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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감상기] 신세기GPX 사이버 포뮬러BD All Rounds Collection ~TV Peri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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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14 22:27:01
 

1. 디스크 스펙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42.8G(중 본편용량 41.7G), BD아이콘 있음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4:3/ 비트레이트 37.1Mpbs
음성스펙 LPCM(16/48) 일본어 모노/ 비트레이트 1.5Mbps, 자막 없음

상기 스펙은 1권 블루레이 기준이지만 6권까지는 거의 똑같은 스펙입니다. 권당 총 러닝타임 144분(24 x 6화), 6권까지 36화 수록.
6권까지의 각 디스크는 모두 특전영상이 없는데, 본편 외 1G 가량의 용량은 탑 메뉴에서 자동 재생되는 동영상의 용량입니다.

각 에피소드 챕터 구분은 오프닝/A파트/B파트/엔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B파트는 두번째 아이캣치부터 재생.

 

BD 1권의 비트레이트 차트. 상당히 높고 평탄한 비트레이트 차트를 보여주는데 별다른 특전없이 용량을 풀로 써서 담아도 되기 때문에 비트레이트를 여유롭게 줄 수 있었습니다. 이 수치는 디스크가 텅텅 남아서 비트레이트를 엄청나게 높게 수록했던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블루레이의 그것과 거의 진배없는데, 물론 그렇다고 영상 퀄리티까지 맞먹는 건 아닙니다만...

한편 블루레이 7권은, 본편은 최종화(37화)만을 수록하고 있으며 그 외에는 특전영상을 담고 있습니다. 특전영상은 TV판 총집편인 그라피티(약 30분), 썬라이즈 페스티벌 토크 이벤트, 논크레딧OP/ED, TV SPOT으로 구성. 7권은 전체 용량 32G중 최종화 용량 6.81G / 그라피티 용량 8.51G.

1~7권까지의 디스크는 모두 로딩후 본편 자동 재생 타입. 본편 재생이 모두 끝난 후에 탑 메뉴가 나옵니다. 탑 메뉴는 각 권의 주요 장면을 편집해서 모아놓은 동영상이 흐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덕분에 올해 제작한 HD품질 로고의 깔끔도와 본편 영상 퀄리티의 괴리를 살짝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한편 36화와 최종화 3D 영상을 담고 있는 8권은 탑메뉴가 먼저 나옵니다. 총 러닝타임 48분.

당초 발매전 스펙 발표시 본 3D 특전영상은 사이드 바이 사이드 형식만으로 수록 된다고 했습니다만 풀프레임패킹3D 영상도 함께 수록하고 있습니다. 탑 메뉴에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해 재생 가능.
아울러 8권에서는 각 에피소드에 챕터 메뉴가 없고 처음부터 재생을 시작한 후 리모컨의 NEXT(챕터 넘김) 버튼으로만 챕터 조작이 가능합니다.



2. 영상 퀄리티
 
SD 업스케일로만 수록 된 총집편 그라피티의 한 장면.

HD 리마스터 된 본편의 동일 장면.

일본에서 2003년(1월 22일, 정가 33600엔) DVD 박스로도 발매된 바 있는 본 작품은 그러나, 대단히 좋지 않은 영상 퀄리티로 구입 유저들에게 실망을 안긴 바 있습니다. 악담 한 스푼 보태서 투명도, 색조, 계조 어쩌고 따질 필요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게 만드는 수준의 열악한 영상은 당시 아직 성숙하지 않았던 전반적인 재패니메이션DVD 제작 라인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도 민망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생각해 보면 VHS/LD가 주류이던 시대에 방송되었고 당연히 해당 매체로 먼저 발매된 본작은 약간 특이하게도 VHS 매상이 LD보다 훨씬 좋았다고 합니다. 당시 애니메이션 타이틀의 매상이 주로 LD쪽에 집중되었던 것과 정반대였던 이런 흐름은 본 작품의 메인 팬층이 여성이었고 그 여성들의 AV기기가 대개 VHS재생기기 였던 탓이라고. 이때문인지 어떤지는 불명확하지만 16mm로 제작된 마스터 소스의 보존 상태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던 것 같고 이는 DVD 발매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렇다면 방영한 해로부터 20년이 지나, 뉴 텔레씨네 처리과정까지 거쳤다고 하는 리마스터BD 영상 퀄리티는 어느 수준인가.
 
