 게 아니며 c. 오버 헤드 할당에 너무 열을 올린 나머지, (후시 녹음을 한 부분마저)대사 선명감이 다른 오버 헤드 분리가 없는 구간보다 좀 떨어지는 감이 있는 등 = 한 90점 정도면 정말 너그럽게 준 것이지만 vs BD로 상대 평가를 하면 또 여지없이 UBD 압승입니다. 

사실 이래저래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것도 없이, 설령 앳모스 지원 사운드바로 즐기더라도 UBD의 질적/양적 사운드 체감이 모두 BD보다 우위에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라고 하면 더 체감이 오실라는지? 예를 들어 스나이더 감독은 코멘터리에서 위 장면을 (블로우 업이긴 해도)70mm 아맥으로 보는 감에는 못 미친다고 아쉬워 하지만, UBD 사운드 볼륨 빵빵하게 올릴 수 있으면 청각 체험만은 아맥 못지 않습니다. 그러니 소리로 300을 즐기는 분, 모두 UBD를 틀어 보십시오.

 

 

- 첨언

이 영화는 인종, 역사, 고증 등 모든 면에서 그 묘사한 바에 논란이 있었고 영화 그 자체만 따져도 전반적으로 좋은 평론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원작자나 감독이나 역사적 고증 같은 건 생각한 적도 없고 남자들의 모험 판타지를 만들 생각으로 꽉 찬 물건이라, 그런 점만 본다면 그리고 거기에 집중한다면 한마디로 '멋진' 영화란 것도 부정하진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개중에서도 스나이더 감독의 장기인 슬로 모션 표현과 그 영상미는, UBD에 와서 만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록 페르시아 군의 화살처럼 그레인이 자욱하게 깔려도, 그늘이 아니라 수많은 정보량에 취하며 즐길 수 있다 할 정도로 이 UBD의 그림은 소위 '스나이더류'에 적합하게 뽑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300을 사랑하는 자, 모두 이 UBD로 다시 테르모필레로 떠나십시다. 정발판 케이스 뒷면에 꽤 멋을 부려 번역된 문구마냥 '최첨단의 기술로 칼 끝에 걸린 역사를 체험하시라.' < 고 저도 말씀드리고 싶네요. 덤으로 아름다운 고르고 왕비님의 자태도, 한층 인상적으로 즐기시고요. 다시 한번 디스 이즈 울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