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차한잔]  발코니에 된장물이 꽉차서 역류했던 사건, 그리고 층간소음

 
3
  1469
Updated at 2020-05-27 10:59:28

아래 어느 분의 글을 읽다보니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당했던 일이 생각나네요.

1층에 살았는데 대략 밤 10시 즈음에 갑자기 거실에 발코니 쪽에서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겁니다.

발코니에 된장 건더기랑 물을 몽땅 내려보내서 배수구가 막히고 그 바람에 역류해서 발코니에 물이 꽉차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발코니 한쪽에는 거실 뒤에 창고가 있는 구조였는데 여기까지 된장물이 들어가서

보관해 높은 물건들까지 스며들었고 거실에도 계속 물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이미 막힌 상태라 물을 일일히 바가지로 퍼내는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참사였습니다.  

관리소 직원분이랑 위에서 부터 방문을 해봤는데 4층 위부터는 냄새도 안나고

3층에 가보니 발코니를 깨끗하게 정리해 놓았고 화분을 잔뜩 놓았는데

그날 김장을 한 흔적이랑 텅빈 항아리도 보이는 겁니다.

그런데 60대 여주인이 딱 잡아떼는데

관리소 직원분이랑 저는 여러가지 정황상 그집이 확실한 것 같다는 결론을 냈었습니다.

2층도 확인했구요.

다른 집 사시는 분들은 일단 무슨 얘긴지 잘 모르는 것같은 반응인데

3층 이 분은 설명을 자세히도 하기도 전에 '들어와서 봐라' 등등 증거인멸 후 자신있어 하는 것같은

행동을 과하게 보이는 것이 좀 유난스러웠습니다.

거실까지 들어온 물을 닦고 젖어 버린 물건들을 치우느라 아내랑 밤을 새우는데

너무 기가 막혀 둘이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역류해서 난리가 난 사진과 메모를 인쇄해서 엘리베이터에 붙였습니다.

'치우느라 밤을 샜고, 둘이서 울었습니다. 이웃이면 사과라도 해주면 좋겠습니다'

며칠 동안 붙여 놓았지만, 아무도 연락이 없었습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그 뒤로 이 분이 예전과 달리 눈을 잘 못마주치는 걸 보면서

심증은 더욱 굳어졌습니다.

그 트라우마 때문에 한동안 그리 좋아하는 된장을 입에도 대지 못했습니다.  

 

한참이 지난 후 근처 성당에 다녀볼까 하고 가족들이 처음 가게 되었는데

며칠 있다가 구역장인가 하는 분이 방문할 거라 하더군요.

어느날 집에 들어가려는데 마침 이분이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습니다. 

혼자 온 것이 아니고 비슷한 연배의 여자분과 함께요.

잊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저희 집에 이것 말고 볼일 있으셔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하니

쭈뼛쭈뼛하면서 대답을 못하더군요.  

결국 문전박대해 버렸습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밀양' 영화의 전도연 같은 기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기는 성당가서 기도하고 용서받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바람에

성당 가는 것도 그만둬 버렸습니다.

 

아파트에 살면 층간소음을 비롯해서 늘 가해자이면서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조심스럽고 웬만하면 이해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사실 저 때 1층에 살았던 이유도 층간소음이었습니다.

바로 직전에 다른 동 9층에 살기 사작한지 얼마 안되어 엘리베이터에 8층 사람이 탔는데요.

저희 두 아이를 보면서 '에고 이 녀석들이 범인이구나' 하는 겁니다.

기분나쁘게도 아니고 '죄송하다'는 말에도 아니라고 정말 좋게 대답을 했지만

그 날부터 아이들 뛰는 것을 단속하게 되더군요.

아직 미취학 상태인 어린 사내녀석들인데 거의 머무는 집에서조차 뛰지도 못하는 상황에

늘 스트레스를 주고받는 것이 영 아니다싶어, 결국 단지내 1층 집을 사서 이사하게 되었고

10년 가까이 살게 되었습니다.

물론 홈씨어터를 한참 즐기고 있던 것도 이사하는 이유로 한몫했습니다.  