본 BD의 화면에서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것은, 꽤나 화면이 자주 덜컹거린다는 점이고 전편에 걸쳐 그 빈도가 좀 심한 편입니다. 장점이라면 레이싱 장면에서 덜컹거리면 실재감이 든다(...)는 것이랄지.
물론 마스터 소스가 비 프로그레시브 소스인 탓이지만 윤곽선 흔들림도 심한 편입니다. 언뜻언뜻 비치는 링잉은 깔끔하지 못한 마스터 상태를 샤픈을 올려서 무마하려 한 것이 다분하고 그러고도 윤곽선 경계 유지가 잘 안 되는 씬도 종종 보입니다.
 
미처 제거하지 못 한 잡티는 그래도 그것만 열심히 찾거나 대화면에서 보지 않는 한 잘 띄지 않는 수준으로 처리되어 있지만, VHS 시절의 지글거림을 방불케 하는 노이즈가 여과없이 드러나는 화면이 많은 것도 단점. 구간별 퀄리티가 상당히 들쭉날쭉 하고 간혹 동일 화면 내에서도 노이즈 처리가 미처 안 된 부분이 드러나는(걸레질을 보이는 데만 하고 구석구석 안 한 것과 비슷) 것을 감안하면 마스터의 보존 상태가 상당히 별로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또한 컨트라스트 수치를 좀 과하게 올려 놓아서, 전반적으로 쨍하게 보이는 효과를 추구하여 척 보기엔 밝은 그림은 나오지만 그 부작용인 계조 브레이크로 윤곽 음영이 날아가서 가끔 화면에 시멘트로 발라놓은 듯한 그림이 나오는 것도 곤란한 기분입니다. 투명도도 별로 동반되지 않는 화면에서 컨트라스트가 높아지니 노이즈가 드러나는 것 외에도 명료하지 못 한 화면빨이 더 잘 드러나는 기분.
 
험담부터 한 바가지 둘러 씌웠지만 구입까지 한 팬으로서 변호할 구석을 찾는 것은 인지상정. 실제로 애쓴 구석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배경을 제외한 피사체 색순도와 전체적인 색온도를 나름대로 균질하게 유지하고 있는 건 칭찬할만 하고, 많지 않기는 하지만 멀끔한 부분은 멀끔하게 살려 놨습니다. 다만 그 덕에 채색 실수가 보이는 - 수작업 채색의 추억이라고도 하겠지만. 예를 들면 상기 샷의 아스카 스커트 - 부분도 있는 데 이 정도는 애교라고 할 수준.

특히나 BD 7권에 수록 된 특전영상중 TV SPOT은 20년전의 필름을 그냥 그대로 수록한 게 아닐까 할 정도로 마치 심하게 돌린 VHS 테이프 재생시 화면이 바랬다 진해졌다 하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걸 보고 본편 영상을 보면 적어도 색 재현에 있어서만은 대단히 고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상 투명도가 균등하지 못 한 상태(거기다 대부분 탁한)에서 건투했다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

일부 반다이 리마스터 BD처럼 블랙이 뜨지 않는 점도 좋습니다. 컨트라스트에 비해 브라이트니스 수치는 적절하며 암부 밴딩도 감지되지 않고 기타 소소한 장점으로 4:3 DVD의 윤곽 노이즈가 없는 것 등은 BD 영상의 좋은 점으로 꼽을만합니다.

 
무엇보다 격렬한 레이싱씬 같은 곳에서 DVD처럼 해상도가 급격히 낮아져서 기분을 깨지 않기 때문에 이 점은 높이 살만합니다. 이 부분은 특히 평균 비트레이트 높은 것도 덕을 보고 있습니다.

