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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비가 이렇게 오면 이런 저런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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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8-10 18:27:21

출근길 비가 오면 저는 사실 짜증이 나면서 옛날 일이 생각 납니다. 지독한 폭우로 우산은 무용지물이어서 바지는 쫄딱 젖고 구두에선 물이 퐁퐁 솟아 오르지만 결국 사무실로 가야 했던 그때

 

장마만 되면 잠수교는 물론이고 한강변은 당연하다는 듯이 잠겼죠. 저지대 주택들은 침수 되고 큰 다라이를 땟목 삼아 물난리를 피하는 모습이나 불어난 강물에 떠내려가는 돼지도 심심찮게 등장하던 그때

 

발에선 시궁창 냄새가 나는듯 하고 바지는 쩍쩍 달라 붙지만 모니터와 씨름하며 키보드를 두드렸던 그때

 

몇주전 노사협의회에서 남자들도 반바지 입고 출근 하자고 안건이 올라왔습니다. 사규에 반바지 입지 말라는 조항도 없는데 뭐 저런걸 올리고 난리지라고는 했지만 반바지 막 입고 출근 하는 후배들을 보면 뭔가 부럽지만 저는 반바지 입고 올 수 가 없어요. 매니저는 불가촉 천민이니 같이 밥먹는 것도 싫어 하지만 노사협의회에서 정해진 노동자의 권리를 누리는 쥐꼬리만한 자유도 언감생심이죠

 

다행히 요즘은 비때문에 예전같이 문제가 생기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비가 그렇게 많이 내리지도 않고 시설도 좋아졌죠.

 

그런데 요 몇일은 마치 그때가 다시 돌아온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평년 장마 강수량의 2배가 넘는 비가 대한민국 전역에 쏟아 지고 있다고 합니다.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고 그래서 더 강력한 고기압이 발생 했는데 때마침 시베리아쪽에 산불이 나서 고기압을 우리나라로 밀어 올렸다나 뭐래나~

 

어쨌거나 유지 되어야할 기후는 자꾸만 변하고 계속 변해야 하는 날씨는 고정되서 우리를 괴롭힙니다. 기후가 부리는 이런 심술은 우리의 편리를 위해 배출한 이산화탄소때문이라니 과연 세상은 등가교환. 공짜 점심은 없다는건가 봅니다.

 

그나 저나 이제 퇴근 시간이 다 되어 갑니다. 비가 조금 그친거 같은 느낌이 들지만 퇴근 시간은 아직 20분여 남아 있군요

 

퇴근 시간에도 여전히 비가 조금 그쳐 있기를 바라는 소박한 바램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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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8-10 18:54:57

몇년전 비 많이 오는 날 출근하면서 신발이 홀딱 젖은적이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수건과 양말 사서 발 닦고 새양말 신을때의 그 산뜻하고 보송보송한 느낌은 잊을 수가 없네요. 슬리퍼 신고 퇴근전까지 일할때는 정말 깔끔했습니다.

물론 퇴근할땐 다시 젖은 신발에 새 양말을 적시는 끔찍함도 있긴 했지만...

나중에 고기압을 이동시킨다거나 기후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이 나온다면 국가간에 큰 전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2020-08-10 19:07:49

사무실에서 뽀송한 양말 신고 싶어서
장마철엔 고어텍스 방수 등산화 사서
신고 다녔더랬죠. 물 웅덩이에 발을
퐁당 담그지 않는 이상 발은 뽀송하게
잘 지켜줘서 한때 잘 신고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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