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추억소환] 90년대~00년대 PC 부품 변천사 - 1부
오랜만에 찾아오는 추억소환 시리즈인데요. 오늘은 저의 PC 업그레이드 변천사를 통해 당시의 인기 부품과 추억의 메이커들을 다시금 살펴볼까 합니다. 사실 자료사진이 좀더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요. 일단은 구할수 있는 사진들로 당시 꾸며보았던 부품들을 쭉 나열해 보았습니다.
Pentium MMX-166
1991년경에 홍익전자의 AT(80286)를 들여놓은 이후로, 한동안 PC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했었는데요. 고딩시절 잠시 전화국에서 막 뿌려주던 하이텔 단말기로 통신을 하다 뒤지게 혼난 이후로, 386, 486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당시의 하이텔 단말기)
이후 1995년에 대학교에 입학하고, 집에서 큰맘먹고 200만원 가까이 들여서 펜티엄 PC를 뽑아주셨는데요. 마이컴등의 잡지를 뒤져서 괜찮은 부품을 공부한 뒤에, 용산으로 차를 갖고가서 선인상가 주차장에 대고 여기저기 부품샵들을 돌아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위 사진은 당시에 거의 최신이었던 펜티엄 mmx-166의 아리따운 자태입니다.
당시의 메인보드 레이아웃
(아마도 석정전자의 메인보드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제법 오래 쓰였던 흰색의 PCI 슬롯 밑으로 보이는 투박한 슬롯이, ISA 슬롯입니다. 초기의 사운드카드등은 다 여기다 꽂아서 썼던 기억이 나네요.
가산전자 윈X 퍼펙트 II
(당시엔 나름 고가 VGA였던걸로 기억합니다)
TV 튜너 내장에 (말로만)3D 가속도 지원한다는 조립업체 사장의 말빨에 속아서 샀던 그래픽카드입니다. 뭐가 그렇게 많이 남는지는 몰라도 모니터에 씌우는 보안경이랑 해적판 게임들도 엄청 깔아준 기억이 나네요.
삼성 싱크마스터 17인치 모니터
한동안 CRT 모니터의 시대가 영원할것만 같은 시대가 있었는데요. 저도 2000년대 초중반에 LCD 모니터로 바꾸기 전까지 거의 7~8년을 이 모니터로 너끈히 버텼던 기억이 납니다. 최대 해상도가 무려 1024*768이나 되는 놀라운 사양이었죠.
사운드 블라스터 AWE32 ISA
당시 가장 인기있었던 사운드카드는 무조건 사블이었습니다. 호환성도 호환성이지만, 이전에 쓰던 옥소리등과는 차원이 다른 다중 사운드로 게임에 푹 빠지게 해주었죠.다만 ISA 슬롯을 쓰다 보니, 나중에 펜티엄 2로 업글하던 시절에는 맞는 슬롯이 없어서 업체에 처분해야 했던 안타까운 기억이 있습니다.
알텍랜싱 스피커
위 사운드 블라스터 카드와 함께, 2채널 스피커로는 나쁘지 않은 음질과 음량으로 제법 오래 같이했던 모델입니다. 우퍼가 있는 2,1 채널 모델이 더 인기있었지만, 책상위에 자리가 없었기에 이 스피커를 모니터 위에 올려놓고 쓰던 기억입니다.
퀀텀 파이어볼 1.6기가 HDD
당시 상당히 인기있었던 퀀텀사의 1.6기가 하드디스크입니다. 486 시절 당시만 해도 200메가 정도의 하드디스크가 주력이었는데요. 그 몇배에 달하는 기가단위의 하드를 대체 언제 다 채울까 하면서 즐거운 고민을 하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양자'라는 브랜드명에 걸맞게 발열도 엄청났던 기억입니다.
56K 모뎀
저의 첫 모뎀은 28800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이후 33600이 나왔고, 전화선 모뎀으로는 최대 속도인 56K 모뎀도 나왔습니다. 다만 곧이어 초고속 통신이 보급되면서 56K 모뎀의 수명은 그리 길지 못했죠. 그래도 사진 하나 다운로드 받는데 한줄씩 받아지던 기존 제품에 비해. 쭉쭉쭉 받아지던 56K 모뎀은 젊은 학생들의 구원자나 다름없었습니다.
Pentium II-350
펜티엄 시대를 끝내고 새로 등장한 펜티엄-II 모델중 가장 인기있던 모델이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셀러론 300A를 구입해서 오버를 450MHZ까지 땡겨서 쓰던 케이스도 많았는데요. 멀티미디어와 게임 연산에서는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던 녀석이었습니다. 특이하게 소켓에 꽂는게 아니라 슬롯 타입이었는데요. 이 타입은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던걸로 기억합니다.
