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AOA는 금번 사건으로 사실상의 해체가 된 것이라고 봅니다.
최근 벌어진 민아양과 지민양의 갈등? 또는 일방적인 괴롭힘이 대중들에게 알려짐으로서 지민양이 연예계 활동 중단 (이라고 부르나 사실상 퇴출)으로 마무리가 되는 듯 합니다.
짐짓 티아라 왕따 때와 비슷한 양상으로 보이나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티아라는 활동하는 멤버 전체가 한 멤버를 왕따 시키고 괴롭혔고, 그것에 대한 추가 조치 없이 가해자는 활동을 하고 피해자는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내부고발자만 피해를 보고 가해자들은 반성하는 척하고 다시 활동하는 것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가 뒤따랐고 티아라는 S 급 걸그룹에서 끝없는 추락을 했습니다.
AOA 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히 특정된 사건이어서 나름 핀셋으로 찝어 내는 것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티아라는 인기가 절정이던 시절이었고 AOA는 초기 팀을 견인해온 초아양의 원인 모를 탈퇴, 설현에게 몰린 인기 몰빵, 나머지 멤버의 존재감, 8년이 넘어가는 걸그룹에서 오는 식상함, 점점 하락하는 차트의 순위 등 팀 자체가 더 이상 존속이 가능한지에 대한 계산기를 두드려 봐야 할 시기에 터진 본 사건은 치명적이라고 보여집니다.
보통 걸그룹은 초기 비주얼을 담당하는 멤버 위주로 이름 알리기를 시작하고, 서서히 다른 멤버들도 대중들에게 부각이 되면서 팀의 색이 자리 잡게 되는 공식을 따르고 있는 바 초기에 초아와 설현의 강력한 견인과 짧은 치마, 난 보러와요, 심쿵해 등 트랙이 차트에서 꽤 좋은 반응을 얻으며 AAA 급 걸그룹으로 자리합니다.
하지만 최근 발매된 싱글의 성적이 그닥 좋지 않으면서 음악적인 하향세를 겪고 있었고 주축이 되는 멤버들외에 시간이 지나도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는 다른 멤버들. 걸그룹 8년차의 계약 문제, 벌써 고갈되어 가는 이미지 등 해체의 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에서 터지 금번 사태는 치명적인 것을 넘어 해체 선고나 다름 아닙니다.
사람 사는 곳에 갈등이 없는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기획사에서 아이돌을 트레이닝하고 관리하는 방식 자체가 갈등을 심화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보입니다. 좁은 숙소에 몰아놓고 개인의 공간도 자유도 없는 생활에 행사다 음방이다 죽어라고 돌리니 갈등은 심화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죠. 좁디 좁은 닭장에 몰아넣고 주야장천 알을 빼먹는 시스템.
시스템이 저렇다고 한들, 가해자인 지민양의 인성에 대한 쉴드를 칠 생각은 없습니다. 사람을 죽고 싶을 정도로 갈구는 일. 그것에 대한 반성도 없이 "소설"이라며 얄팍한 변명으로 사태 전환을 한 것은 잘못 배우고 잘못 살고 있는 겁니다. 원래 인성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참 개념이 없는 애고, 못된 애라는 건 변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은 한번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트레이닝 시스템이라고 하며 일본도 배우고 중국도 배운다지만 요 몇 년간 불거지고 있는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 훈련 시스템 병폐들과 뭐가 다른지... 극한의 경쟁으로 몰아놓고 인간다운 대접도 없고 자존감 뭉게 가면서 키워서 딴 금메달과 음원 차트에서 1위를 하고 음방에서 1위 한 것이나 뭐가 다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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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탓할 이유는 1도 없는 것 같습니다. 미국 아이돌들은 숙소생활하는 것도 아닌데 지들끼리 싸우고 갈라서고 하는 건 똑같거든요. 어차피 사람 있는 곳에 갈등은 이유를 막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