살짝 딴 소리지만 앞서도 언급한 '그라피티'의 영상은, 케이스에 적힌 설명에서도 그냥 업컨버트라고 써놨는데 화질 보면 안 써놔도 알 수준입니다. 그라피티도 그렇고 특전영상에 있는 TV SPOT 영상도 그렇고 아무래도 선라이즈/VAP 이 친구들 나름대로 면죄부를 노려본 건지도요? 20년만에 블루레이를 보고 '아니, 이건 BD가 아니야~'하는 팬들에게 '자자, DVD는 이랬어~'하고 다독이는...

- 여담
BD 8권의 3D 제작회사가 큐텍으로 명기되어 있는 것을 볼 때, 본 BD 리마스터링과 오소링 및 (그라피티) 업스케일 작업 일체를 큐텍이 담당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다만 본 BD의 영상 퀄리티를 종합해 볼 때, 큐텍의 FORS(Faithful Original Signal, 마스터링 시의 정보 열화를 최대한 억제하는 오소링 프로세스)를 사용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편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BD 7권에 특전영상으로 수록 된 TV판 총집편 '그라피티'는 리마스터가 아니라 그냥 업스케일만 하여 수록했습니다. VHS/LD 시절엔 따로 발매되었던 작품이 이번엔 덤으로 끼었다고 푸대접하는 것...이라고만 보긴 좀 그렇고 정말로 BD 화면을 보면서 '우리 리마스터 잘 했지?' 하고 비교삼으란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본래 큐텍의 업스케일 퀄리티는 작품에 따라 약간 들쭉날죽 하는데,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BD 박스처럼 나름대로 봐줄만한 것도 있고(다만 이건 BD 1번장만 보았기 때문에 전체 퀄리티까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전투요정 유키카제]처럼 나 업스케일만 했다!고 동네방네 외치는 BD도 있고 그렇습니다. 물론 이 차이는 마스터의 제작 해상도에도 연관이 되어 있으니까 20년전 그라피티에 너무 대단한 걸 바랄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론 아무리 그래도 '총집편'인 그라피티를 너무 푸대접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3D 퀄리티


발매전에도 나름대로 화제가 되었던 본 작품의 36, 37화 3D 컨버트 영상은 개인적으로 3D에 별 관심이 없는 저로서도 팬부腐심이랄지 뭐랄지 하는 기분으로 기를 쓰고 일감하게끔 했습니다만.(이 자리를 빌어서,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정체불명의 외부인 침입을 허가해 주신 HYIE님께 다시 한 번 감사말씀 드립니다.)

직촬샷에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지만 본 3D 영상은 딱 입체 카드의 3D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말그대로 아이들 동화책 혹은 크리스마스 입체 카드 같은 것에서 볼 수 있는, 접었다 펴면 평면이 앞뒤로 늘어서는 식의 3D 영상. 그나마도 '앞으로 튀어나오는'이 아니라 '뒤로 깊어지는' 형태.
3D 컨버트 영상이 대개 그렇듯이 텍스트만 과도하게 나댑니다만, 이걸 최대한 마스킹하고자 이 3D 영상의 오프닝은 아무런 텍스트가 나오지 않는 논크레딧입니다. 그렇지만 최종화의 캐릭터 소개 텍스트만은 지울 수 없어서 남겨 둔 관계로 여실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장점을 꼽자면 1. 최종적으로 보이는 화면 밝기가 같은 장면 2D의 거의 1/6까지 떨어지는 셔터 글라스 3D 감상시에 영상 셋팅 변경 없이도 그럭저럭 볼 수 있는 밝기가 나옵니다. 2D 본편보다 컨트라스트를 더 높여서 수록한 일종의 배려로 추측. 2. 그렇다해도 어둡기는 어두운 셔터 글라스 3D 영상 특성상, 오히려 이 3D 영상이 더 안정감 있게 보이는 일종의 '노리지 않은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로 해상도가 반토막(1920x1080의 사이드by사이드(이하 사바사) 방식 3D 컨버트 화면은 960x1080)이 나는 사바사만이 아니라 3D 블루레이의 기본 스펙인 풀HD 3D도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마스터가 워낙 좌절스러워서, 사바사 최대 단점인 반토막 나는 해상도로도 그냥 보면 그럭저럭 봐줄만큼 나오지만 풀HD 3D와 사바사 3D를 A/B 테스트식으로 바로바로 바꿔가며 보면 그 해상도 차가 드러 납니다. (3D TV 자체에 사바사의 반토막 해상도를 업스케일 보정하는 기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해도 풀프레임패킹3D 만큼의 화면은 아닙니다.)

