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쿄토 애니메이션(이하 쿄애니)이 제작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타마코 러브 스토리는, 2013년 1월에 1쿨(12화) 분량으로 방영한 TV 애니메이션 '타마코 마켓'의 후속 극장판입니다. 일본내 2014년 4월 26일 개봉/ 한국내 2014년 9월 25일 개봉. 총 러닝타임 84분(중 동시상영작 '남쪽 섬의 데라짱' 약 6분 포함). 감독 이하 모든 제작 스태프는 TV판 당시와 동일.

일본내 24개관에서 소규모 개봉한 이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개봉전후에 관심을 끈 이유로는 별달리 신통찮은 반응을 이끌어낸 타마코 마켓의 후속작이 제작된다는 놀라움, '사랑'이라는 단어와 별반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타마코 마켓의 캐릭터를 데리고 사랑 이야기라는 제목이 붙은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만든 작품이 의외로 볼만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제가 타마코 마켓부터 이 작품을 계속 본 이유는 좀 우습게도 제가 떡을 아주 좋아해서입니다만, 타마코 마켓이 마치 (그냥)가래떡 같았다고 한다면 이 타마코 러브 스토리에 대해서는 아주 맛있는 찹쌀떡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어떤 점에서 이 작품이 아주 맛있는 찹쌀떡인지, 그것을 담은 BD는 또 어떤 모양새인지 본 감상문에서는 그 점을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1. 디스크 스펙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37.9G/본편용량 27.4G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16:9(1.78:1)/ 비트레이트 37.26Mbps
음성스펙 LPCM(24/48) 일본어 2.0ch/ 비트레이트 2.3Mbps, 자막 일본어(SDH) 1종 (On/Off 가능)

* 메인 음성 트랙 외 오디오 코멘터리 2종: 스펙은 모두 LPCM(24/48) 일본어 2.0ch.

2. 서플

- 무대인사영상: 19분 35초. 1080i60, LPCM(24/48) 2.0ch. 신주쿠 피카디리 극장에서 열린 무대인사 행사 당시의 영상

- 특보/ 예고/ PV집: 작품 관련 CM 모음집. 영상은 1080i60과 1080P24가 혼재하지만 음성은 모두 LPCM(24/48) 2.0ch. 일본어 자막 On/Off 가능.

- 논크레딧 OP/ED: 각각 1분 47초와 3분 55초의 논크레딧 OP/ED 영상. 스펙은 둘 다 1080P24, LPCM(24/48) 2.0ch. 일본어 자막 On/Off 가능.

- 캐스트 코멘터리: LPCM(24/48) 2.0ch. 작중 주역 담당 성우 4인이 모두 출연하여 연기감이나 레코딩 당시의 심리에 대해 언급하는 등, 영상과의 관계도가 높은 코멘터리이며 이런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도 첨가됩니다.

- 스태프 코멘터리: LPCM(24/48) 2.0ch. 야마다 감독, 타미네 미술감독, 타케다 색채설계 담당, 촬영감독 야마모토 씨 이상 네 사람이 출연하여 장면을 따라가며 표현하고 싶었던 바나 주안점을 언급하는 이야기로 구성되었습니다.

