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80년대 후반학번 취직 시스템(개인적 예)
80년대 중후반 학번입니다. 꿀빤세대 관련 주장할 바는 없습니다.
당시 취직풍경을 드라이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90년대 초반 IMF전에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전공은 SKY 바로 아래 학교의 상경계입니다.
1학기부터 각 회사에 이미 취업한 상경대 선배들이 모집책으로 와서 설명회를 합니다.
그때 추천장(추천장이라 함은 대개 필기가 없고, 면접만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지원서입니다.
저의 경우는 필기시험없이 면접 3회-일반면접(이사급)-전공면접(과장급)-최종면접(그룹 사장단)-로
취업이 되었습니다. )을 각 학과별로 배분해주는데, 어문계, 공대에도 비슷하게 과 선배들이 들고 갔던 것
으로 압니다.
그렇게 선배들이 가져오는 추천장을 포함 각 회사에서 학과 사무실에 추천장을 줍니다.
저희 과는 20대 그룹 수준이면 두 장 정도, 일반 회사의 경우 한 장씩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배분:
모든 취업대상자가 4학년 1학기때까지의 평균 학점으로 줄을 섭니다.
1등부터 들어오는 추천장을 take할 것인지 pass할 것인지 결정합니다.
pass하면 다음 순번에게 기회가 넘어갑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당구장에서 당구치고 있다가 취직했다...는 말이 있기도 한데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저희 과 경우.
추천장이 왔는데, 현재 받을 순번인 학생의 pass 여부를 모를 경우 과대표가
집요하게 연락을 합니다. 핸드폰이 없으니 집, 잘 가는 당구장에 전화를 합니다.
그럼 당구치다가 추천장을 take하는 경우도 있겠죠. 그 추천장으로 취업에 성공하면
당구치다 취업했다고 과장해 얘기할 수도 있을 겁니다.
추천장 수준은 중구난방입니다. 10대그룹사부터 주방가구 회사까지 들쭉날쭉입니다.
그러니까 자기 순서에 어떤 추천장이 오는지 완전 복불복입니다.
지금 생각하니 비합리적인 것 같긴 합니다.
상위권 학생은 좋은 학교를 take하고 추천장 없는 회사에 따로 지원도 해서
보통 "좋은 회사" 두세군데에서 골라 갔던 것 같습니다. 저는 중하위권인데도
운좋게 20대 그룹사 두 군데 지원할 수 있었고, 한군데는 낙방하고 다른 한군데
취직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맨앞부터 맨뒤까지 추천장은 두 장정도 돌아갔습니다. 한바퀴를 다 돌면
다시 1등부터 take or pass를 하는 거죠. 뒤에 더 좋은 회사 추천장이 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결정을 해야 하니 신중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취직을 아예 못하는(면접에서 성적/인성/인상? 으로 걸러내져서) 친구도 몇 명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요새 말처럼 시내 왠만한 대학 상경대는 백프로 취직했다는 말은 틀린 말입니다.
추천장을 이용한 취직 프로세스는 다음 기회에 필요하면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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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엔 100만 이쪽저쪽이 대학입시를 봐서 전후기 전문대 다 합쳐도 20만 합격이 안 되는 그런 시대였죠
즉 해당 나이대 대졸자가 20 이쪽저쪽 사이
나름 대졸자 품귀기도 했죠
특히, 인서울 대졸자면 뭐 더더욱 그랬
물론, 막 모셔가고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대졸자 메리트가 좀 더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문제는 80년 중후반하고 별로 차이 안 나는 90년 초반 학번들 때부터 터지기 시작했죠
IMF 직격탄으로
이 세대는 진짜 하 ㅡㅡ(제가 바로 이 세대입니다)
더 말 않겠습니다
지금 세대는 아무래도 시대도 많이 바뀌었고 대졸자 메리트라는 게 별로 있을 수가 없는 그런 사회기도 하죠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거의 모든 고등학생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사회인데다 대학 나왔다고 해서 특별히 잘 하는 게 없다라면 고졸보다 대접 못 받는 게 나름 당연시 되어 가고 있는 바람직한 사회기도 하니)
시대를 잘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성공하기 마련인데 지금 시대는 지금 시대대로 분명 읽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그때나 지금이나 다 비슷비슷한 장단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게 좋으면 저게 나쁘고 저게 좋으면 이게 좋고
뭐 이 세대는 꿀빤 세대고 저 세대는 꿀빨지 않은 세대고 이런 건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