하지만 결국 입체감이나 질감을 따질만한 게재도 아니고 단지 원가 상승 요인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홍보 대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 총평
이 BD의 영상 퀄리티는 간단히 말해서, '블루레이라는 매체의 기본적인 영상을 기대하지 않고, 사포DVD 화질을 뇌리에 새겨 둔 사람에게'는 좋은 화면입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DVD보다는 분명 볼 가치가 있는 영상 퀄리티입니다. 이만하면 16mm TV판, 그것도 20년전 물건의 리마스터로서는 그럭저럭. 뉴 텔레씨네가 아주 쓸데없는 짓은 아니었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팬심으로 최대한 좋은 게 좋다고 봐 줘도 '블루레이'라는 매체에 대해 품는 '보편적인 기대 퀄리티'를 기준으로 해서 채점하면 별 다섯에 두개 반, 아무리 줘도 세 개 넘게는 주기 어렵습니다.

특히 TV판이 BD화의 테이프를 끊었으니 OVA 역시 차례로 BD화 되어 나오리라 예상합니다만 이 OVA DVD화질 역시 그다지 쳐줄만한 것이 아니었음을 감안하면 그 만족도가 높으리라고 점치긴 솔직히 어렵습니다. 편수로만 따지면 총 27화(11: 6 - Z: 8 - Sa: 8 - Si: 5)에 혹시나 얼리데이즈 리뉴얼(총 2화)까지 합쳐도 29화이니 TV판 BD 박스보다는 더 저렴하게 나올 것도 같습니다만 그래도 정가 3만엔 가량이 되리라 예상되는 OVA BD 박스(나온다면 말이지만)가 가격만큼의 만족도를 주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음성 퀄리티에 대해 논하면서 덧붙이겠습니다만 BD 최대의 장점인 음성 퀄리티에서도 별로 기대하기 어려운 것을 감안하면 유니크한 우리말 더빙이 있는 정발DVD 박스 쪽이 오히려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3. 음성 퀄리티
 
본 BD의 음성은 일본어 모노. 기왕 하는 김에 스테레오 리마스터를 해 줬으면 어땟을까 싶기도 한데, 음의 선도를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오 프닝/엔딩은 지금 들으면 정말 단촐한 화음이 역으로 인상적입니다. 오프닝『I'll Come』의 추억은 새록새록하고 지금 들어도 참 좋지만...추억을 떠나서 퀄리티로만 논하면 워낙 단조로운 측면이 부각됩니다. 오프닝/엔딩을 비롯하여 BGM 모두 다이나믹 레인지를 논하기는 다소 민망한 상태이고 투명도 역시 낮습니다. 본편 음성의 투명도는 좀 우습지만, 최초 로딩이 끝난 직후 나오는 VAP로고 BGM 음질을 들어보면 쉽게 그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모노럴이라 분리도를 따질 필요도 없고, 음이 단조로워 해상도의 중요성도 낮고...이런저런 이유로 이 음성 쪽은 리마스터에 들이는 비용과 결과물의 퀄리티에 대한 타협(?)이 이루어져 나온 말그대로 '적당한' 수준의 퀄리티입니다. 영상보단 평가가 높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쪽은 기대도가 낮기도 해서 심하게 말하면 좀 포기하고 있는 수준이었기에...별점 평가하면 두개 반이나 세 개 정도인 건 마찬가지입니다.
하 기는 뭘 어떻게 해도 더 잘 나올 수도 없을 것 같긴 합니다. 아예 [기동전사 건담0083] 리마스터 OVA처럼 새로 녹음을 해 버리면 모를까. 올해 열린 토크 페스티벌 이벤트에 출연하신 주역 성우 두 분(하야토 역의 가네마루 씨, 아스카 역의 미츠이시 씨) 목소리만 놓고보면 아슬아슬하게 다시 녹음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이렇게 BGM은 당시나 지금이나 돈을 많이 못 들인 티가 나는 수준이지만 그나마 효과음, 특히 자동차 효과음 하나는 지금 들어도 리얼(?)한 편입니다. 또한 내레이션 및 인물 대사 명료도는 괜찮습니다. TV판의 특성상 목소리 듣고 즐기는 편이니 당연한 것이긴 합니다만, 배려차인지 몰라도 볼륨 배분을 목소리 쪽을 더 키운 맛도 있습니다. BGM의 탁도를 마스킹 하고자 한 듯.
 
