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雜談] 군대 어디 다녀왔어? (feat.꿀빤세대)
예비군도 민방위도 끝나 국민을 보호하기보다는 보호받을 나이가 되었지만
늘 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군대 어디 다녀왔어?
일빵빵이요, 해병대요, 공군이요, 방위요...
그렇데 답변을 하면 으레 돌아오는 평가
군생활 편하게 했네, 혹은 힘들게 했네
그냥 당연하게 주고받던 이야기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저의 답변은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질문자가 여성이었으면
아기 어떻게 낳았어요?
자연분만, 제왕절개, 늦둥이, 칠삭둥이 혹은 유산
그럼 아이 낳느라 혹은 아이 때문에 힘들었겠네요, 고생 많았어요 합니다.
산후조리원은 갔니 며칠 쉬었니 등 부차 한 설명은 뒤로하고 말이죠.
또 다른 예를 들것도 없이 다시 군대 이야기로 돌아와서
군대 다녀온 것이 다 힘든 일이었습니다.
해병대나 특수부대를 편하게 다녀왔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동사무소 방위를 힘들게 다녀왔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군대 다녀온 사람 치고 군생활이 편하고 즐거웠다고 말하는 사람은 극소수 일 겁니다.
아이 낳는 일이 세상 참 편안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드문 것처럼 말이죠.
다른 이야기 해볼까요
큰아들이 고3인데 세상의 모든 수험생은 다 힘듭니다.
대입을 준비하든, 취업을 준비하든
고3이라는 위치는 공부를 하든 안 하든 그 압박감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합니다.
대학에 떨어졌다고, 혹은 취업에 실패했다고 그들의 노고를 푸대접하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차한잔의 꿀빤세대 이야기를 보면서
반백살을 살아오면서 듣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세상 편하게 사는 사람보다
이런저런 이유로 삶이 버거운 이야기가 훨씬 아니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버틸 수 있었던 건
서로 상식이 통하고, 서로의 고충을 이해해주고,
서로의 아픔에 공감해주는 분들이 많아서였다고 봅니다.
온라인이 주가 되고 커뮤니티가 삶의 한 부분이 되어가고부터는
언제부터인가 내가 더 힘들다, 내가 더 많이 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하면서 공감해주고 위로해주기보다는
뭐 별 것 아니네, 한발 더 나아가 니가 잘 못 했네...
더불어 살아가려는 사람들보다는
나만 아니면 된다는 아니 나만 잘났다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 안타깝기도 합니다.
운이 좋아 마님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들 둘과 함께 살아오면서
"바르게 웃고 살자"의 가훈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가훈을 마님의 철학으로 바꿀까 생각 중입니다.
철없는 아빠와는 다르게
마님은 아들들에게 늘 이야기합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고 함께 하는 삶을 사는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사내놈들답게 운동선수가 꿈이었던 아들들은
자라면서 원하는 직업이 기자와 검사였습니다.
앞에 "정의로운"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었지만
그런 아이들의 꿈을 지금의 기자, 검사들이 짓밟았습니다.
그래서 갈길을 잃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는 아들들을 보니 화가 나서 넋두리하고 갑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썼더니 뭔 말인지 모르겠네요.
지우기도 뭐하고 그냥 한 줄 요약
"다 힘들어요, 힘든 사람들끼리 편 갈라 싸우지 말고 서로 위로하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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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이 있는 글이 좋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