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감상기] 고질라(2014)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워너
브라더스가 배급하여 국내에서는 올해 5월 15일에 개봉한 헐리우드의 두 번째 고질라, 그 블루레이(이하 BD)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참고로 본 2014년산 고질라 BD의 국내 정발은 9월 25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정발판은 제가 살펴본 판본과 동일한 것으로
전망되므로 정발판의 프리뷰로 보셔도 괜찮겠습니다.
거대 괴수 고질라의 꿈과 희망에 가득찬(...?) 탄생, 모험, 질주,
아름다운 사투, 그리고 거기에 휘말려든 인간들의 난리법석을 그린 이 영화의 전신은 1954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 헐리우드의 두 번째 고질라가 나오기 전까지 60여년 동안 장장 20여편 가량의 관련 영화가 개봉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일본산 괴수에 헐리우드가 최초로 주목한 건 많이들 아시듯 90년대 말의 이야기로 1998년에 등장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Godzilla가 이 대배우의 헐리우드 첫 출연작입니다만, 역시나 다들 아시듯 이 영화는 상당한 괴작으로 원작을 아는 이에게도 모르는
이에게도 외면받은 물건이라 체면을 구긴 바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이번 2014년산 고질라는 그간 나온 많은 고질라 영화들을
철저히 섭렵한 개러스 감독의 탐구 정신과 현 시대의 발전된 CG 기술 등을 통해 상당히 만족스럽게 뽑힌 게 아닌가 하고 그럭저럭
대여섯 편의 일본산 고질라 관련 영화를 본 제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동양 영화를 헐리우드가 리메이크 하면 그 특유의 문화나 관습,
정신, 이 모든 걸 아우르는 분위기에 있어 1. 비슷하게 만들었지만 (당연하게도)서양식 해석으로 그 맛의 재현에 실패하거나, 2.
아예 다른 물건을 만들었는데 이게 엉터리거나, 3. 어중간하게 동서양 퓨전을 시키려다가 망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 2014년산
고질라 영화는 1~3 어느 지뢰도 밟지 않고 무난하게 2시간 3분 간을 운전해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이 포스팅은 이 영화의
내용에 대한 호불호를 따지는 것보다는 BD에 대해서 논하는 데 더 비중이 있으므로 서론은 이정도로 하고 그 BD가 어떻게 뽑혔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간단한 스펙. 본편 m2ts 파일은 약 30.8G 가량의 용량으로
평균 비디오 비트레이트는 20Mpbs 초중반,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일반적인 요즘 헐리우드제 영화 BD의 그것입니다. 대신 사운드 스펙은 메인
사운드 DTS-HD MA 7.1ch(24/48) 영어로 꽤 힘을 썼으며, 자막의 경우 정발판 기준 본편과 서플 모두 한글 자막이
지원됩니다.(이외에도 영어 SDH 등 기타 자막 다수) 참고로 자막은 한 줄의 경우 블랙바에 위치/ 두 줄의 경우 한 줄은 화면 내에 한 줄은
블랙바에 위치합니다.
한편 서플은 총 7종의 영상 특전으로 구성되었으며 그 면면은 다음과 같습니다.(정발판 공식 상품 설명에서
발췌)
* MONARCH: Declassified: 모나크 기밀 문서
- Operation: Lucky Dragon
(02:55): ‘행운의 용’ 고질라에 대한 모나크의 연구 시작
- MONARCH: The M.U.T.O. File (04:46):
모나크의 무토(Massive Unidentified Terrestrial Organism:거대 미확인 육생 생명체) 연구 파일
-
The Godzilla Revelation (07:30): 모나크의 ‘고질라 & 무토 연구’ 기밀파일 폭로
* The
Legendary Godzilla
- Godzilla, A Force of Nature! (18:42): 에드워즈 감독이 ‘고질라’라는
아이콘을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자연의 힘으로 탄생시키는 과정
- A Whole New Level Of Destruction
(10:15): 격이 다른 파괴 장면들
- Into The Void: The H.A.L.O. Jump (05:11): 공중 낙하
장면 속으로…
- Ancient Enemy: The M.U.T.O.s (07:25): 고질라의 천적 신종 괴물 ‘무토’ 파헤쳐
보기
다만 그럴듯 하고 흥미로운 것 같은 이 서플들에 대해 유명한 블루레이 소개 및 리뷰 사이트인 블루레이 닷컴의 공식 리뷰는
5점 만점에 2.5점을 부여. 근 한 시간에 달하는 분량만으로 생각해도 상당히 박한 것 같은데 이 부분은 미처 살펴보지 못한 바 발매
후의 즐거움(?)으로 남겨 둡니다.