3. 영상 퀄리티

타마코 러브 스토리 BD의 영상 경향은 기본적으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화면'을 모토로 하며 그 내용상 이러한 영상 경향이 매우 잘 어울리는 내용을 담고 있기에 최적의 영상 수록 디자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경향은 작품의 전반적인 광원 노출 경향에서도 그 궤를 같이 하기에 일견 부드럽고(그래서 좀 뭉특하고) 탁한 느낌의 영상으로 비칠 수도 있는데, 특히 영상의 다이나믹 레인지가 낮은 LCD 패널 TV나 모니터에서는 몇몇 신경 쓴 광원 표현이 전부 그냥 부옇게만 나와서 더 그렇게 오인될 수도 있습니다만 사실 '그리고자 했던 바'가 섬세하게 출력되는 좋은 영상으로 수록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국내에 DVD 정식 발매만이 확정 발표되었는데, BD로도 정식 발매를 희망하는 것은 DVD라는 그릇에서 상술한 영상의 느낌들을 표현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DVD는 단순히 해상도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영상 압축 코덱/ 비트레이트 전송량 등 모든 점에서 열악하며 이때문에 사라지는 영상의 '맛'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이 작품은 상영용 마스터나 BD를 통해서 전달 가능한 수준의 영상 효과가 곳곳에 산재합니다. 예를 들어 첨부 샷은 작중 13분께에 나오는 씬인데 이 바로 다음에 나오는 같은 구도의 원경 씬과 다른 영상 경향을 보여줍니다만 DVD에서 이런 차이는 어떻게 살려서 수록해도 캐치하기 대단히 어렵거나 아예 수록 시점부터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더불어 계조 표현력도 우수한 편으로 애니메이션에서 특히 밴딩 노이즈(일명 등고선 현상)가 나타나기 쉬운 씬들을 별 문제없이 클리어 하며 특히 난이도가 높은 암부 계조의 경우에도 이 문제는 별달리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런 잇점 덕에 촬영 및 색채 담당자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바들이 거슬리지 않는 퀄리티로 잘 전달되는 장점을 가집니다. 그리고 이런 이유들로 인해 본 BD는 타마코 러브 스토리라는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그 내용상의 합일을 추구하기 위해 여러모로 고안된 연출들, 디자인들을 최대한 여과없이 전달하며 그런 의미에서 좋은 영상 퀄리티를 가진 BD 타이틀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4. 음성 퀄리티

타마코 러브 스토리 BD의 음성 퀄리티는 특히 클리어 한 대사감이 인상적으로, 몇몇 특별한 씬에서 역시 감정을 담아 연기한 성우들이 어떤 생각을 품고 임했는지마저 제대로 전달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발군이며 군데군데 쓰이는 효과음과 생활 사운드가 마치 '눈앞의 현실'에서 펼쳐지는 듯한 감각을 제대로 전달해 줍니다. 마치 나는 연극을 보러 온 관객이고 그래서 무대 위에 실제로 선 두 아이들과 그 주변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같은 감각을.

이러한 우수한 사운드 퀄리티는 작중 BGM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며 덕분에 음향감독 츠루오카 요타 씨의 BGM 선곡의 센스와 적절한 On/Off 타이밍도 한층 빛나게끔 해줍니다. 잔잔한 내용과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생활 사운드에 일종의 극적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좋은 BGM들을 역시 좋은 퀄리티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발군의 퀄리티를 출력하는 BD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아무래도 멀티채널의 부재인데,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이나 영화 케이온! 에서 5.1ch 사운드를 메인으로 제작했고 그 잇점을 모를 리 없으며 해당 작품의 BD에서도 그 감을 잘 수록해 전달했던 쿄애니가, 잔잔한 내용이라 해도 몰입감을 주기 쉽다는 점 등 멀티 채널 제작을 마다할 이유가 별로 없는 데도 이 작품을 스테레오로만 제작했다는 건 약간 의아하기는 합니다. 정확한 의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이 없어서 불명입니다만 이 점 다소 아쉽습니다.

5. 내용

타마코 러브 스토리는 한마디로 말해서 알기 쉬운 대전제를 세우고 보다 와닿는 메시지를 알기 쉽게 상세하게 그려낸 애니메이션입니다. 대전제는 정말로 타마코 마켓의 주역 캐릭터 타마코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자는 것이었고 메시지도 고등학교 3학년 여자애와 남자애의 아주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자는 것입니다. 이 정직함과 직선성이 이 애니메이션 최대의 미덕이며 이런 요소들을 심플한 주제와 작품 메이킹 퀄리티가 함께 충실하게 보조한 것이 특징입니다.