32mb SDR 메모리
지금이야 8기가 이상의 메모리가 일반적이지만, 당시는 MB 단위의 메모리도 차고 넘치던 시절이었습니다. 주로 8MB 정도면 크게 어려움없이 쓰곤 했었는데요. 펜티엄 2가 나오면서 비로소 64MB 정도의 넉넉한 메모리를 갖춘 사양이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사실은 게임의 발전속도에 맞춰진거죠)
부두 밴시 16mb
처음으로 썼던 부두2와 가산전자의 VGA를 주고 트레이드로 받아온 글카입니다. 2D/3D가 모두 가능했던 카드였는데요. 당시엔 일반적인 다이렉트X 기반의 3D 가속과 3DFX의 글라이드 기반 3D 가속 모드가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부두2를 달고 글라이드 모드로 모토 레이서를 돌려본 기억이 아직까지도 눈에 선하네요.
퀀텀 6.4G HDD
1.6.기가 하드를 쓰다가 무려 4배로 뻥튀기된 용량의 하드디스크로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예전엔 자료 복사하려고 하드디스크를 뽑아서 들고다니던 시절도 있었는데요.(학교 과제 제출하려고 3.5' 디스켓을 쓰던 시절이니...) 이때쯤부터 초고속 통신이 보급되면서 이정도 하드디스크는 맘잡고 하루면 다 채울수 있었죠.
KT ADSL 서비스 시작
이건 야사입니다만, 당시의 *양 비디오등이 인터넷으로 마구 퍼지면서, 초고속 통신의 보급률을 팍팍 끌어올렸다는 카더라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초고속 인터넷은 많은 이들의 생활을 바꿔놓았는데요. IT 벤처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고, 온라인 게임들이 활성화되었으며, 무료 채팅 기반의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엄청난 가입자를 끌어모으던 시절이었습니다.
애슬론 XP-1600
남들이 펜티엄 3를 사던 시절에 처음으로 모신 AMD의 CPU였는데요. 개인용 CPU 시장에서 처음으로 1GHZ의 벽을 돌파한것도 인텔이 아니라 AMD의 CPU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애슬론 CPU는 가성비의 끝판왕으로 군림하면서 빠른 속도로 인텔의 점유율을 위협했는데요. 저도 무척 만족하면서 쓰긴 했지만, 잘만의 부채꼴 모양 쿨러를 달아줘야 했을만큼 발열이 만만치 않았던 기억입니다.
64mb DDR메모리
이제 기본이 64MB에 128MB 메모리를 장착한 사양도 흔하게 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기억하는 울티마 9이 당시로는 엄청난 사양으로 화제에 올랐었는데요. 실상을 알고보니 최적화가 안되어서 사양만 무지막지하게 잡아먹고 초고사양 컴에서도 원활하게 돌리기는 힘들었던 기억입니다. 반면에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던 울티마 온라인은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면서 시장의 지배자가 되었죠.(WOW 이전에)
라데온 LE 32mb-> 라데온 8500 64mb
다른 친구들이 엔비디아의 지포스2 mx나 지포스2 gts를 쓰던 시절에, 단지 색감이 너무 따뜻하다는 이유 하나로 쓰게 되었던 ATI지금은 AMD)의 라데온 카드입니다. 원래 2D는 매트록스의 제품들이 끝판왕이었지만, 어느정도의 가성비를 따져보았을때 2D의 화사한 색감과 괜찮은 3D 가속능력까지 다 갖추었던 제품이었죠.
중간에 글카를 업그레이드한다고 질렀던 유니텍의 라데온 8500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상당한 명품이었는데요. 그때 시장을 양분했던 지포스 3와 견주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성능과 저발열로 오랫동안 썼던 카드입니다. 나름 리니지2 시절까지도 큰 문제없이 굴렸던 기억이네요.
씨게이트 40G HDD-> 삼성 스핀포인트 120G HDD
처음으로 쓰는 두자릿수 대용량 하드디스크는 시게이트의 40G 모델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조용한데다 고용량으로 잘 쓰다가, 아무래도 자료 채우기엔 부족하게 되어서 추가한 모델이 삼성 하드였습니다. 삼성 하드는 성능상의 이점은 크게 없었지만, A/S로 이거 이상하다고 들고가면 아묻따 새걸로 바꿔주던 정책때문에 구입했던 기억입니다.
사운드는 온보드 칩(AC97)
(요렇게 온보드된 타입)
이제 대부분의 사운드카드는 그야말로 전문가용 시장으로 축소되고, 대부분의 유저들은 메인보드에 달린 사운드 칩셋으로도 크게 불편없이 영상을 보고 게임을 즐길수 있었습니다. 과거의 ISA 카드 시절에는 가끔 전송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소리가 밀리곤 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다 옛말이 되었죠.
글이 너무 길어져서, 2010년대 이후는 2부로 내일 바로 이어서 올릴 예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당시 자신의 시스템이 기억나시는 분들의 많은 정보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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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pc 사양이 애슬론 650에 리바 tnt2 m64였습니다. 하드는 wd 12.3기가 그래도 21세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