다음으로 본편의 영상 퀄리티에 대해서. 이 영화는 아이맥스 관에서도
개봉되었고 아이맥스 카운트다운 역시 이 영화 단일 버전으로 따로 제작(일반적인 카운트다운 후에 고질라의 포효 사운드가 나오는 식)된 최초의
영화이다 보니 혹시 BD에서도 아이맥스 화면비를- BD의 16:9가 아이맥스 원판 화면비와 다른 걸 감안하면 그냥 '16:9에 꽉 차는'-
기대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으나 본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2.40:1 화면비의 영상을 보여줍니다. 사실 당연한 것이 이 영화는
아이맥스 카메라로 찍은 것도 아니고 그저 디지털 컨버트 방식으로 아이맥스 포맷에 맞춰 상영한 것뿐이다보니.
하지만 Arri Alexa(Alexa Plus 4:3) 카메라로 촬영된
본 영화는 1080P 디지털 해상도를 가지는 BD에 꼭 맞는 최적화 소스이며 네거티브 포맷의 특성에 따른 BD 트랜스퍼 역시 상당히 편리했던
관계로 BD로 볼 때 별 흠잡을 데 없는 그야말로 '꼭 맞는' 화질을 제공합니다. 일부 빈티지 렌즈를 써서 촬영한 씬에 당황하실 수도 있으나
이는 제작진의 의도이며 그 외에는 시종일관 포커스에 따른 디테일 표현의 차이마저 잘 살펴볼 수 있는, 현 세대의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궁합이
좋은 화면을 보여줍니다.
이외에 명암 다이나믹스도 준수하며 현 세대의 성숙한 디지털 촬영 -
편집 - 수록에 따른 계조 표현력도 충분히 평가할만한 수준. 특히 어스름하거나 애매한 밝기를 가진 씬의 표현에서도 재생 기기나 디스플레이를
별로 가리지 않고 비슷하게 안정된 영상을 전달합니다. 다시말해 재생 난이도가 유달리 높지 않고 때문에 과도하게 기기 특성을 타거나 하지 않는
모범생의 느낌.
이 안정감을 바탕으로, 거의 어둠 속에 치러지는 후반의 클라이막스 씬을
비롯 전체적인 암부가 별 흠잡을 데 없는 디테일로 재현되고 화면에 깍두기가 나타난다거나, 불필요하게 블랙이 뜬다거나, 기타 위해 요소도 찾기
어려운 관계로 영화의 몰입감을 깨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약점 없는 화면을 가진 BD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소소하게 티를 찾는다 하면 간혹 CG를 포함한 배경들이 인물과 유리감을
보이는 부분들이 왕왕 있는데 이는 합성 과정에서 배려가 없었던 것인지 원래 그렇게 찍을 수 밖에 없었는지 다소 불분명하지만 디스플레이에
따라서는 이런 요소들이 가끔 어색하게 비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전반적으로 쨍하니 밝지 않고 차분하고 수수한 영상으로 수록되었기에 영상의
임팩트는 다소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좀 심심해 보이는 색감과 밝기를 가졌기는 해도 전술한대로 찍고자 한 것이 잘 살아있는 화면이고
작품 전체적인 분위기와도 융화가 좋기 때문에- 밝기가 낮아서 CG 괴리감도 덩달아 마스킹 되는 부분들이 있고- 과한 흠으로 꼽을만한 것은
아니라 하겠습니다.