여담이지만 TV판의 엔딩곡『Winners』의 경우, KBS에서 [영광의 레이서]라는 제목으로 본 작품을 방영했을 당시 처음에는 아예 나오지도 않다가 어느 시점부터인가 드래곤볼Z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인 '챠라헷챠라'를 통째로 베낀 '(표절한)오리지널 곡'으로 대체했다는 흑역사가 있습니다.(근데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이 『Winners』보단 챠라헷챠라가 더 신나긴 합니다. 그렇다고 표절이 좋단 건 아니지만;)


4. 이야깃거리
 
본 작품은 제작 초기, 작업 스케쥴이 정말 엄청나게 몰아친 수준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1~3화의 오프닝 영상은 토미노 요시유키가 담당했는데, 당시 제작 스탭이 본편 제작에만도 손이 모자란 말그대로 전력 투구중이라 요청에 따른 하청을 맡아 주었다고.

이 토미노 감독 작업분은 당시 그나마 완성되어 있는 부분부분의 본편 장면을 짜깁기 한 것인데 묘하게 이후에 제대로 다시 만들어진 OP보다 이쪽을 더 좋게 평가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BD 7권에 있는 특전영상 중 논 크레딧 오프닝 모음에 이 토미노 버전 오프닝은 빠져 있습니다.


스케쥴 문제도 있고 해서, 초반의 작화는 좀 심하게(?) 망가지는 데가 많습니다. 거의 수작업이 모든 것이었던 시절의 작화와 채색덕에 레이싱 중의 배경 작화를 보면 인상파 유화 작품 같은 걸 방불케 하는 장면들도 나오는 데 이것도 이 당시의 맛이라고 하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그래도 중~후반부에 가면 작화 평균 밸런스가 좋아지는 편이고 너무 엉성한 느낌은 많이 줄어 듭니다. 타카라 이탈 후 제작 편수가 거의 한 쿨이 잘려 나갈만큼 제작비가 깎인 상태였음에도 어디선가 비자금이라도 흘러 들었는지, 아니면 진짜로 팬들의 성원이 백만 파워였는지.
 
한편 올해 8월에 있었던 선라이즈 페스티벌 중 사이버 포뮬러 토크 이벤트는 약 45분 가량 가네마루/미츠이시/후쿠다 감독이 출연하여 20년만의 사포 TV판에 대한 여러가지 소회 등을 피로하고 있습니다. 팬들로서는 상당히 멋진 이벤트였을 터이고, BD 구입자들에게도 이 영상은 워낙 멀끔한 퀄리티의 16:9 영상과 스테레오 음성을 자랑하기 때문에 한바탕 추억의 분위기에 잠길 수 있습니다. 다만 자막 이런 건 일체 없습니다만...


5. 내용
 
사이버 포뮬러 TV판은 프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같은 선라이즈에서 제작한 퍼스트 건담의 향기가 곳곳에서 느껴지며 어떻게 보면 우주 로봇물을 지구 카레이싱물로 바꾼 것 같은 기분도 날 정도입니다. 특히 아스라다GSX가 대지에 서는(?) 씬이라든가 우연히 이걸 타게 되는 주인공이라든가 히로인의 오빠가 최대 라이벌로 부상한다든가 아직 완벽히 나오지는 않지만 뉴타입의 능력과 비슷한 제로의 영역이라든가.

