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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웃기면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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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헌혈을 하게 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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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4 00:14:35

안녕하세요 

오늘 프차에 헌혈 이야기가 조금 있어 글 한번 올려봅니다. DP 포인트도 무려 2점이나 얻은 기념으로다가^^ 

 

우선, 저는 한달 전부터 2주마다 지정헌혈을 하고 있습니다. 계기가 조금 있었네요. 

연락을 오랫동안 안하던 소꿉친구가 얼마전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7~8년전 결혼식 때 보고 못본 친구인데, 캐나다로 이민갔다고 전해듣기만 했었거든요. 반갑게 전화받았는데 대뜸 하는 말이 "나 이제 살 날 얼마 안남은 것 같다고, 마지막 인사 하러 전화했다고.."  순간 식은땀이 나더군요. 

캐나다로 이민갔다가 자궁경부암 발견되어 한국들어왔는데, 뇌까지 전이된 상태라 제 정신있을 때 전화했다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위로의 말을 해줘야 하는지, 힘내라는 희망의 말을 해줘야 하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답이 없네요. 

 

전화를 끊고, 한 동네 살던 친구와 통화를 하고 XX이가 국립암센터에 있고 많이 안 좋은 상황이다, 코로나로 면회도 안되는데 우리가 해줄 게 뭐가 있을까 서로 얘기하다가 단톡방을 만들어 옛날 살던 동네를 찾아가 지금은 폐가가 되버린 옛 집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주고 추억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혈소판 수치가 떨어져서 수혈을 해야하는데 피가 없어 이틀이나 수혈을 못 받았다는 얘기를 듣는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당장 헌혈하겠다고 했죠. 친구는 A형이고 저는 B형이라 주위에 있는 A형 친구들을 수소문해서 혈소판 지정헌혈을 시켰습니다. 그래도 모자랄 것 같아 찾아보니 "지정헌혈" 앱이 있고, 앱 내에 "서로 교환하기" 기능이 있더라구요. 앱에 사연을 올리고, 친구에게 A형 수혈을 해주면, 내가 B형으로 반드시 갚겠다고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헌혈에 참여해주셨습니다. 

 

그러던 중, 한 분(닉네임 : 생명나눔천사)께서 제가 올려놓은 연락처로 문자를 주셨습니다. 본인은 헌혈봉사회에 소속되어 있다고, 필요할 때마다 연락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헌혈은 곧 저의 행복이자 기쁨이기에 부담갖지 마시라"는 말과 함께 266번째 헌혈을 친구분 위해 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말씀듣고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고등학생 때 헌혈 몇 번 하고, 군대에서 헌혈하면 피박이라고 하루 외박줘서 좀 하고 여태 총 9번했었는데, 사회생활시작하며고 해외다니면서 한 번도 못했거든요. 사실 헌혈 할 생각을 못해봤는데, 이 때 다짐했습니다. 언제 다시 해외나가서 헌혈 못 할 수도 있으니, 할 수 있을 때 많이 해둬야겠다. 그래서 그 이후로 2주마다 혈소판/혈장 헌혈만 하고 있습니다. 전혈하면 2달동안 못하거든요. 1년에 24번할 수 있으니, 100회는 꼭 채워봐야겠다고 다짐했네요. 

 

다행히 친구는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갑자기 건강이 호전되어 지금은 요양병원으로 옮겨 암치료와 재활을 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도 마음의 준비하라고 했는데,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일은 출산, 그리고 장기이식과 헌혈처럼 자신의 생명을 나누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헌혈의 집에 가보면 늘 피가 모자란다고 간호사분들도 헌혈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DP회원분들께서도 헌혈에 많이 동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꼭 100회 채워서 인증해보고 싶습니다. 

 

PS1.  서울에 있는 헌혈의 집 중에 광화문점이 2시간 주차가 됩니다. 대부분 역세권에 있어 주차할 수 있는 헌혈의 집이 거의 없더라구요.  