한편, 사운드 퀄리티 쪽은 한마디로 스펙에 별달리 부끄럽지 않은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사운드 디자인의 중점은 채널간의 이동감과 분리감에 둔 것으로 들리며 고질라의 등장 등의 주요 씬에서 들려주는 저음 역시
흠잡을 데 없는 수준. 다이나믹 레인지, 세세한 효과음의 디테일, 대사의 명징한 표현 등에서도 딱히 문제삼을만한 부분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본 영화가 돌비 앳모스(atmos) 포맷이 적용된
영화이며 당초 돌비 앳모스가 적용되는 최초의 가정용 타이틀이 될 것이라는 소문으로 기대치를 높였지만 아쉽게도 그 자리를 트랜스포머4 BD 쪽에
넘겨주고 다소 평범한(?) DTS-HD MA 포맷으로 수록되었다는 것 정도. 앳모스 포맷에 대해 과한 기대는 금물이라 해도 분명 이슈가 될만한
일이었기에 아쉽다면 아쉬운 일입니다.
이 2014년산 고질라 영화에서 인간 제군들은, 주인공과 주인공이 속한 무적 미군은 물론 54년산 원조 고질라에서 대활약한 세리자와 박사, 를 오마주한 세리자와 이치로 박사(와타나베 켄 분) 역시 하는 일이 도통 없다시피 합니다. 덕택에 출연 분량은 좀 부족하긴 해도 고질라가 타이틀 히어로의 위명을 떨치는데 부족함은 없었던 것 같은데 바로 그 점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작품에 대한 왈가왈부를 떠나 흥행 자체는 잘 되었고 그 여세를 몰아 요즘 트렌드인 3부작 제작도 확정, 속편에는 일본제 괴수영화에 친숙한 분들께서 열광하실(?) 킹기도라, 모스라, 라돈도 출연한다 하니 순 개인적으로는 헐리우드 CG술로 재현해 낼 이들 일본 제작(?) 괴수들이 어찌 표현될지 꽤 흥미진진하면서도 한편으로 걱정도 됩니다. 일단 그 첫 스타트인 본 2014년산 고질라는 적어도 AV적으로는 불만없게, 또한 BD 역시 멀끔하게 잘 뽑혔으니 첫 단추는 잘 꿴 것이 아닌가 싶고 이대로 잘 나가서 나중에는 제가 좋아하는 가메라 같은 친구들도 속속 헐리우드 화장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여담으로 이 영화에는 원조 고질라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타카라다 아키라 씨가 카메오 출연하기로 예정되었고 실제 촬영도 마쳤으며 스태프 롤에도 이름이 들어갑니다만, 정작 영화 본편에서는 해당 씬이 삭제되었습니다. 이는 일본 상영분에도 포함되지 않았고 본 BD에서도 찾지 못했는데 혹시나 일본 발매 BD에는 서플로라도 들어갈지 어떨지? 물론 이런 자질구레한 부분을 제외하고도 여러모로 볼만한 BD인만큼 영화관에서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라면 한 번 더 즐겁게 즐기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디스플레이: JVC DLA-RS35 (D-ILA 프로젝터) x Da-lite NCV 110인치 (게인 1.3)/ 파나소닉 TC-P55VT50 (PDP)
참고용 디스플레이: 소니 KDL-46EX700(엣지형 LED 백라이트 LCD)
플레이어: OPPO BDP-103 커스텀
셋팅: 연결 플레이어 재생 영상을 통해 계측한 6500K 표준 색역 캘리브레이션, 기타 상세 사항은 별도 문의시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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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게 본 영화라 기대중입니다.
자막있는 정발을 사겠지만, 나중에 북미 메탈팩 사서 개조를 좀 해야겠어요..배터리 교환이 안된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