이사하던 날 아이들한테 한 얘기가 기억납니다.

'얘들아, 오늘부터 맘껏 뛰어놀아라'

이 때도 2층에서 아이들 뛰는 소리를 포함해서 소음이 종종 들리곤 했지만,

한 번도 그 집에 얘기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솔직히 참기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최근에는 9시에서 10시 넘어서까지 런닝머신 때문에 집이 온통 진동이 있습니다.

그래도 참고 있습니다.

 

10
Comments
2020-05-27 11:01:14

8년째 사는집에 이사오는날 윗집 간난아기가 있길래...

우리애들도 키우면서 못뛰게 하는게 힘들었다 어느정도 이해한다 했더니...

지금은 커서 가끔 티비소리가 안들릴때도...

호이가 계속되면 둘리되더군요...

아직도 별말 안하긴 하는데 11시~12시까지 뛸때는 좀 스트레스 많이 받네요

Updated at 2020-05-27 11:06:34

베란다의 배수구는 대형 하수구가 아니라 옥상의 우수관에 연결되어 있어서 간단한 하수만 내려보내야 하는데 된장물이라니 진짜 말이 안되는 일이 벌어졌네요 우리 동네에도 베란다에 세탁기를 내놓은 집들이 있었는데 베란다에서 세탁을 하면 저층으로 거품이 넘치면서 우리 베란다에 물이 차는 일이 여러번 있었어요 그래서 베란다에서 세탁기 사용하지 말라고 여러번 말해도 말을 안 듣더니 작년에 두 집이 이사간 후로 베란다 물은 안 넘치네요 그리고 배수관이 노출이 되어 있어서 겨울엔 얼어서 넘치는 경우도 있죠 구청 공무원도 나와서 베란다에서 세탁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그렇게 사용하는 집이 많이 있었어요

1
Updated at 2020-05-27 11:08:04

지금은 이사를 했지만 전에 살던 집에서 왠만한 층간 소음은 참고 살았는데 윗층에서 런닝머신 뛰는건 진동 때문에 두통까지 생겨 도저히 참지 못해 윗층 올라가서 얘기한적이 있었습니다. 초저녁도 아니고 아니고 밤 9~10시 정도라면 참지 마시고 얘기하시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WR
2020-05-27 11:07:46

누군가 얘기를 해줄까도 생각이 들긴 하는데요.

조금만 시간을 당겨서 이용해 달라고 엘리베이터에 메모를 붙여 놓을까 하고 있습니다.  

2020-05-27 11:44:22

1층도 아니고 런닝머신이 있다는게 쇼킹하네요....

헬스 자전거도 아니고..

Updated at 2020-05-27 11:09:22

저희집은 2층인데 여름이면 위에 어느 층에선가  앞 베란다에서 고기 구워먹고 하수구에 음식물 쓰레기 버려서 막히고 물차고 그랬던 적 있어요. 음식물 끼인 거 빼고 그래도 물이 안빠져서 관리실에 이야기 했더니 무슨 긴 도구를 가져와서 뚫어주면서 아래층에 가끔 이런다고 하더군요.

저희는 이 정도도 화났었는데 쓰신 글은 정말 울음이 절로 나왔을 것 같은 상황이네요. 참 살다보면 별 사람이 다있습니다.

Updated at 2020-05-27 11:13:58

아파트에 살면 참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죠. 제 사례를 보면..

 

1.혹한기때 바로 윗집 상수도 밸브가 터졌습니다. 때마침 집엔 아무도 없었고... 집에는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해 온 집안에 홍수가 났으며 (당연하죠. 윗집이 홍수났으니 그 물이 어디가겠습니까) 천정이 물의 무게로 무너져 내릴 지경이었습니다. 