냉정하게 평가하면, 슈퍼 아스라다01 등장 이후에는 상당히 시나리오가 대충대충 넘어가는 감도 감지 됩니다. 몇몇 특정 포인트에만 러닝 타임을 애써 할애해 주고 나머지는 레이싱과 그 중간중간 나누는 이야기(?)로 스피디하게 덮은 느낌. 랠리가 주가 되던 초중반 시나리오가 주로 역경, 노력, 감동을 주 포인트로 잡고 경기 외적 이야기를 기반으로 경기 진행후 갈등을 풀어가던 구조였다면 레이싱의 스피드감이 강조되는 후반은 말그대로 전광석화 같은 전개로 무게추가 옮겨가는데 이는 줄어 든 전체 에피소드 숫자 때문에 드라마 부분에 길게 할애하기 어려워서 레이싱과 함께 다들 파바바박 해결해 버리는 느낌.


이 덕분에, 초반에는 랠리스런 인고와 조밀한 드라마였다면 후반은 레이스스런 시원한 드라마라서 어느 쪽의 팬들도 나름대로 만족시킬 수 있다는 의도하지 않은 장점이 따라 왔습니다. 무엇보다 후쿠다 감독의 재능은 애초에 길고 긴 TV판에서 이야기를 균형있게 배분하는 것보다 짧고 굵게 임팩트를 주는 데 능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드는 데, 연출 기법도 그렇지만 짧고 굵게 임팩트를 주는 건 상당히 능하고 그런 데서 명장면이라고 할 부분이 꽤 있기 때문입니다. 사이버 포뮬러나...건담 시드나.(웃음)

그래도 건담 시드가 욕을 먹는 건 심리묘사나 상황묘사가 불충분하고 억지스럽기 때문인데(제작비도, 기간도 충분했음에도!) 사이버 포뮬러는 중도에 잘라먹게 되었음에도 너무 큰 무리없이 묘사해내는 데 성공했고 이 TV판 후반의 스토리 텔링 기법은 후에 OVA 쪽에서도 이어져서, 길지 않은 편수로도 충분히 한 해의 이야기를(OVA 한편이 작중 1년씩 흐름) 관통하며 볼 수 있게 됩니다.


6. 에필로그
 
개인적으로 KBS에서 방영한 '영광의 레이서'부터 투니버스 방송판, SBS 방송판 등 다양한 매체로 사이버 포뮬러 TV판과 OVA를 망라한 작품 세계를 접했지만 이 TV판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TV판 시나리오야말로 가장 '꿈'이 부각되었던 시리즈였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만화스러운 카 점프와 함께 역시나 만화스럽게도 휠체어에 탄 소녀가 일어나게끔 하는 기적을 일으키던 하야토, 아버지의 꿈이었던 슈퍼 아스라다01 등장시의 그 임팩트, 최종전에서 아스라다와 하야토가 대화하면서 부단히 언급되는 '꿈', 기계가 사람의 꿈을 이해하고 그를 실현하기 위해 같이 애써준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환영이 "이겼단다. 네 자신에게도, 레이스에서도." 라고 말해주는 그 순간. 이 모든 것이 사이버 포뮬러의 원점이 보여준 '꿈'이었고 제작진과 시청자가 공유했던 그 무언가였을 겁니다.
특히 양념이 솔솔 뿌려지는 연출 - 그 특유의 서서히 발동을 걸고 본 레이스에서 불타오르는 감과 특히 슈퍼 아스라다01 등장후 써킷 레이스가 완전하게 주가 되는 이후의 그것 - 들은 그저그런 화질에 지금보면 촌스러운 작화에 단조로운 BGM이라도 사포는 사포라는 생각을 품게끔 하는데 충분합니다.
 
이 TV판 BD 박스를 구입한 팬들에게, 20년만의 꿈이 이루어졌습니까? 라고 설문조사 한다면 과연 얼마나 '그렇다.'는 대답이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후지오카 써킷의 톨네이도 코스 같은 환율의 압박 때문에, 아마존과 HMV간의 가격 차이를 저울질해 가며, 최종적으로 3만엔 가까운 가격을 감수하며 구입한 저도 솔직히 말해서 100% 그렇다!고 외치지는 못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지금보다 많은 게 단순했던 시절의 꿈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는 것 하나만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VHS/LD로 따로 모으던 비용보다 싸고 DVD보단 퀄리티가 좋다는 이유로 만족을 하던, 순전히 추억을 다시 볼 수 있는 것 하나만으로도 모든 게 만족스럽던, 본 작품이 보여주는 꿈을 어떤 식으로든 유효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소유하고 소장하는 영상 매체를 사는 이유에는 충분히 부합하리라 생각합니다. 판단하는 것은 팬의 몫입니다.