 

PS2. "레드컨넥트" 앱 설치하시면 예약(당일은 안됩니다)과 전자문진으로 시간을 아끼실 수 있습니다. 

 

PS3. 헌혈증이 스티커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근 10년 만에 한 헌혈이라 오래 전에 바뀌었을 수도 있겠네요. 마지막 헌혈증은 수기로 되어 있는데, 당일 헌혈의 집 인터넷이 안되어 간호사분께서 수기로 적어주셨습니다^^; 

  

DP회원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서명
사람이 있으면 안 될 일도 되고,
사람이 없으면 될 일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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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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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4 00:21:16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비슷한 이유로 저번주에 혈소판 혈장 헌혈했는데 1시간 걸리는 줄 모르고 예약 안 하고 갔다가 하루 일정이 다 꼬였네요.

WR
2021-07-24 08:39:53

고생하셨네요. 대기인원 많이 밀려있어도 예약자 우선으로 진행도 되더라구요. 헌혈시간만 50분정도 걸리는데 검사 / 헌혈 후 안정취하는 시간 다 포함하면 1시간 반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꼭 예약하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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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4 00:43:16

나이로 헌혈 못할때까지 최고명예대장 받아보겠다고 나섰다가 명예장에서 멈추고 나가질 못하고 있네요.
요상하게 헌혈의집 혈압기로는 계속 고혈압이라고 나와서 2년째 계속 대기중인데... 127번째 헌혈을 할수 있는 날이 오기는 할런지...

WR
2021-07-24 08:41:39

대단하시네요. 지역 헌혈봉사회에 500회이상 하신 분들도 4분이나 계시다던데 아이스크림님을 비롯하여 모두 존경합니다. 혈압 및 건강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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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7-24 02:52:07

헌혈증서가 그간 몇번 바뀌었죠

저는 작년에는 코로나때문에 1년 통으로 못했는데 올해는 예전처럼 할려고 노력중입니다

WR
2021-07-24 08:42:29

역시 그랬군요. 헌혈증을 붙여서 사용할 일이 없을 듯 한데 왜 스티커로 만들었을까 궁금하긴 했습니다.

2021-07-24 11:16:27

그리고 스티커 아닙니다 ㅎㅎ

흰종이 떼내셔도 붙거나하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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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4 07:52:58

전혈과 혈소판 성분헌혈 주기 때문에 혈소판을 하는게 한분에게라도 더 도움을 드릴순 있지만 그렇다고 전혈을 안하면 전혈이 필요한 분들의 목숨도 위험해지니 딜레마네요
그래서 한번씩 교차로 하려고 하는데 아직도 뭐가 최선인지는 모르겠습니다

WR
2021-07-24 08:46:01

맞습니다. 지정헌혈 앱에 보면 성분헌혈 요청하는 글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전혈은 5분이면 하는데 성분헌혈은 1시간이상 걸리니 아무래도 헌혈하시는 분들이 빨리 끝낼 수 있는 전혈쪽으로 선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할 수 있을 때, 그리고 혈관이 버텨줄 수 있을 때, 성분헌혈로 도와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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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4 08:34:32

추천 100개 드립니다.

전자문진을 해보니 생각보다 조건이 까다로웠습니다. 헌혈을 할 수 있는 건강이 부럽습니다.

WR
2021-07-24 08:48:18

조건 정말 까다롭습니다. 최근 몇 년내영국 등 일부 해외국가 체류나 파주, 강화 등 숙박있으면 안되고, 눈썹문신해도 6개월간 헌혈못하더라구요. 전 다행히 작년에 해서 조건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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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4 13:46:02

실은 저도 2주에 한 번씩 꼬박꼬박 혈장 혈소판 다종헌혈을 하는 사람입니다.

현재까지 총 143번을 했네요.

30회 해서 은장, 50회 해서 금장, 100회 이상 해서 명예장이라는 명칭의 상장과

훈장을 주던데요.

제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을 겁니다.

WR
2021-08-24 19:42:53

대단하시네요~!! 복 받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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