사랑을 하고, 그래서 정신적으로 성장한 여자아이를 그린 그 주제에 걸맞게 여러모로 궁리가 들어간 디자인 요소들,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극장판에 걸맞는 수준의 작화와 동화動畵로 이를 뒷받침한 비주얼, 역시 TV판에서도 인상 깊었지만 여기에서도 빛을 발하는 많은 음악들,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그리는 캐릭터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노력한 애니메이터와 성우들까지. 진부하지만 종합 예술인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이해한 집단다운 만듦새로 이 작품은 구성된 것이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이 작품은 현대 일본 애니메이션의 트렌드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며, 따라서 신카이 마코토나 스튜디오 지브리로 대표되는 소위 이곳 게시판의 많은 분들이 그나마 좋아하실 일본 애니메이션보다는 좀 더 매니악 취향스러운 부분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요소보다도 이 극장판에서 더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주 보편적이고 정말 구식스러워 보일 정도로 풋풋한 고등학생 남자 여자 아이의 사랑 이야기이며 동시에 어른이 되기 직전에 있는 아이들의 변화입니다. 때문에 실사 영화로 만들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아마 그렇게 만들어서 상영했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이 한 번쯤은 겪었을 혹은 책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간접 체험해 보았을 이야기를 보다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별달리 거부감도 편견도 없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혹시 이 극장판의 전작인 TV애니메이션 '타마코 마켓'을 알고 보시는 분이라면 캐릭터들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그리고자 한 섬세함이 보다 와닿겠지만, 모르고 본다해도 그러한 설명이 필요없을만큼 이 작품은 생명력을 가졌습니다. 물론 요즘 세상에 저런 사랑이 어딨어! 라고 말하는 청춘 남녀들에게는 안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반대로 저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청춘들에게는 충분히 달콤시큼한 맛을 전달할 것으로 짐작되는만큼.

6. 총평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는 인류가 이성을 인식하게 된 이후부터 무수하게 다뤄진 소재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따라서 이 작품이 다룬 그 명확한 주제도 특별한 건 결코 아닙니다. 다만 그것을 그리기 위해 들여진 노력들을, 그것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을,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라는 포맷을 통해 그 한 유형을 보고자 하는 분이라면 이 작품은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만한 보편성을 확보했다는 것은 이 작품의 미덕이며 제작진이 이전에 그들이 보여주었던 역량을 한층 섬세하게 끌어내어 다듬었다는 증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때문에 이 작품은 (작중)소년소녀들이 사랑을 시작하면서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임과 동시에, 그것을 만든 집단이 확실한 성장의 계단에 올라섰다는 감을 주었기도 합니다.

사실 여기 소개해 드린 일본산 타마코 러브 스토리의 BD는 그다지 싸다고 하기도 어렵고 동봉품이 가격에 비해 아주 빵빵하다고 말씀드리기도 어렵습니다.(오픈 케이스에 대해서는 마침 본 게시판에 클린레이 님께서 올리신 게시물이 있으니 그것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다만, 저는 타마코 러브 스토리를 일본에서 아직 상영하던 당시에 본 경험이 있는데 상영관 설비가 좀 그저그런 곳이어서 영상/ 음성 퀄리티 면에서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만, BD를 통해 온전하게 제작진이 작품에서 추구하고자 했던 바를 보다 거기에 가깝게 재생하여 다시 볼 수 있어서 아주 기뻤습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기에 굳이 적지 않은 돈을 내고 BD를 수집하는 것이고 또한 그것을 최대한 수록된 바에 가깝게 재생하고자 시스템을 갖추려 노력한다고 할 수 있을만큼. 그리고 이런 BD가 국내에도 정식발매 되어서 보다 많은 분들이 가격과 언어의 부담을 해소하고 이 작품을 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감상 시스템>

디스플레이: JVC DLA-RS35 (D-ILA 프로젝터) x Da-lite NCV 110인치 (게인 1.3)/ 파나소닉 TC-P55VT50 (PDP)
참고용 디스플레이: 삼성 갤럭시S5 SM-G900S + MX 플레이어(Ycbcr과 가속 설정 이외 디폴트 셋팅)

플레이어: OPPO BDP-103 커스텀(영상 체크용) x Ayre DX-5(음성 체크용) x PlayStation 3(일반 범용 체크용)

셋팅: 연결 플레이어 재생 영상을 통해 계측한 6500K 표준 색역 캘리브레이션, 기타 상세 사항은 별도 문의시 추가 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