(일본)BD 발매일: 2011년 12월 21일/ 러닝타임 890분/ 감독: 후쿠다 미츠오 & 제작: 선라이즈
님의 서명
無錢生苦 有錢生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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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2-01-01 00:51:45

게시물을 천천히 내리며 읽는데 눈이 황홀하네요 *0* !!!!
모니터는 비록 20인치 짜리지만 제가 레이싱 경기장에 들어간 느낌이!!!!
게시글 잘봣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WR
2012-01-01 08:42:08

예, 잘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2-01-01 00:52:32

잘 보고 갑니다 ..
OVA 도 어서 나왔으면,
일단 TV 판도 구입하고 싶네요.
돈 모아야 ...

WR
2012-01-01 08:42:37

예, 감사합니다.

OVA는 흠...뭐 년내에 발표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2-01-01 09:12:38

새해첫날부터 멋진리뷰를 감상했습니다. Johjima님의 사이버포뮬러에대한 애정을 저도 느낄수있을정도네요... 또한 토미노 감독이 참여했었다는 새로운사실도 알게 됐네요
재패니메이션팬으로서 항상 좋은정보 리뷰 올려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WR
2012-01-01 09:30:19

하하, 네. 잘 전달된다니 그거면 목적은 달성된 거 같습니다.

오비완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2012-01-01 10:38:11

이렇게 글로 멋진 리뷰를 작성하시는 johjima님의 글솜씨가 부럽습니다^^. 새해부터 멋진 리뷰를 감상하게 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리며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WR
2012-01-01 11:04:01

아, 잘 봐주시는 분들이 더 감사하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2-01-01 10:45:44

새해 첫 아침부터 멋진 리뷰를 볼 수 있었네요...
잘은 모르는 작품이지만 여러가지 부가해설들로 인해 되게 친숙한 작품이 된 듯 합니다...^^
johjima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도 많은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WR
2012-01-01 11:07:00

감사합니다. 좋은 작품이라 좀 더 관심 주시면 틀림없이 재미로 보답할 겁니다.^^

pocker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2012-01-01 14:13:15

정독하느라 오래 걸렸습니다 정말 존경스러운 리뷰였습니다 조지마님~~
올 한해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도 많이 받으세요~
이렇게 멋진 글 많이 많이 써주시구요~~~

WR
2012-01-01 14:37:39

감사합니다. 읽어주시는 분들께서 잘 봐 주시는 게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2-01-01 16:41:07

멋진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WR
2012-01-01 16:51:40

네, 감사합니다. rameses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2012-01-02 12:35:03

언제 글 올리시나 했는데 벌써 올리셨군요..정말 부지런도 하시네요.
저도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천국과 지옥도 아주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조지마님 자체 제작 자막이 너무나 훌륭해서 아주 재미있게 감상했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시와요..^^

WR
2012-01-02 12:47:19

하기로 한 건 빨리 해야 개운한 성격이라. 파하핫.

즐거운 시간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2-01-02 16:43:05

리뷰 잘봤습니다. ^^;
마지막 스샷 어렸을때 봤을땐 멋지구나 했었는데 요 근래에 F1세계에 관심을 갖게되다 보니
머신과 체커기가 저렇게 가까이!!!!??? 라는 생각만 드네요...


하아..이젠 동심은 없어져졌나 봅니다..




WR
2012-01-02 17:47:22

아니, 이런. 그걸 지적하시다니 꿈을 잃어버리셨군요. 파하핫.

2012-01-03 16:19:37

대단하십니다.
해드릴 수 있는 거라곤 추천밖에....

WR
2012-01-03 21:00:11

별 말씀을. 항상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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