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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드래그 미 투 헬 (Drag Me To Hell) OST - Christopher Young

홍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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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6
2020-12-22 00: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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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마블 스튜디오는 클로이 자오를 통해서 감독 이름으로 부심 부리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니 다른 거장도 슬그머니 들어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무려 샘 레이미 감독이 <닥터 스트레인지 인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 연출자로 내정된 상태다. 마블은 감독으로 부심 부릴 일이 아직 하나 더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후속작은 '마블 최초의 호러 영화가 될 것' 이라고 공인된 상태인데, (마블 엔터테인먼트 계열이긴 하지만, 그래도 호러 컨셉을 차용했는데 안타깝게도 언급조차 되지 않는 <뉴 뮤턴트>...) <스파이더맨 2> 에서 닥터 옥터퍼스가 처음 깨어나는 병실 장면 수준의 연출만 나와줘도 충분히 공포물 답다고 칭해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디즈니에게 종속된 마블에게 그 정도 연출마저 허용될 것 같지는... 당분간 익숙한 샘 레이미는 <드래그 미 투 헬>이나 <애쉬 VS 이블데드> 정도가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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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미 투 헬>이 개봉했을 때 내가 받은 충격이 실로 어마어마했다. 당시 샘 레이미는 피터 잭슨과 더불어 감쪽같이 어두운 과거와 피비린내를 청산하고 대규모 블록버스터물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상태였다. 이런 작품을 갖고 다시 돌아오리라고 전혀 생각 못했다. 고어한 장면이 적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주온> 같은 J-호러 리메이크 제작을 맡았던 경험이 더해졌는지 음향 효과의 중요성을 높여 음악과 함께 극장 스피커가 터질 듯한 수준으로 활용도를 높였고, 피를 대신한 듯한 온갖 역겨운 연출들을 상영시간 내내 판치게 만들며 웃기다 놀래키는 이 작품의 박력 덕분에 정말 눈물이 날 정도였다. 날아다니는 거미새끼를 보며 <이블데드> 시절로 다시 한 번 돌아와주길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을 팬들을 위한 거장감독의 선물이었던 셈이다. 15세 관람가라고 애들 왔었으면 경기 일으켰겠구나. 분명 한국이라면 벌써 경기를 일으키고 지금은 성인이 된 안타까운 애들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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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미 투 헬> OST는 크리스토퍼 영이 맡았다. 샘 레이미 감독이 <스파이더맨 2>를 제작할 당시, 음악을 맡았던 대니 엘프먼 선생이 의견차로 작업 중에 나가버린 탓에 레이미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를 구원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 영향인지 감독은 지금까지 크리스토퍼 영과 함께하는 중이다. 그는 80년대부터 이쪽 업계에 있던 사람이고 <헬레이저>를 비롯해 공포영화 음악 주로 맡은 양반인만큼 익숙한 이름이기도 한데, 사실 인상깊은 작곡가는 아니었다. 영화음악가 버나드 허먼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음악 외길 인생 가기로 했다는 그의 동기가 <헬레이저> 후로 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장화, 홍련> 리메이크인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는 좋았지만 그건 본편 영화 상태가 심히 별로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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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드래그 미 투 헬>은 들으면 바로 느낌이 온다. 날카로움을 잃지 않았던 버나드 허먼의 음악적 특성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오케스트레이션의 웅장함을 제대로 운용하고 통솔하면서 거의 <오멘> 작곡하던 시기의 제리 골드스미스까지 포용하는 경지로 간다. 웅장하고 공포스럽지만 정도가 심해서 과잉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하는데, 그 때를 놓치지 않고 본편이 지니고 있는 장난기를 스며들게 한다. 주인공 알리슨 로먼의 처절한 사투가 때때로 슬랩스틱 코미디마냥 보였던 것처럼, 이 스코어 음악도 공포 그 자체가 아니라 공포를 가장한 놀이기구처럼 느끼게 만든다. 공포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돈 제대로 쳐바른 고급진 느낌을 주지만 동시에 공포물이기에 가질 수 있는 삐딱하고 반골적인 이미지를 모두 구현하는 사운드트랙. 그래서 듣고 있으면 감동의 불길에 휩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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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T-r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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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2-21 16:21:01

당시 극장에서 심야로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뒷면 커버의 할머니 사진을 보니 지금 봐도 식겁하네요.

무슨 음악이 나왔는지는 기억이 안납니다만

WR
홍준호
2020-12-22 15:17:36

하하. 사실 공포영화에서는 음악도 놀래키기 위한 용도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은지라. 그래도 음악에 집중하시면 들을만한 곡들이 많습니다.

donjuan
1
2020-12-22 01:12:10

영화 참 재미나게봤었는데요...

공포영화를 보면서 음악을 떠올린다는게 보통일이 아닌거 같습니다.

도통 기억이 나질 않더라구요.....

영화 내용도기억 안나고 무서웠던 기억만 있네요.드래그 미 투 헬 (Drag Me To Hell) OST - Christopher Young

 

WR
홍준호
2020-12-22 15:26:38

그래도 재미나게 보셨으니 다행이 아니신가 싶습니다. 의외로 이 작품의 설정에 공감하지 못해서 불만족스럽게 보신 분들도 꽤 되시더군요. 요컨대 일하는 입장에서 앨리슨 로먼에게 많은 동정이 갔고, 로나 라버가 연기한 집시 할머니가 공포를 넘어 짜증을 불러 일으키는 수준이라 몰입할 수 없었다는 반응이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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