 

이 경우는 뭐 범인(?)이 빼박이라 윗집에서 발뺌도 못하고.... 결국 보상비를 받긴 했는데, 그 집도 형편이 넉넉한 집은 아니어서 참 기분이 안좋더라구요. 요즘은 아파트마다 겨울에 양수기함을 보온재로 덮거나 보강해 주는 작업을 꼼꼼히 하던데, 예전에는 안 그랬거든요. 엄밀히 말하면 관리소측의 관리소흘이기도 했고... 여튼 그 집도 저희집도 모두 피해자였던 그런 케이스.

 

2.요 며칠간 두 번이나 경비실의 호출을 받았습니다. 소음좀 자제해 달라고요. 처음엔 때마침 그 때 아들 녀석이 발을 동동 구르던터라 저희는 좀 의아해 하면서도 알겠다고 했죠. 두 번째엔 아들도 가만히 있는데 호출이 와서 찾아갔습니다.

 

이유인 즉슨, 아랫집이 새로 이사를 왔는데, 맞벌이 부부라 출근길에 소음에 관해 항의를 남기고 간다는 겁니다. 밤늦게 누군가 청소기를 돌리거나 소음을 유발해서 잠을 못 잔다는 거에요. 근데 그게 "바로 윗집인지는 모르겠고" 위에 어디인 것 같은데, 범인을 좀 찾아달라... 고 부탁을 하고 간 거였습니다. 근데, 관리사무소는 무책임하게도 경비실에 윗집 조용히 좀 시켜라고 한 마디 툭 던지고는 그냥 퇴근해 버린다는 겁니다. 

 

저는 오해를 풀기위해 경비아저씨를 대동해서 아랫집을 찾아갔고, 이래저래해서 자초지정을 들을 수 있었죠. 솔직히 소음유발자도 유발자이지만 관리사무소의 일처리에 빡 돌더군요. 아랫집 사람들이 상식적이어서 망정이지 이거 완전 이웃간에 싸움붙이기 아닙니까? 아랫집은 저희 집을 지목한 것도 아니고, 저희는 딱히 아이가 유난을 떤 것도 아니며, 한 밤중 소음은 더더욱 우리집일 수가 없는데 (아이가 9시에 취침) 왜 굳이 분쟁거릴 만드는지...

 

위에서 소음이 들리는 것 같다고 해서, 그게 반드시 윗집일 거라는 확증은 버려야 합니다. 시공 방식에 따라 소음 진동이 전달되는 루트가 다양해 윗집이나 옆집, 윗 옆집, 심지어 아랫집을 경우도 있어요. 

 

공동 주택은 어차피 어떤 미친x들이 살고 있을지 모르니 각자가 감내할 영역이 있는 것 같습니다. 

2020-05-27 11:53:13

예전 단독주택이나 시골에서 생활하시던 버릇으로

아파트 생활하시는 분들이 계시죠.. 

저희 어머니도 그런 분이신데..

모시고 같이 살다 보니

거의 일주일에 한번은 저와 싸웁니다...

 

고생 많으셨네요..

 

2020-05-27 12:11:39

저도 그래서 1층으로 이사한건데...배수관은 걱정이긴합니다...

2020-05-27 12:20:46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층간소음 때문에 올라오거나 연락 오는게 더 싫더군요..

 

저희 윗집은 12시에도 아빠와 아이가 술래잡기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한번도 연락을 한적이 없습니다. 아빠가 오랜만에 애를 봤나보구나.. 생각하면서요..

가끔은 짜증이 나지만 조금 참으면 없어지더군요. 

아내가 엘레베이터에서 윗집 사람들은 만나적이 있는데 미안하다고 했답니다.

물론 괜찮다고 했구요.

 

저희집 같은 경우는 저녁 8:30 정도면 저 빼고 모두 잠드는편인데.. 

오후 5시~6시에도 시끄럽다고 경비실에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ㅎㅎㅎ;;;

그렇다고 막 뛰어다니는 것도 아니거든요. 

재미있는건 저희 밑집의 아랫집와 친분이 있는데..

그집 왈 저녁 늦게까지 소음이 장난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지난 10년간 층간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본적이 없는데 이번 이사한 곳에서는 정말 스트레스 입니다.

이제 애들도 충분히 컸으니 참고만 살면 되겠지요... ㅠㅠ;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